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기의 AI시대 교육법 ⑫] 즉답AI(챗GPT) 시대의 교수학습법: 글쓰기의 대전환
[박남기의 AI시대 교육법 ⑫] 즉답AI(챗GPT) 시대의 교수학습법: 글쓰기의 대전환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12.26 21: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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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Nathan Ong(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컴퓨터학과)/ 박남기(광주교대 교육학과)
Nathan Ong(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컴퓨터학과)/ 박남기(광주교대 교육학과)
Nathan Ong(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컴퓨터학과)/ 박남기(광주교대 교육학과)

즉답GPT의 등장은 인간의 글쓰기(생각 전개)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바꾸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쓰기는 크게 아날로그 글쓰기 시대와 컴퓨터 글쓰기 시대로 나눌 수 있다.

아날로그 시대는 붓, 펜과 연필, 그리고 타자기 시대로 나뉜다. 붓으로 글을 쓰던 시기에는 먹을 갈면서 생각을 가다듬었다.

연필로 글을 쓰던 시절에는 연필을 깎으면서 그리고 원고지에 글을 적을 때 나는 사각사각 소리를 들으며 생각을 펼쳐갔다.

타자기가 나오자 서구의 작가들은 주로 타자기를 사용했지만, 우리 작가들 상당수는 펜과 연필을 고집했다.

디지털 시대는 컴퓨터 등장기, 인터넷과 검색엔진 등장기로 나눌 수 있다. 컴퓨터 등장은 글쓰기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일부 연필이나 펜을 고집하던 작가들도 점차 컴퓨터를 활용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

편집이 쉽다 보니 우리의 글을 쓰는 자세나 습관, 그리고 산출된 글의 모습도 바뀌기 시작했다. 필름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면서 사진 찍는 습관이 크게 바뀐 것과 비슷하다.

글 쓰는 습관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인터넷과 검색엔진의 발달이다. 과거에는 관련된 자료를 도서관에 가서 하나하나 검색하여 찾는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이제는 글을 쓰면서 필요한 자료는 즉석에서 검색하여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모든 글쓰기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한 것은 인터넷 검색엔진을 활용해 제반 데이터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답AI 등장으로 인해 글쓰기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대전환기에 접어들었다. 2022년 12월에 공개한 즉답AI는 약 1750억 개의 매개변수(parameter 파라미터)를 활용한 GPT3.5를 사용한 것이다.

즉답AI 이전에 가장 많은 파라미터를 활용한 것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Turing NLG를 들 수 있는데, 사용한 파라미터가 100억 개 였다. 즉답AI는 그보다 18배 많은 파라미터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조금 이상한 답을 내놓기도 한다. 내년에 나올 GPT4는 100조 개의 파라미터를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https://youtu.be/MlySpGnKJ4o).

우리 인간의 뇌는 약 860억~1000억 개의 뉴런을 가지고 있고,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는 약 100조 개에 달한다(https://bit.ly/3WKGqbZ). 그렇다면 내년에 나올 GPT4를 기반으로 하는 즉답AI는 거의 인간 뇌 수준의 창의적인 답을 내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글 쓰는 방법은 즉답AI를 언제 사용할 것인가에 따라 둘로 나뉠 것이다. 하나는 먼저 어떤 주제에 대한 글을 쓴 후에 즉답AI에게 물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먼저 즉답AI에게 물어 답을 구한 후에 이를 토대로 생각을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전자는 시간과 노력을 상당히 많이 필요로 하는 방식이고, 후자는 전자에 비해 훨씬 더 적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방법이다.

다시 말하면 전자의 방식을 사용할 경우 우리 뇌의 뉴런을 연결시키는 새로운 시냅스가 많이 형성될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방법을 사용하면 시냅스 형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즉, 즉답AI에게 의존하는 형식의 글쓰기를 주로 하게 되면, 인간 뇌의 이해력, 분석력, 판단력, 비판력, 그리고 창의력이 차츰 감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많은 실험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

이는 입는 로봇에 의존하여 걷거나 무거운 짐 옮기기를 할 경우, 인간의 근육이 점차 퇴화하는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조금 힘들더라도 기존 검색엔진을 활용하여 자료를 검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의 목차와 내용 틀을 구성한 후에, 즉답AI를 활용하여 이를 보완하는 것이 인간의 지적 역량 계발에는 더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쉬운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 인류가 해야 할 고민은 즉답AI에게 의존하여 글을 쓰고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택하더라도, 우리 인간의 지적 역량이 감퇴하지 않게 하는 보완책을 찾는 것이다.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하늘을 날더라도 그 안에서 수트를 조정하는 인간의 신체와 정신 근육은 충분히 강인해야 한다. 즉답AI를 활용하더라도 개인의 지적 근육을 연마하는 훈련은 지속해야 한다.

그리하면 우리 인간은 즉답AI를 아이언 맨 수트처럼 활용하여 초능력자가 될 것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나약해진 인간이 오히려 수트의 지배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숨겨놓은 알고리즘에 의해 인간 사고가 지배를 받게 되고, 심지어 조정당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걷지 않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활용해 먼 거리를 이동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인간의 걷기 역량이 크게 퇴화하지는 않았다. 인간 스스로 근육강화 훈련을 하고, 자동차를 두고 걷기와 달리기를 지속하기 때문이다. 기초체력을 강화하듯이 뇌의 사고력 증진 훈련도 지속한다면 인류는 뇌의 한계를 벗어난 창의적 사고를 전개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기계와의 협업이고 공존이다. 그리하면 인류는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차원에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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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미 2023-06-11 09:32:41
유익한 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