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서초구 초등학교 정문 앞 애도 물결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서초구 초등학교 정문 앞 애도 물결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3.07.20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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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넘긴 시각에도 시민들 발길 .. "극단적 선택 안타깝다"
19일 자정을 넘긴시각. 초등교사 극단적 선택 사건이 발생한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문앞에 조화가 수북이 쌓여있다.
19일 자정을 넘긴시각. 초등교사 극단적 선택 사건이 발생한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문앞에 조화가 수북이 쌓여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19일 밤 서울 서초구 모 초등학교 정문 앞에 교사들이 보내온 것으로 추정되는 조화들이 수북이 쌓였다.

게중에는 고인이 평소 쓰던 물건으로 보이는 필기구과 수정 테이프 등도 놓여있었다. 교문 담벼락엔 고인을 추모하는 글을 적은 메모장들이 빼곡했다.

밤 12시를 넘긴 시각이지만 간간이 조문하는 교사와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지난해 임용돼 갓 2년차 초등 여교사 극단적 선택은 교육계는 물론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담벼락에 붙은 추모글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교사도 소중한 자식입니다’ ‘선생님 잊지 않겠습니다’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 등이 적혀있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학교 정문앞에서  고인을 애도하는 글들을 읽어 보고 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학교 정문앞에서 고인을 애도하는 글들을 읽어 보고 있다.

 

S초 근처에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이것은 선생님만의 아픔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함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메모지에 적었다.또 다른 메모지에는 “학부모의 악성민원이 없는 곳에서, 감당하기 힘든 학폭업무가 없는 곳에서 선생님의 교육열정만 기억되길 바란다”며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는 글이 적혀있다.

경기도에 근무한다는 교사 B 씨는 “꽃다운 나이에 말로 다 표현할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세상을 등진 선생님의 마음을 애도한다”고 추모했고 교사 C씨는 “꿈을 품고 발령난 이곳에서 그동안 얼마나 큰 아픔을 품고 버티면서 눈물을 흘렸을지, 선배로서 더 나은 교직을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추락한 교권에 대한 비통한 심경을 적은 글들도 보였다. 자신을 고인의 동료교사라고 밝힌 이모 교사는 노란 메모지에 “선배님의 소중한 생명이 헛되디 않도록 저희가 힘을 합쳐 학교를 바꾸고 교육을 밝히겠다”는 다짐을 적었다.

또 다른 교사는 “선생님이 원했던 교육현장을 위해잊지않고 노력하겠다. 교사의 인권을 짓밟는 행위를 묵인하지 않겠다”고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현장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밤 12시 40분 쯤 조문을 하러 온 대학생 조모씨는 “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 학교 졸업생이어서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김 모씨도 초등학교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분노한 교사들의 조화 행렬은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 교육당국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교사 커뮤니티 등에는 교육부 등으로 조화를 보낸 택배 인증샷들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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