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규민 신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2028 수능 개편 차분히 준비”
[인터뷰] 이규민 신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2028 수능 개편 차분히 준비”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02.27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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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민 신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이규민 신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신임 원장에 이규민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제12대 평가원장에 이 교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 원장은 한국교육평가학회장, 2015·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 등을 지냈다. 임기는 오는 28일부터 3년이다.

지난 25일 <에듀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오는 2028학년도에 실시되는 새 대입제도 개선안을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자신의 소신인 분리 수능과 절대평가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는 하겠지만 정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평가원 발전 방향과 관련, 이 신임원장은 “연구원들의 연구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평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또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교육이 달라진다”면서 “최근 세계적 트렌드가 되고 있는 협동적 문제해결 역량을 학생 교육에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교사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성공할수 없다”며 “평가원은 모든 교사가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신임원장은 28일 임명장을 받고 공식 취임한다.

무거운 책임감 .. 수능 출제 오류 없도록 시스템 개선

▶ 원장 선임을 축하한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수능 출제오류 때문에 전임 원장이 사임하고 이뤄진 공모에서 원장으로 선임됐으니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고 또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수능 시스템을 개선해 두 번 다시 출제오류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계에도 많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초중등 교육과정과 교수방법, 교육평가 이런 분야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선도해 나갈 것인가도 평가원의 중요한 책무라고 여긴다. 깊은 고민이 필요다.”

▶평가원장 공모에 지원한 이유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얼마나 성취했는지를 평가는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업무다. 우리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의무교육을 실시한다. 따라서 원하는 만큼의 성취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것은 국민 혈세로 만들어진 예산을 낭비하는 셈이 된다.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평가원에 들어가서 국가의 책무성을 보장하고 기여한다면 궁극적으로 한국교육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지원했다. 전공이 교육 측정 평가여서 일치하면 면도 많다고 여겼다.”

이 원장은 연세대 교육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University of Iowa에서 교육측정통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Iowa Testing Programs 연구원, CTB/McGraw-Hill 책임연구원,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로 일한 뒤, 2006년부터 연세대 교육학과에서 교육측정평가, 통계와 연구방법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수능 채점위원장을 맡는 등 그동안 평가원과는 인연이 많았는데.

“거의 한 해도 빼놓지 않고 평가원과 작업을 해왔다. 비교적 잘 아는 편이다.”

▶교육부가 최근 수능 고난도 문항 검토를 강화하는 등 출제 방식 개선안을 내놨다. 변별력을 위해 고난도 문항이 필요하다고 여기는지 아니면 그 반대 입장인지 궁금하다.

“학자로서 개인적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언론에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평가원이 중심이 돼 좀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접근해서 안을 내놔야 하지 않을까 싶다.”

수능 2회 실시- 절대평가 도입 여부 신중 .. “깊은 고민 필요”

▶그동안 수능 분리 실시를 주장했다. 지금도 소신에 변함이 없는가. 또 이를 실현 시킬 의향은 있나.(이 신임 원장은 연대 교수 시절 수능 개편과 관련, 분리형 수능을 제안했다. 수시전형 시작 전에 공통과목을 보는 수능Ⅰ, 정시전형 시작 전에 선택과목을 보는 수능Ⅱ를 치르는 방안이다.)

“분리 수능은 오래전부터 연구한 분야다. 특히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타당한 방안이라 여겼다. 하지만 그게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육계의 의견도 있을 테고 학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 이미 2028학년도 대입개편이 예고돼 있다. 수능 개편은 불가피한 것 아닌가.

“정부가 일정을 예고했으니 수능을 포함 대입제도 개편 연구가 시작될 것이다. 연구팀이 꾸려질 테고 개선위원회 구성도 필요하다. 내가 제안한 내용도 검토사항은 되겠지만 그건 연구팀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으로 본다. 또 다른 (수능 개선)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문이과 통합 수능 결과 이과생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문과생들은 속수무책이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평가원장이 아닌 학자적 관점에서 말해줄 수 있나.

“입시에서 이과생이 유리했다는 주장은 맞는 말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형식논리로 보면 수능은 문이과 구분이 없다. 다만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이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 차이가 있을 뿐 문과생에게 불리했다는 주장엔 동의하기 어렵다.”

▶28일 평가원장에 취임한다.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나.

“평가원 하면 대부분 수능시험만 떠올린다. 실제로는 뛰어난 박사급 연구원들이 교육 각 분야를 연구하고 교육현장을 변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분들의 연구역량을 강화 시키는 게 일차적인 목표다. 앞서 말했듯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이제 우리 교육도 창조적 상상력이나 융합능력, 협동적 문제해결력 등의 역량을 요구한다. 어떤 교수방법을 사용하고, 평가해야 이 같은 역량을 기를 수 있는지 등 우리 교육이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그런 평가원을 만들고 싶다.”

평가원 연구 역량 강화 주력 .. 평가 혁신 통한 교육혁신 추구

▶ 연구역량 강화를 언급했는데 사실 평가원 연구원들의 업무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이 같은 환경에서 양질의 연구물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본다. 연구역량을 강화하려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드는 게 우선 아닐까.

“국책연구기관이다 보니 수행할 프로젝트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중요한 연구들이다. 재정적 지원은 물론 양질의 연구인력을 더 많이 확보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연구 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지원해 주고 싶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는 (평가원에) 들어가서 찾아보려 한다.”

▶최근 들어 교육에서 평가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렇다. 평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학교 교육이 달라질 수 있다. 평가 혁신을 통한 교육혁신이 지금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게 협동적 문제해결력이다. 아이들이 함께 협력해서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길러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교육내용은 어떻게 구성하고 평가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등이 굉장히 중요하다. 평가원이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무리 교육정책이 좋고 교육이론이 좋아도 교사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교육의 성패를 결국 교사들의 손에 달려있다. 그래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경전처럼 통용되는 것 아니겠는가. 평가원은 교사들이 우리 교육을 변화시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help teachers to teach best’란 말처럼 교사가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게 평가원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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