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교단춘추] 미래 교육을 위한 융합교육의 실체와 과제
[전재학의 교단춘추] 미래 교육을 위한 융합교육의 실체와 과제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2.06.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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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오늘날 세계교육의 흐름은 정보통신기술(IT)을 활용한 맞춤형 개별화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교과 간의 융합형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예컨대 구글(Google)의 전직 임원이 만든 알트스쿨(Alt School), 혁신교육의 상징이자 하버드 대학보다 입학하기 어렵다는 원격교육기관인 미네르바스쿨, 무료 온라인교육으로 널리 알려진 칸랩스쿨(Khanlabschool), 메타(구 페이스북)가 지원하고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고등학교’라는 명성을 얻으며 성장한 서밋스쿨(Summit School)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디지털플랫폼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SW)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여 흥미와 적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선택한 주제에 대해 프로젝트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습의 전 과정이 프로그램에 기록되고 학생들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소통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는 혁신적인 교육스타트업에 의해 설립된 학교들로 미래형 교육의 모델로 융합교육의 흐름을 주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하이텍(High-tech) 기반의 스마트(SMART)교육과 함께 융합교육으로 널리 알려진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교육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분절적인 교과중심의 학교교육에서 STEAM교육은 여전히 뜻있는 소수에 의해 교육적인 실험을 반복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미래사회의 주요 역량으로 간주하는 ‘융합’의 필요성을 인지하고는 있으나 학교에서는 쉽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기술 기반의 SMART교육과 융합형 프로젝트 기반 교육인 STEAM교육이 별개의 모델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교육선진국들은 이미 이 두 가지의 경험을 모두 교육과정에 적용하여 안착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도 새로운 교육방법에 대해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브랜드를 상호 연결하는 것에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그 결과 교육적인 방법들이 지속가능하지 못하고(unsustainable) 여전히 새로운 교육방법을 찾아 헤매는 모순에 빠져 있다.

이제 우리의 학교는 수업의 변화와 함께 시스템의 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즉, 융합수업은 물론 IT기술을 활용한 수업의 병합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학교의 교과시간표를 그대로 둔 채로 융합수업을 하려는 것이나 노트북 하나로 IT활용 교육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융합수업을 실행하거나 IT기술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보편적인 학교가 필요하다. 이러한 학교가 바로 스마트학교(SMART SCHOOL)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분절적인 교과교육을 극복해야 한다. 이는 스마트기기나 와이파이(WiFi) 같은 물리적인 환경보다 우선하여 학교별 교육과정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가르쳐야 하는 내용에 대한 국가의 요구사항이 구체적이다 보니 교사들의 의지만으로 수업을 재구성하기 어려운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학교의 ‘플랫폼’전략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학교는 가르쳐야 할 교과지식의 양과 수준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들이 서로 공유되고 융합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즉, 융합교육을 위한 플랫폼으로 학교교육과정을 구성해야 한다. 둘째, 교사가 스마트해져야 한다. 이는 교사가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교육이나 SW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역량을 길러내기 위한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지식을 넘어서는 융합의 가치와 의미를 학생들이 직접 체화(體化)할 수 있도록 충분한 훈련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요구된다. 이런 교육은 IT기술이 어떻게 접목되고 효과적인지에 대해 학생들 스스로가 판단하고 사고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적합한 융합인재를 길러내는 것은 시대적인 필수 과제다. 그러려면 교사들이 시대에 맞게 사고를 전환해야 하며 교과교육을 넘어서 융합적인 사고로 무장해야 한다. 또한 교사 못지않게 학생도 스마트해져야 한다. 이는 학생들이 배움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인류의 지혜를 습득하여 창의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생각의 힘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이 야만적인 홀로의 경쟁보다는 상생(win-win)을 지향하여 모든 학생들이 서로서로 협력하는 즐거운 교실,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우리의 학교는 지금처럼 시대에 따른 전환이 강력히 요구된 적이 없다. IT기술로 각자의 재능과 적성을 키워주는 학교, 교사와 함께 교실에서 프로젝트학습을 즐기는 학교, 서로의 지식이 공유되는 플랫폼으로서의 학교, 이것이 바로 우리가 구현해야 할 스마트학교다. 따라서 현재 경쟁하듯이 겉치레식으로 하드웨어를 최첨단 기기로 설비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소프트웨어적인 융합교육의 실체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실제로 하드웨어적 형식보다는 소프트웨어적 내용이 바뀜으로써 교육적으로 4~8배의 효율성이 더 높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나아가 보다 구체적으로 교육과정상의 제도적 보완을 거쳐 지금보다 더 일상화되고 보편적인 융합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학교교육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을 향한 시대적인 중차대한 과업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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