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기의 AI 시대 교육법 ⓾] 즉답AI(챗GPT) 시대의 교수학습법: 과제경영(2)
[박남기의 AI 시대 교육법 ⓾] 즉답AI(챗GPT) 시대의 교수학습법: 과제경영(2)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12.21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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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Nathan Ong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컴퓨터학과 /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Nathan Ong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컴퓨터학과/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Nathan Ong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컴퓨터학과/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2) 전통적인 수업방식 유지

앞 번 글에서는 수업방식을 바꿀 경우의 과제경영 방법을 소개했다. 여기에서는 전통적인 수업방식을 유지하는 경우의 과제경영 방법을 소개하겠다.

전통적인 수업 방식이란 수업 중에는 새로운 지식과 역량을 가르치고 배우며, 집에 돌아갈 때에는 오늘 배운 것을 토대로 다음 시간까지 해올 과제를 부과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즉답AI 시대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답을 짜깁기할 수 있는 수준의 보편적인 과제 부과는 더욱더 무의미하다.

따라서 반드시 AI가 해낼 수 없는 부분이 포함된 과제를 부과해야 한다. 수업 중에 배웠던 지식을 토대로, 교사가 제시하는 아주 구체적인 상황과 조건에 부합하는 해결책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하도록 하는 과제가 그 예이다.

프로젝트학습, 문제해결학습을 포함해 이미 초중고와 대학에서는 그러한 유형의 과제를 부과하고 있기는 하다. 학생 자신의 느낌, 주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연구가 포함되는 과제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직접 체험하고 이를 기술하게 하며, 그때 느낀 점을 서술하게 하고, 그 과정을 찍은 동영상이나 사진도 첨부하게 하면 학생들이 즉답AI에만 의존하지 않고 과제를 부과한 교사가 목표로 한 역량을 기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평가할 때 보고서에 포함된 분석틀이 그냥 즉답AI에게 의존한 것인지 아니면 학생 스스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만든 것인지를 알려면 분석틀을 만든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도록 하면 된다.

과제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AI와의 협업 및 공존 역량 강화’를 추가할 필요도 있다. 즉답AI 활용을 막을 수 없다면, 즉답AI가 내놓은 답을 예시로 제시하고, 그 답을 뛰어넘는 답을 작성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스스로 노력하기보다는 즉답AI에 단어나 수식어를 바꾸어 입력하며 교사가 예시로 보여준 즉답AI의 답을 보완하려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질문이 아니라 최근에 발생한 구체적인 사건 혹은 지역사회나 학교의 특성 등이 반영된 구체적인 과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즉답AI와의 협업이 가능한 과제일 경우에는 먼저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인터넷 검색 기능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생각을 추가한 후, 즉답AI가 제시한 답까지 활용하여 최종적으로 학생이 종합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경우에는 즉답AI가 제시한 방안에 대해 느낀 점까지 포함시키는 것도 권장할만 하다. 과제 수행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즉답AI를 활용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게 하고, 즉답AI를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않을 때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기술하게 하는 것도 방안이다.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면 과제 수행을 통해 교사가 의도한 역량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즉답AI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학생들의 역량은 급속도로 저하되는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외에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다. 가령 학생들이 협업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를 부과하고, 그 보고서 완성까지의 협업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게 하면 즉답AI에만 의존하는 것을 막아줄 것이다.

보고서 자체보다는 수업 중의 보고서 발표를 중시하는 것도 대안이다. 아직까지는 발표자료를 만들어주는 AI는 없다. 또한 AI가 학생 대신 발표할 수도 없다.

발표를 할 때와 질의응답을 할 때 가능하면 자료를 보지 못하게 하면 발표하는 내용에 포함된 보편적인 지식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시켜 준비해야 하기에 기초기본 지식을 습득하는 데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즉답AI를 포함한 생성형 AI는 일반적인 인간 지식으로 간주되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지식 혹은 인용한 구절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보고서에 포함된 지식과 인용 구절에 대해서는 반드시 출처를 밝히게 하고, 이를 중요한 평가 기준의 하나로 포함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학생들을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관련 논문과 원저를 읽으면서 깊이 있는 지식을 쌓아가고, 생각의 폭과 깊이를 더하게 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 달성을 위함임을 이야기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보고서를 평가할 때에도 그러한 역량을 보이는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국어나 영어 혹은 사회 시간에 특정 주제에 대한 글쓰기 과제를 부과하고자 한다면, 교사가 먼저 다양한 방식으로 즉답AI를 통해 답을 구한 후, 학생들이 제시한 과제와의 유사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만일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즉답AI 포함)가 제시한 글과의 유사도가 높으면 학생과의 상담을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감점할 것임을 사전에 공지하는 것도 방안이다.

물론 이것이 즉답AI 존재와 활용 가능성을 알려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교사의 우려와 달리 디지털 원주민인 학생들은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에 대해 교사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학습이란 인간이 자신의 뇌를 활용하여 사유한 결과물이다. 과제 수행시 AI에 너무 의존하학생의 뇌가 아니라 AI만 더욱 발전해갈 것이다. 학생들로 하여금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 그리고 해당 과제 수행의 목적을 명확히 깨닫도록 자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목표로 한 다양한 역량이 길러졌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즉답AI를 사용하지 못하는 교실 상황에서 직접 주어진 주제에 대한 글쓰기를 하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

그리하면 즉답AI에 의존하여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결국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즉답AI를 포함한 생성형 AI는 학생 교육과 학생들의 학습 자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생성형 AI가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이를 교수 학습의 좋은 매체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과제와 관련된 문제 이외에 교육 과정 중에 즉답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지를 예측해 보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찾아보겠다.

그리고 즉답AI를 수업 중에 활용는 방법,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때 활용하는 방법 등등 즉답AI 시대의 교수학습법도 탐색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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