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교육부 관련 산하기관장 잔혹사 베일 벗을까?
[뉴스초점] 교육부 관련 산하기관장 잔혹사 베일 벗을까?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03.3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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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문용린, 안양옥, 김재춘, 김영수 등 줄줄이 사임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검찰이 문재인 정부 초기 교육부 등에서 사표를 내고 물러났던 일부 기관장들을 상대로 블랙리스트가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국책연구기관장과 정부 산하기관장들이 문재인 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느냐가 핵심이다.

▲정권 교체기 교육관련 기관장 잔혹사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은 교육부 산하 주요 유관기관장은 현재 파악된 것만 모두 6명.

문용린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김재춘 한국교육개발원 이사장,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김호섭 동부아역사재단이사장 등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가장 먼저 옷을 벗은 사람은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일주여 만인 2017년 5월 18일 사임했다. 2015년 3월에 취임해 아직 임기를 10개월 가량 남겨둔 상태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교과서 편찬업무를 총괄했다는 점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이어 그해 8월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사임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 심의위원으로 참여한 경력이 있다.

서강대 교수 출신인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도 안 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임했다. 표면상으로는 전년도에 치러진 수능시험 출제오류가 사임 이유 였다.

전년도 11월에 실시된 2017학년도 수능 한국사에서 14번 문항에 대해 복수정답이 인정됐고, 물리Ⅱ 9번 문항은 보기 가운데 정답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탓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김재춘 한국교육발원장이 임기 1년여를 남가고 사임했다. 영남대 교수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교육비서관과 교육부 차관을 역임했다

이듬해인 2018년엔 문용린 한국교직원공제회이사장과 안양옥 한국장학재단이사장이 각각 임기를 9개월, 11개월 남기고 물러났다. 문 이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고 안 이사장은 현 정부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사임했다.

▲ 어떻게 옷을 벗었나 = 정부 부처 산하기관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결정적 잘못이 있는 경우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일반적인 케이스다. 하지만 정권교체기에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한다.

현역 은퇴를 앞둔 전직 기관장 A씨도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유형무형의 압력이 들어왔다. 충분이 눈치챌 만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순순히 옷을 벗을수도 없는 일. 일단은 모른척 하고 버텼다.

하지만 새 정부에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하면서부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업무보고 기일이 늦어지고 중요 업무는 중앙부처와 상의해야 하는데 이것부터 쉽지 않았다. 직원들이 수시로 담당 부처를 찾아갔지만 연이어 퇴짜를 맞았다. 몇차례 수정을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였다.

직원들은 힘들어 했고 이를 지켜보는 A 씨도 괴로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도 높은 감사가 진행됐다. 업무추진비는 물론 차량 업무일지까지 샅샅이 털었다.

국회도 거들었다. 교육위원회에 불려나간 A씨는 당시 여당의원들로부터 "정권이 바뀌었는데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는 취지의 모욕적 발언을 들어야 했다. 

한번은 신규사업 결정을 위해 이사회를 열어야 하는 데 당일 아침 이사들로부터 참석하기 어렵다는 전갈이 왔다.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더 이상 조직 운영이 어렵다는 것을 A 씨는 직감했다. 며칠 후 관할 부처에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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