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순 교장 “학교도 인센티브 중요 .. 보직교사·행정실장 수당 인상 서둘러야”
정양순 교장 “학교도 인센티브 중요 .. 보직교사·행정실장 수당 인상 서둘러야”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08.19 13:4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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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복의 현장대담] “성공하는 교장? 리더십과 관리 조화에 달렸다”
정양순 경기 발산중학교 교장은 성공하는 교장의 조건으로 리더십과 관리의 조화를 꼽았다. 그는 전경복 본지 객원논설위원과 대담에서 "보직교사 수당과 행정실장 수당을 현실화, 학교 조직에도 활력을 심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양순 경기 발산중학교 교장은 성공하는 교장의 조건으로 리더십과 관리의 조화를 꼽았다. 그는 전경복 본지 객원논설위원과 대담에서 "보직교사 수당과 행정실장 수당을 현실화, 학교 조직에도 활력을 심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애 교육부총리의 사퇴는 리더의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특히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교육에서 요구하는 전문가형 리더십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교육수장의 잇따른 낙마로 교육이 혼돈에 빠진 지금 정양순 교장(경기고양시 발산중학교)과 대담을 통해 교육의 길을 묻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담은 전경복 본지 객원논설위원이 진행했다.

전경복 위원(이하 전경복) = 작금 이 시대는 혼돈, 혼란, 혼미와 혼탁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확언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효과적인 리더십이 절실한 시기입니다. 온갖 사교육과 혼재된 공교육현장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교육행정학을 전공한 교장 선생님께서 먼저 사교육이 시작된 배경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정양순 교장(이하 정양순) = 공감하고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은 아동교육에 대한 사회의 책임을 강조하는 말이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정 체계를 갖춘 교육은 사회적 권력과 재산을 가진 특권층의 전유물로서 소수지배계급을 대상으로 한 교육, 즉 사교육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경복 = 공교육 출발의 배경과 그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양순 =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일꾼과 근대 국민국가 수립을 위한 근대 시민을 대량으로 양성하는 것과 맞물려 평등교육과 의무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공교육체제가 서구 근대화 과정에서 도입된 것입니다.

교육기회가 특수계급 에게만 부여되는 교육에 대한 방임주의의 기조가 프랑스 헌법에 교육의 자유와 평등, 무상규정이 명시되는 것을 시작으로 변화되면서 국가가 개입하여 모든 계층에 대한 교육의 보편화가 이루어진 것이죠.

국가에 의한 국민교육제도는 자연스럽게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의 실현이라는 가치를 표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헌법 제31조 역시 국민이 교육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향유 하기 위한 정신적 기초를 형성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기본권이며 직업 생활을 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전경복= 그렇다면 이러한 맥락에서 학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정양순= 학교는 학생들이 자아실현의 기초가 되는 역량과 실력 및 인성을 갖추어 장차 사회에 진출하여 사회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마련해 주는 곳이어야 합니다.

전경복= 교장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양순= 학생의 타고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계발하고 지덕체 모든 면에서 건강하게 성장·발달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하며 리더십을 발휘하여 학교라는 기관을 잘 경영해 나갈 책무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가운데 학력을 증진하고 인성과 사회성을 배양하고 특기·적성을 계발하며 진로를 탐색하는 등 다양한 미래역량을 함양하도록 전 교직원이 합심하여 각자의 역할에 몰두하고 쾌적하고 교육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교장이 책임감을 느끼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경복= 학교교육의 비전과 그 구현을 위해 특별히 중요시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정양순= 그렇습니다. 저희 학교 비전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미래역량을 계발하고 이를 위해 교직원들이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수업과 업무에서 전문성을 발휘함으로써 지역사회가 신뢰하는 학교공동체 실현입니다.

「창의·융합·스마트(C(creative)·C(convergence)·S(smart)) 교육을 통한 미래 핵심역량 함양」을 중점교육 활동 주제로 설정하고 ‘스마트교육 환경 구축·운영’, ‘체험 중심의 융합 교육’, ‘참여와 실천 중심의 학생자치 활성화’를 3개년에 걸친 세부추진계획으로 삼아 비전 달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신학년도 시작 전 전입자를 포함한 2월 워크숍에서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본방침 안에서 교과와 부서 특성에 맞게 자율적·창의적으로 실천해 나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경복= 학교 교육의 파트너인 학부모와의 관계 형성과 여기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정양순=운 좋게도 저희 학부모님은 자녀교육에 열정적이면서 저희를 적극 지지해 주시고 계십니다. 저는 상호신뢰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꿈꾸고 있는데 학부모님이 믿어주시니 더욱 힘이 난 교직원과 함께 코로나 상황에서도 수업 이외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다고 자부합니다(홈페이지 공지사항 ‘한눈에보는 교육활동’ 보세요).

