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오 교총 청년위원장, "박봉·고물가·연금불안 .. 2030 교사들 못살겠다"
이승오 교총 청년위원장, "박봉·고물가·연금불안 .. 2030 교사들 못살겠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09.21 22: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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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오 교총 청년위원장.
이승오 교총 2030 청년위원장은 에듀프레스와 인터뷰에서 더이상 청년 교사들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열정페이를 강요하지 말라고 말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정부의 공무원 보수 1.7% 인상 발표 이후 2030 젊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박봉 논란이 일고 있다. 초임교사의 경우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친다는 볼멘소리들이 나온다.

한국교총 소속 청년위원회는 20 정부 세종청사 인사혁신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 보수 1.7% 인상안은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규탄했다. 교총 청년위는 20~30대 젊은 교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로 2017년 출범해 현재 2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청년위원회 이승오 위원장(청주혜화학교 교사)은 22일 <에듀프레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신규교사와 저경력 교사들은 고물가, 1%대 보수 인상률, 연금 개악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더 이상 교사들에게 희생만 강요하지 말고 처우 개선에 나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보기 드문 장면인데 이유가 궁금하다.

“물가가 올 상반기 6%대 이상으로 치솟았다. 그런데 공무원 보수를 1.7% 인상한다고 한다. 이는 보수 삭감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교원들은 코로나19에 맞서 교육과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은 교권침해와 악성민원, 생활지도에 시달린다. 사명감 하나로 버티고 있는데 우대는커녕 박대받은 느낌이다. 실망스럽고 허탈하다.”

- 특히 2030으로 표현되는 MZ 세대 교사들의 불만이 많은데.

“결혼 준비도 해야 하고 출산, 육아, 내집마련 등 사회 경제적 비용이 특히 많이 들어가는 연령대다. 어려운 임용시험 뚫고 교사가 됐는데 막상 손에 쥔 것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불만이 없을 수 없다. 게다가 신규교사들 중 상당수는 새로운 지역에서 근무하다 보니 주거비용이 많이 든다. 월세 빼고 세금 떼고 나면 손에 쥐는 게 얼마 되지 않는다. 교사들중에는 졸업 후 2~3년간 임용시험 준비한 분들도 많은데 이들은 더 이상 부모에게 손벌리기 어렵다는 고충도 토로한다. 정부 발표 이후 교총 청년위원회에 분노한 교사들의 목소리가 많이 들려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교직은 선망하는 직장이다. 보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닌가.

“젊은 교사들이 막무가내로 월급, 수당을 올려 달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과 희생만으로 감내하기 힘든 현실을 정부가 제대로 보고, 합리적 보수 인상을 통해 청년 교사들이 꿈을 갖고 가르칠 수 있게 해 달라는 바람이다.”

- 단순히 보수 1.7% 인상 때문만은 아닌 거 같다.

“사실 교사들에 대한 처우를 생각하면 답답하고 화가 난다. 낮은 보수는 그렇다 치더라도 보직수당은 19년째 동결이고 담임수당은 19년간 2만원 오른 데 그쳤다. 그뿐인가. 교원의 보수를 결정짓는 공무원보수위원회에는 참여조차 못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연금불안이다. 정부가 연금개혁을 한다고 하는데 지금보다 얼마나 더 내고 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선배 교사들은 그래도 연금하나 바라보고 버텼다고 하지만 우리는 연금이 노후를 보장해 준다는 믿음이 없다. 열심히 공부하고 어렵게 교사가 됐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보수는 적고 학교생활은 힘들고 노후는 불안하다. 솔직히 월급 받아들고 ‘현타’ 안 온 교사가 없을 것이다.”

21일 교총 2030 청년위원회가 '전대미문 실질임금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공무원보수 인상률 재조정및 교원 수당인상 요구서를 인사혁신처에 전달하고 있다
21일 교총 2030 청년위원회가 '전대미문 실질임금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공무원보수 인상률 재조정및 교원 수당인상 요구서를 인사혁신처에 전달하고 있다

- 공무원보수위원회 참여를 요구했는데 만약 자리가 마련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교원들에게 무조건적 희생만 요구하지 말고 보수만큼은 물가상승률을 반영, 연동해서 인상폭이 정해졌으면 좋겠다. 또 교직의 특수성이 보수에 반영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보건, 영양, 상담, 사서, 특수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의 업무 특성은 고려한 수당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 교직이 힘들다보니 교·사대 학생들 중에는 타 직종으로 진로를 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던데.

“사실이다. 교권침해는 심하고 생활지도는 어렵고 처우는 박하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알려지면서 교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있다. 로스쿨 진학이나, 행정고시, 대기업 입사 등으로 진로 변경을 고민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들었다.”

- 교총이 교원 보수 문제에 전례 없이 강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

“상황이 오죽 심각하면 교총이 나섰겠는가. 교사들이 정말 힘들고 어렵다는 반증이다. 실질임금이 감소되는 데 노동조합들에게만 맡길 수 없는 일 아닌가. 교총은 국내 최대 교원단체다. 그만큼 목소리도 크고 영향력도 크다. 교총의 대정부, 대국회 투쟁에 우리 2030 청년위원회도 최대한 힘을 보탤 생각이다.”

- 청년위원회는 교총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교육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있다. 때론 비판도 서슴지 않을 것이다. 2030 교사들이 중심이 돼 교총 변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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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2022-09-22 09:25:32
교총 더 2030 목소리 대변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