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부모 모임 “모듈러교실이 학생 인권·학습권 침해” 인권위 진정
전국학부모 모임 “모듈러교실이 학생 인권·학습권 침해” 인권위 진정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12.2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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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방초- 청주 내곡초 학부모들 국가인권위서 기자회견

소음-악취 시달리고 냉난방도 취약 .. "왜 우리 아이들만 고통"

한개 층에 화장실 1개 150명 학생 북적.. 옥상없어 재난 위협
지난 여름,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여름,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서울 대방초, 도성초, 영본초 학부모들이 서울시교육청 앞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교육부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하면서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 모듈러교실 설치를 강행,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전국단위 학부모단체가 “모듈러교실이 학생들의 학습권과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다.

서울 대방초등학교 학부모회는 29일 오전 인권위에 이같은 내용으로 진정서를 제출한다. 청주 내곡초 학부모들도 이날 인권위 앞에서 전국학부모 모임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모듈러교실 철회를 요구한다.

학부모들은 28일 언론에 미리 공개한 진정서에서 “서울남부교육지원청이 과밀학습 해소를 이유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도 묻지 않은 채 모듈러교실을 일방적으로 설치했다”며 이는 “학부모의 발언권과 학생들의 학습권 및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듈러 공법은 교실과 실내체육시설 등이 들어가는 다목적실 등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해 설치하는 방식이다.

교육당국은 내진 성능도 뛰어나고 친환경적이라고 밝혔지만 학부모들은 이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를 뿐 아니라 추진과정에서 제대로 된 의견 수렴과 동의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학부모들은 모듈러교실이 일반 교실보다 공간이 적어 학습 환경이 열악할 뿐 아니라 냉난방에 취약,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교실의 넓이는 66제곱미터 즉, 20평 규모인데 비해 모듈러교실은 이보다 적어 책상을 다닥다닥 붙인 채 좁은 공간에서 수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교실 공간이 좁다고 항의하면 학교 측은 ‘어쩔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배와 책상 사이에 주먹 하나 들어 갈 정도면 충분하다’는 답변만 듣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이뿐 아니다. 학부모들은 좁은 교실 탓에 사물함을 둘 공간이 없어 창가에 놓다 보니 창문 개폐가 완전하지 않아 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이후 교실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지만 모듈러교실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 중에는 안과 질환과 두드러기, 가려움증, 비염 등 유해물질 부작용이 의심되는 증상에 많은 학생들이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은 또 “모듈러교실 특성상 냉난방 시설에 취약해 요즘 같은 맹추위에 감기 걸리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인 학습권과 건강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모듈러교실이 초등학생을 위한 맞춤형 건물이 아니다 보니 층마다 화장실이 남,여 각 1개씩 뿐이어서 대방초의 경우 150여 명 학생들이 쉬는 시간 동안 한 개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형편”이라고 개탄했다.

청주 내곡초 학부모들은 "모듈러교실엔 옥상이 없어 화재 등 재난 시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 놓일수 있다"며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또 "모듈러교실이 소음이나 악취를 차단하는 기능도 취약해 비행기 소음이나 철새들의 분뇨 냄새에 학생들이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학부모 모임은 “우리 아이들이 원치 않은 시설에서 건강상의 위협과 불평등한 교육환경을 감수하면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은 뒤 “학생들의 인권과 안전권, 학습권이 침해 받지 않도록 모듈러교실 자체를 철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인권위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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