신뢰는 거져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저희 교직원들은 전문성 배양과 역량 발휘를 통해 기대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힘쓰고 있는 것이지요. 저희 노력을 알아보셨는지 학부모회에서 스승의 날 감사 현수막을 게시해 주셔서 보람과 긍지를 느꼈고 학교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학부모회에서는 자발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데, 그중 진로동아리를 운영하신다기에 제가 학교도서관 책 20권을 추천도 하고 건의사항은 부장 회의 등에서 심층 논의하여 해결 및 회신하는 등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소통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동시에 학생 중심 학교 운영을 위해 학생대의원회 회의 결과 및 건의사항에 대해서도 심층 검토하여 학교 조치사항을 마련하고 있으며 학생회장단을 포함한 다양한 학생들과의 만남과 소통, 경청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전경복= 교장에 따라 학교의 모습이 많이 바뀌고, 교장의 리더십이 학업성취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 적용가능성높은 리더십은 무엇입니까.

정양순= 글쎄요. 학문상의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저는 ‘당신이 성취하고 싶은 일을 다른 사람이 원해서 하게끔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술’이라고 봅니다. 이 맥락에서 ‘훌륭한 리더는 아랫사람과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지요.

‘성취해야 할 일’,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그것을 원해서 하게끔 하려면 ‘다른(아래) 사람/팔로워’와 어떻게 관계를 잘 형성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가 중요하고 이는 곧 사람에 관련되는 기술이 필요함을 함의합니다.

특히 학교는 교사·직원이라는 ‘사람에 집중 의존(human intensive)적이고’ 인간자원은 교육조직 자원 중에서 가장 많이 통제될 수 있고 목적 달성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학교 리더에게는 본인과 타인의 감정을 잘 인지하고 통제하며 관계 맺기를 잘해서 교직원에게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됩니다.

아울러 전문적 관료제, 이완 조직(loosely coupled system)이라는 학교조직 특성과 관련하여 변혁적·분산적·서번트·문화적 리더십 등이 많이 논의되고 있으므로 (Sergiovanni 등, 2014) 살펴보고 실천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전경복=사람과 관련된 기술이 중요하다고 보시는데 근래 회자 되는 EQ 개념이 떠오르네요. EQ, 즉 감성 지능은 어떻게 계발할 수 있을까요?

정양순= 말씀하신 대로 학교현장에서 중요한 개인 및 대인관계 기술(personal and interpersonal skills)은 감성 지능/정서 지능(Emotional Quotient: EQ)과도 연계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창시자 다니엘 골먼에 의하면 “EQ는 학습을 통해 계발할 수 있다.”라고 하는데 “리더십은 배우고 습득할 수 있다”라는 관점과 궤를 같이하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아닌가 합니다.

다만 감성 지능은 학습될 수 있지만, 지식 위주의 훈련결과로 얻어지지 않고 집중적인 개인지도, 적절한 피드백, 자기계발에 대한 강한 열망이 요구된다(Yukl, 2002)고 하네요.

전경복= 리더십과 떼어놓고 논의할 수 없는 개념이 관리(management)라고 하던데 이 둘의 관계는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요.

정양순= 리더십 없는 관리는 도전과 혁신을 방해하고, 관리 없는 리더십은 조직의 질서와 효율성을 와해시킬 수 있으므로 조화롭게 둘을 통합해야 합니다.

이에 성공하는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리더십을 발휘할 관리의 대상(내용)으로서 교장 직무(job)를 온전히 파악해야 하는데 교장 직무수행 기준을 설정한 미국의 학교행정가 자격인증 연합회 기준(ISLLC standards) 및 우리나라의 교장 직무 관련 자료(논문)들을 참고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자료를 펴 보이며).

전경복= 참고가 될만한 동양문화의 리더십을 찾아 볼 수 있는 자료를 소개해 주신다면.

정양순= 어려서부터 쉽게 접하고 영화로도 많이 나오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더불어 중국문화권 내의 사상가들에게서 리더십을 배울 수 있지요. 세계 최고의 병법서 손자병법에서는 지(智), 신(信), 인(仁), 용(勇), 엄(嚴)을 명장(名將)의 요건으로 제시하였는바 성공하는 리더가 되기 위하여 살펴보면 어떨까 합니다.

난세였던 춘추전국시대에 활약했던 공자, 맹자, 순자, 묵자, 한비자, 노자와 장자 등의 사상을 골고루 공부하면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이 가능하고 리더십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과 통찰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전경복=당위로서가 아니라 현실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이라는 측면에서 리더십을 논의한다면, 그리고 그러한 맥락에서 바깥 사회에서 학교조직에 관하여 관심을 두어야 할 사항을 꼽으신다면.

