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B 초등학교도 교육지원청에서 받은 자가검진키트가 부족하다. 2일 아침 추가 소요 물량을 정확하게 파악, 교육지원청에 배부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별로 자가검진키트를 배분하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학생수로 계산했기 때문이다. 3월 전입-전출학생 숫자를 미처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학교마다 모자라고 넘치는 현상이 발생하다보니 교육청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 시내 한 교육지원청은 1일 밤 교장들에게 긴급 문자를 보내 2일 아침 전입생 포함 수량부족분을 파악해서 보고하고 교육청으로 와서 필요한 만큼 수령해 갈 것을 요청했다.

또 자가검진키트가 학생수보다 많이 배부된 학교 역시 물량을 파악해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물량이 부족한 학교는 고민이 깊다.

서울 C 초등학교는 개학 첫날이어서 오전 2교시만 하고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문제는 부족한 물량을 교육지원청에서 받아와 이를 소분해 나눠주기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점이다.

이 학교 교장은 ”신입생 입학식에 개학식까지 치러야 하는 마당에 부족한 자가검진키트 물량을 파악하고 교육지원청에서 가져다 일일이 소분할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고 했다.

제시간에 나눠줄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학부모들로부터 불만이 쏟아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는 전교생이 다 받을 때까지 학교에 붙잡아 놀수도 없고 그렇다고 못 받은 학생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하교 시킬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했다.

이 학교는 1일 교직원과 학교 방역요원들이 나와 1000여명분 소분에 진땀을 흘렸다. 면봉에서부터 시약까지 각각 비닐 케이스에 담은 데 무려 9명이 투입됐다.

이뿐 아니다. 개학 이후 자가검진앱에 학생들이 검진 결과를 제대로 입력했는지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교사들에게는 부담이다.

한 초등학교 교감은 ”지난 28일 서울 일부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자가진단앱 입력이 안돼 학교로 항의 전화가 쏟아지는 바람에 한차례 곤욕을 치른바 있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자가검진키트를 이용한 신속항원검사가 권고 사항이다보니 학생들이 이를 중고 거래사이트에 올려 판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개학 이후 일선 학교들이 자가검진키트를 둘러싼 몸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16일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새 학기 학교방역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새 학기 전국 유·초·중·고 학생과 교직원 약 692만명에게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무료로 지원하되 자가검사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사 키트는 이달 넷째 주 유·초등학교 등교 학생을 대상으로 1인당 2개가 제공되며 3월부터는 학생 1인당 9개, 교직원은 1인당 4개가 지원된다.

 

장재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