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융수, “교육감 뽑는데 2000억 펑펑 .. 정치꾼 놀이터 된 난장판 선거”
박융수, “교육감 뽑는데 2000억 펑펑 .. 정치꾼 놀이터 된 난장판 선거”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12.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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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교육감 선거- 교육이 망가지는 이유’ 서 교육자치 실상 통렬 비판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17명 뽑는데 2000억원 드는 ‘돈 선거’, 정치판보다 더 지저분한 ‘난장판 선거’, 누굴 찍었는지 기억도 없는 ‘기억상실증 선거’. 바로 유,초중등 교육의 수장을 뽑는 시도교육감 선거를 칭하는 말이다.

교육감 선거는 내년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들은 드물다. 막상 선거가 시작돼도 시도지사 선거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를 ‘깜깜이 선거’라고 한다.

지역주민이 교육감은 뽑는 교육감 직선제는 지난 2007년 시작됐다. 내년이면 15년째다. 문제는 이 같은 폐단이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에 커다란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교육감 선거의 실상과 폐단을 적나라하게 들춰내고 통렬히 비판한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저자는 교육부 고위관료 출신으로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낸 뒤 지난 2018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박융수 서울대 사무국장. 그는 신간 ‘교육감 선거’에서 자신의 출마 경험을 토대로 교육감 선거 부조리를 통렬하게 고발한다.

‘교육이 망가지는 이유’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공직을 그만두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뒤 사퇴까지 60일간의 기록이다. 교육을 교육답게 만드는 진정한 교육감 선거가 됐으면 하는 간절한 염원에서 책을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먼저 17명의 교육감을 뽑는데 2000억 원의 선거경비가 들어간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실제 교육감 선거는 천문학적 돈이 투입된다. 선거비용은 모두 교육청 예산에서 부담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쓰여야 할 교육예산이 선거경비로 지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많은 돈이 들어가는 교육감 선거는 어떤 모습일까?

교육감 선거는 소위 깜깜이 선거로 불린다. 유권자는 물론 학부모들조차 관심이 없다. 저자는“누가 나왔는지 누굴 찍었는지. 그리고 그가 4년 동안 뭘 했는지 알 수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선거”라고 했다. “무시하고 잊혀지기를 4년마다 반복하는 선거”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 교육감 선거를 가장 비교육적이고 정치적 선거라고 규정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정당의 개입이 금지돼 있지만 실상은 정치 선거보다 더 진영 대결과 편 가르기 심한 난장판의 선거라고 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정치적 중립이라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사정이 이렇다보니 어떤 교육철학과 역량을 갖추었느냐 보다 선거공학에 능한 조직을 갖춘 진영의 후보가 교육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저자는 “국회도 정부도, 교육계도 모두 이런 실상을 알고 있지만 외면하고 있다”며 “그들 모두가 교육의 정치화의 주범이며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책에서“교육감 선거는 이미 사망했다. 죽어서 변화와 개혁이 없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 몰라서 그렇다”고 정곡을 찌른다.

저자는 유권자들이 교육감 후보자의 면면을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감 선거가 헌법과 법률이 명령하는 정치적 중립 선거가 되도록 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논의가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책 발간의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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