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깜깜이 교육부장관’ 박순애
[기자수첩] ‘깜깜이 교육부장관’ 박순애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07.04 17: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 대통령은 4일 박순애 교육부총리 임명을 재가했다.
윤 대통령은 4일 박순애 교육부총리 임명을 재가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교육부총리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지 39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박 부총리 임명 직전, “임명직 공무원에 가장 요구되는 요건은 업무 전문성”이라고 언급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 후보자의 음주운전은 잘못된 것이지만 20년 전이고 이미 법원에서 선고유예 판단을 받았다. 박 후보자도 여러 차례 사과했으니 그 외에는 장관직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도덕성보다 전문성을 중시했고 20년 전 잘못을 문제삼아 장관 지명을 철회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민들, 특히 교육계는 이 같은 임명 논리를 납득하지 못한다. 대통령은 전문성을 높이 샀다고 했지만 국민들이 박 부총리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0.251% 혈중알콜농도와 논문 우려먹기, 갑질 논란 등이다.

그가 어느 정도 교육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아는 이들은 드물다. 그러니 고위공직자에게 금기나 다름없는 도덕적 결함을 뛰어넘을 정도의 전문성이 무엇인지도 알 길이 없다.
 
또 교육부 수장으로서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명된지 한 달이 넘도록 고등교육개혁부터 유,초중등 분야까지 산적한 현안에 구체적 입장을 밝힌적이 없다. 전문성도 철학도 모르니 그가 왜 교육부총리이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깜깜이 임명’이 모두 박 부총리 탓은 아니다. 국회 원 구성이 늦어져 청문회 절차가 생략되면서 생긴 일이다. 하지만 그는 지명된 지 한달이 넘도록 침묵과 은둔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음주운전도 마찬가지다. 박 부총리가 진솔한 사과를 했다고 여기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여튼 곡절 끝에 그는 교육부총리가 됐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임명을 강행했다.

교육계 반응은 크게 두 줄기다. 비판과 관망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여전히 불가론과 사퇴론을 주장한다. 반면 보수진영은 '일단 임명됐으니 지켜보자'는 시각이 많다.

그를 환영한다는 논평은 아직 보질 못했다. 학교 현장의 반응은 훨씬 거칠다. 벌써부터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이 회자된다.
 
이제부터는 오롯이 박 부총리의 시간이다. 그는 국민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왜 박순애가 교육부총리이어야 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이 공언한 전문성과 행정력의 실체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겸손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교육을 마주하고 실력으로 산적한 현안을 풀어내야 한다. 인격적 수모까지 감수하면서 버틴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것은 그의 몫이다. 그게 국민과 교육계에 진 빚을 갚는 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전재학 2022-07-04 20:09:49
얼마나 전문성과 역량이 뛰어난 장관인지 두고 보련다. 명심할 것은 처음부터 단추를 잘못 꾄 상태에서 어정쩡한 상태로 입은 옷이 잘 맞지 않아도 임명권자의 눈치나 보고 자리나 지키며 정치에 예속된 교육부의 관행을 재탕한다면 깨어있는 시민들의 불복종과 함께 말없이 공교육을 지탱하는 이 땅의 교육자들의 불복종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도덕적 관행을 완전 무시하고 현실에서의 교육법을 내팽개치고임명된 장관이란 사실을 항상 명심하길 바란다. 이 땅의 교육자 중에는 술 냄세만 맡고도 차를 두고 가며 양심에 따라 살아가는 정의의 교육자들도 많다. 그들은 박사 학위는 없어도 사람을 사랑할 줄 안다. 그들에게 진 큰 빚을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해 교육의 헬조선에서 벗어나라. 엎지러진 물, 주워 담을 수 없음을 한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