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수학 어려워 지나 .. 고교 공통수학에 '행렬' 도입 검토
중·고교 수학 어려워 지나 .. 고교 공통수학에 '행렬' 도입 검토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04.30 17: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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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교육과정 연구팀, AI 디지털 소양 높이려면 행렬 불가피

교사들, 고교학점제로 수업 시간 주는데 학습량만 늘리나 비판

중학교 수학 난이도 증가 .. 수포자 늘고 사교육비 증가할 것

민주시민· 생태전환교육 수학교과에 반영.. “현실성 없다” 지적
출처. 고교수학 개정 시안개발 연구팀 보고서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수나 식을 직사각형 모양으로 배열하는 행렬이 고등학교 수학에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09 교육과정 개정 때 사라졌던 행렬이 2022 교육과정에서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인공지능(AI)교육을 강화하면서 행렬의 중요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이다.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개정을 담당하는 시안 개발연구팀은 지난 22일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고교 공통수학에 행렬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지능 정보화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 디지털 소양, 컴퓨팅 사고가 강조된다”면서 다항식, 방정식과 부등식, 경우의 수 등으로 구성된 <공통수학1>에 행렬을 추가했다. 

다만 "고교 공통과목에 행렬을 편성하되 학생들의 학습량을 고려, 행렬은 연산까지만 다루고 고난도의 계산능력 중심 평가는 실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계는  AI 교육 등 수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행렬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과 오히려 수포자만 양산하는 재미없는 수학시간을 만들 것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과학기술계는 행렬 포함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수학과 과학의 교육과정 내용 축소가 이공계 전반의 위기를 초래한 것으로 진단하고 수학과 교육과정에 행렬과 벡터를 다시 편제하려 노력하고 있다.

반면 고등학교 공통수학에 행렬이 들어가면 학생들이 배워야 할 학습내용은 늘어나고 교육내용도 어려워져 사교육 의존이 높아질 것이란 반론도 많다.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수업 시간이 줄어든 상황에서 행렬이 도입되면 오히려 학습량이 늘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고교수학에 행렬이 도입되면 고등학교에서 다루던 내용 중 일부가 중학교로 내려가 중학교 수학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교사들은 행렬이 다양한 계열에 유용한 개념이라 하더라도 학생들이 학습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한다. 특히 공통수학 1은 성취평가제와 석차등급제가 병행되는 만큼 학교에서 복잡한 합당형 문항으로 출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엄라미 인천 백석고 교사는 “고교학점제로 수업시간이 줄어든 상황에서 행렬이 도입되면 최소 16차시 수업량이 필요하다”며 “지금 배우는 고교 공통수학 분량을 75% 가량 줄여야 지금의 속도로 수업을 진행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렬 때문에 다른 영역의 수업 내용을 줄일 수도 없는 실정이어서 결국 학교 수학수업은 수학적 사고력 향상보다 빠르게 진도를 나가는데 급급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학교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수포자가 되거나 선행학습을 위해 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하는 상황을 가정할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뿐 아니다. 행렬이 도입되면 고등학교에 학생들이 비우던 이차함수의 최댓값, 최솟값이 중학교 단계로 내려가고 중3에서 배우던 대푯값이 중1로 연쇄적을 이동, 학습량이 늘거나 난이도가 높아진다.

유영의 교사(인천 선학중)는 “자유학년제 실시로 수학 수업시수가 줄어든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교 수학내용을 중학교로 보내는 것은 현실성 없는 교육과정 개정”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수학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 수학교육이 나갈 방향이라며 행렬 도입이 학교 수학교육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최수일 전 전국수학교사모임 회장은 “행렬은 <공통수학>보다는 선택과목인 <인공지능 수학>에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학교육과정의 내용을 덜어내는 것이야 말로 흥미와 자신감 세계 최하위라는 수학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강조해 온 민주시민교육과 생태전환교육을 수학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연구팀은 ‘학습자의 삶과 연계한 깊이 있는 수학 학습 지원’이라는 개정 방향을 설정하고 민주시민교육과 생태전환교육 등 범교과주제를 수학 교육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교사들은 “국가‧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교육이지만 현실적으로 수학에서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난색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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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덕 2022-07-30 04:09:09
대학시절 행렬대수학을 배웠는데, 컴퓨터 프로그램을 같이 배웠습니다. 행렬은 여려 숫자를 계산하는 것이라 컴퓨터의 도움이 엄청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냥 컴퓨터의 도움없이 배우고, 시험을 치면, 계산기가 난무한 시절에 복잡한 계산연습을 고등학교에서 시키는 것과 비슷합니다. 차라리 선택과목으로 "전산수학"을 신설하여 "행렬과 일차변환, 점화식, 그리고 앨고리듬과 순서도, 그리고 기수법과 그래프이론"을 갖추면 멋있는 수학과목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공통수학에 계산만 있는 행렬과목의 추가는 반대합니다. 혹자는 행렬은 그냥 계산이 아니다고하는데, 그런 고도의 논리는 행렬을 아주 깊이 대학수준으로 해야합니다. 행렬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수학분야입니다.

원혜정 2022-05-13 06:47:39
미친거지? 민주시민교육빼라.전체주의냐? 인성교육하면 자연스럽게 민주시민되는걸...무슨 민주시민교육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