때리고 욕하고 위협하고 ‘무서운 초등생’ .. 학생도 교사도 벌벌
때리고 욕하고 위협하고 ‘무서운 초등생’ .. 학생도 교사도 벌벌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06.18 20:03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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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지적에 "선생이라 때리지도 못할거면서 X랄 이야"
같은 반 친구 폭행 .. 교사가 말리자 아동학대로 신고
달래는 교장에게 'XX년' .. 교문지도 교감에게도 욕설
출석정지 중 학교 온다는 소식에 '현장학습'으로 대피
학부모들 학교 보내기 두렵다 ..교육당국 학폭 심의 중
관할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학부모들 글. 학교폭력이 두렵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관할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학부모들 글. 학교폭력이 두렵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전북의 한 초등학교가 공포에 휩싸였다. 5학년 학생이 동급생을 폭행하는 것도 모자라 담임교사와 교장, 교감에게 욕설을 퍼붓고 칼로 찌르겠다는 말로 위협한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잘못된 행동을 나무라는 교사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하는가 하면 지역 맘카페 등에 교사의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비방하는 글도 올렸다.

게다가 학교폭력으로 출석정지를 받은 A 군이 학교에 오겠다는 소식에 전해지자 학교 측이 학생 보호를 위해 긴급 현장학습을 편성, 대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두렵다며 교육당국에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5월 하순. 이전 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A 군이 이 학교로 전학 오면서부터다. A 군의 전학 소식에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담임교사는 병가를 냈다. 하는 수 없이 체육전담교사로 있던 B 교사가 임시 담임이 돼 학급을 맡았다.

이어 지난 5월 25일. 교과서 신청 문제로 담당교사와 상의하던 중 A 군의 입에서 험한 소리가 나왔다. 교과서 주문 관련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A 군이 불량한 태도를 보이자 교사가 이를 나무랐다. 그러자 A 군은 “선생이라 때리지도 못할 거면서 기강 잡고 X랄이야” 라며 거친 반응을 보였다.

그로부터 며칠 뒤, A 군은 쉬는 시간에 같은 반 학생을 날아차기로 걷어찼다. 맞은 학생이 책상 모서리에 부딪힐 정도로 충격이 컸다. 이를 본 B 교사가 황급히 말리자 욕설을 퍼부으며 되레 경찰에 아동학대를 당했다며 신고를 했다.

경찰이 출동하는 등 사태가 커지자 놀란 교장이 교실로 찾아왔고 분위기는 겨우 진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수업이 시작되자 A 군은 B 교사에게 욕설과 손가락 욕을 계속해댔다.

수업 방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동료 학생들의 태블릿까지 빼앗아 유튜브에 실린 노래를 재생하는 등 말썽을 피웠다.

교장이 다시 교실로 달려와 A 군을 달랬지만 오히려 교장에게 ‘XX년’ 이라고 욕설을 하며 반항했다. 그에게 욕설을 들은 사람은 교장만이 아니다.

지난 이 학교 교감은 등교 지도를 하던 중 A 군이 여학생들을 위협하는 것을 보고 말리다가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들어야 했다. 평소 A 군의 행동을 학생들이 동영상으로 촬영한 데 앙심을 품고 학교로 찾아와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핸드폰을 내 놓으라고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자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교문지도 중이던 교감은 이를 말리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다.

A 군은 또 자신을 바라본다는 이유로 여학생의 복부를 가격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자신을 때렸다며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이 이어졌다.

소란은 계속됐고 급기야 A 군은 급식실에 있는 칼을 가져와 교사를 찌르겠다는 말로 협박을 했다. 직접 행동에 옮기지 않았으나 B 교사는 간담이 서늘했다. 교장과 보건교사가 A군을 달래느라 진땀을 흘렸다.

충격적인 것은 출석정지 중인 A 군이 학교에 찾아온다는 소식에 학교 측이 학생 보호를 이유로 긴급 현장학습을 떠난 일까지 발생했다.

지역 맘카페에 B교사에 대한 비방글을 수차례 올렸다. 그러던 중 댓글에 자신을 질책하는 글이 달리자 B 교사가 쓴 것으로 생각하고 내일 학교로 찾아가겠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놀란 학부모들이 학교 측에 보호 대책을 요구했다. 결국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긴급한 사정으로 현장학습을 가게 됐다고 안내하고 이튿날 학교를 비웠다.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공개한 해당 교사는 17일 <에듀프레스>와 전화통화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아동학대로 학생인권조례 위반으로 징계 받을까 두려워 아이들이 협박당하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 가장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와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학생 생활지도 조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A 군의 폭력성이 말 못 할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도 있는 만큼 대안교육기관 등에서 세심한 보살핌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관할 교육지원청은 현재 이 사건을 접수 받아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었지만 구체적인 결론은 내리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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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t 2023-09-02 11:02:37
초등학생이 이런짓을 벌인게 믿기지 않네요

김민수 2022-06-27 22:34:46
이쯤되면 부모교육 필수화 해야 되는거 아닐까요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제인 2022-06-22 16:49:17
학생생활지도 조례 지지합니다
상식이 안통하는 교육환경이 문제네요

이재명슈레귀 2022-06-22 04:03:55
이재명 어렸을 때 딱 저랬을 듯. 소년공 말고 소년범 삘임.

ㄴㄹㄴ 2022-06-20 16:49:29
교사의 인권은 어디있죠...? 저렇게 협박성 보복성 아동학대에 시달리는 교사들을 보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