정양순= ‘윤리학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세상을 대표한다면 경제학은 실제 존재하는 현실적인 세상을 의미하기에 결국 현실에서는 인센티브가 중요(괴짜 경제학, 2007)’하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내재적 동기도 중요하나, 직원을 설득할 때 구시대의 폐기물인 권위, 자비, 의리는 버리고, 대신에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알리고, 받게 될 이익에의 호소가 호응을 받는 현실도 인정해야 합니다. 이에 학교에서도 기대치 이상으로 일하거나 업무 책임이 큰 교직원에게 상응하는 보상 제공이 논의될 시점입니다.

특히 교장(감) 승진의 길이 넓지 않은 교원제도의 특성 및 단일호봉 체계의 한계를 참작할 때 중간 리더로서 수많은 역할을 감당하고 부원들을 다독여가면서 원활하게 부서 운영이 이뤄지게 하고 부서원 협력 도출을 위해 사비(私費)를 쓰는 상황이 적지 않은 부장교사 수당이 상향 현실화되고, 행정실장의 업무 수당 및 방화관리 담당 수당이 요구된다는 현장 의견을 경청해 주십시오.

책임에 비해 적은 권한 및 부서원들과의 갈등 야기 등으로 부장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현실을 감안하여 부장직책의 유인책, 사기진작 및 동기유발 차원에서, 또한 여타 공·사조직을 막론하고 제공되는 업무 책임과 곤란도에 비례하는 합당한 대우가 요구됩니다.

또한 학교장이 보상력(reward power)을 발휘할 여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평범함을 벗어나 차이를 만드는 학교를 만들라는 사회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서도 학교 바깥에서의 전향적인 관심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전경복= 마지막으로 교육 당국에 최우선으로 바라는 점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양순= 미국교사협회(American Teachers Association, 2014)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학생/학부모의 다양성이 ① 학교 역할 과부하의 문제 ② 학생의 다양한 요구 충족의 문제 ③ 소셜 미디어 관련 문제를 초래했다고 합니다.

심각한 정서/정신/심리 건강 문제를 가진 학생 문제(Pollock 등, 2015)도 상당한데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저희 선생님들도 그 심각성을 언급하십니다. 이런 문제들과 관련하여 교육 당국이 학교와 손잡고 연구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장에 정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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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ㅁ 2022-09-19 09:10:15
점증하는 업무 속에서 학교일선의 업무를 담당하는 교원과 교육행정직의 처우개선과 수당확보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선생님들은 부장 등 어려운 업무를 맡더라도 별다른 메리트가 없고, 교육행정직은 기본적인 보수 자체가 매우 적은데다 방화관리자&병설유치원 겸임 등의 책임을 맡더라도 수당이 없거나 매우 적어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교육부는 물론 공무원 보수를 결정하는 기재부, 인사혁신처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처우개선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ㅇㅇ 2022-08-24 09:23:51
결국 교육부의 고시출신 교육행정직이 결정할 일이라고 봅니다.

정양순 2022-08-23 13:36:59
주신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부장 기피 현상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19년간 동결되어 현재 월 7만원인 보직교사 수당(참고로 담임교사 수당은 월 13만원)의 상향과 행정실장직책 수당 신설 필요성 대두에 따라 학교 바깥 사회 및 관련된 정부 부처들에서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개인견해일 뿐임을 이해바랍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한국교총에서 비교과교원(보건/영양/사서/상담), 특수교사, 도서벽지 수당 등의 현실화, 교감의 직책수행경비 신설, 교감과 교장의 직급보조비 인상, 교장의 관리업무수당 일반공무원 수준 적정화 등도 요구하고 있다 하니(교총 홈페이지 참고), 사기진작 및 교육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게 될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재학 2022-08-22 11:35:21
성공하는 학교장의 조건으로 리더십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에 깊은 동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학교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로 보직교사 및 행정실장의 수당을 현실화하는 것도 동의합니다. 여기에 더해 교감의 직책수당이 먼저 현실화되어야 합니다. 전 교직원의 경조사에 부담하는 교감의 고충은 언급이 없네요., 학교장은 업무추진비로 해결이 되지만 교감은 월 25만원의 직책수당이 있으나 이는 수석교사 40만원과도 상대적으로 비교되고 박탈감이 심합니다. 학교업무에 교감의 역할이 얼마나 큰 지는 알 아시지 않습니까? 최고 관리자로서 중간 관리자인 교감을 먼저 챙겨주는 것도 리더십의 요건입니다. 사실 교감의 업무가 행정실장에 못지 않다는 것은 학교에 근무하는 사람은 다 압니다. 사실을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