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새위원장 ..“학생에 집중하는 교사노조 되겠다”
[인터뷰]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새위원장 ..“학생에 집중하는 교사노조 되겠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12.11 15:55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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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 당선자는 에듀프레스와 인터뷰에서 "교사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교사노조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 당선자는 에듀프레스와 인터뷰에서 "교사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교사노조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안양 부흥중학교 교사 송수연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예정된 인터뷰는 오후 7시. 연수를 받고 있어 그때쯤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5시 50분경 연락이 왔다. 자기 일정 때문에 퇴근 못 하고 기다릴까봐 저녁 식사를 미루고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사소하지만 쉽지 않은 일. 사람은 작은 배려에 감동한다. 천생 선생님이다. 10일 경기교사노조 3대 위원장에 당선된 송수연 교사와 만남은 이렇게 이뤄졌다.

송 당선자는 경기교사노조 창립 멤버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지난 3년, 온몸으로 부딪혔다. 교사노동운동으로 다져졌다면 모를까 분필만 잡던 사람으로서는 무모한 도전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경기교사노조는 조합원 1만 1500명의 거대 조직으로 쾌속 성장했다.

부풀려진 숫자가 아니다. 조합비를 내는 실제 인원이다. 그는 부풀려 말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앞으로 얼마든지 늘어날 것이라는 자신감일까.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로 들렸다.

◆ 쌓인 눈 치우는 뒷북 노조 안해 .. 교육현안 선제적 대응 다짐

위원장 선거 출마 이유는 간단했다. 경기교사노조의 뿌리를 더욱 튼튼히 하고 싶어서란다. 그래서 좀 더 노조활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사실 경기교사노조는 현장밀착형 노조다. 교사들이 가렵고 아픈 곳을 적확하게 짚어내 빠르고 강하게 밀어붙여 해결한다. 20~40대 교사들이 주축이다 보니 이같은 스타일이 딱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조직에 대한 공감과 신뢰가 높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내린 눈 치우는 노조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일이 벌어진 다음에 바로잡느라 애쓰기보다 쌓이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노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충분한 정책연구를 통해 의제를 설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학교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정책연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학교업무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통해 교사들의 교육력을 어떻게 끌어 올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최근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는 교사자격체계 개편안도 깊숙이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교사들이 좀 더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무학사전담교사제’ 도입에 대해서도 정책연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 송 당선자는 “그동안 학교교육이 학생을 최우선에 뒀는가에 대해서는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학생들에게 집중하는 공교육 시스템을 만드는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추진방안도 언급했다. 위원장에 취임하면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선생님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생각이다. 여기서 모아진 의견을 중심으로 세부 정책을 수립, 교육 여건을 바꿔나간다는 복안이다.

상의하달식이 아닌 바텀업 방식을 통해 노조의 방향성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교사노조의 전통이 오늘날 경기교사노조를 키운 원동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조합원 설문 통해 노조 정책 결정 .. “우린 상의하달 조직 아냐”

경기교육청은 물론 도의회, 한국노총 등 외부기관과의 연대를 통해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것도 그가 세운 목표 중 하나다. 노조 활동을 하면서 교사 집단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느꼈다는 송 당선자. 필요하다면 누구든 손잡고 원하는 바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 교사노조는 실용주의 노선으로 유명하다. 특정이념이나 집단성에 구속되지 않고 현장의 문제를 유연하게 풀어나간다. 그러다보니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송 당선자는 “교사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교사 본연의 역할을 지켜내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5G급으로 변하는 데 이념이나 진영논리에 사로잡히기를 원하는 교사가 몇이나 될까요?” 라고 되물었다.

최근 경기교육청과 일반직 노조간 갈등을 빚고 있는 학교조직혁신 방안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교사는 교육에 충실하고 행정직은 업무 효율화를 통해 학교 교육력을 높여나가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TF에 참여한 단체 모두가 이 원칙에 동의했는데 이제와서 합의된 내용을 파기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일이 자칫 노노갈등으로 비쳐지고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TF에서 합의된 내용이 축소되고 왜곡된다면 그땐 노조 차원에서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해 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 이재정 교육감 ‘불통행정’ 유감 .. ‘경기교육청 스럽다’ 오명 벗었으면

다만 경기도교육청이 보여준 그간의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이재정 교육감의 불통행정에는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 교육감은 기회있을 때마다 토론과 소통을 중시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동안 이 교육감이 보여준 행보는 이같은 호언과 달리 일방통행, 즉, ‘불통’이란 생각이 많이들었습니다.”

송 당선자는 경기도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교육청 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무슨 일만 터지만 경기도교육청에서 벌어진 것이라는 자조적 표현이 교육계 안팎에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이다. 초등교장의 몰래카메라 사건이나 스쿨넷을 둘러싼 갈등 등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뷰 내내 송 당선자는 직설적이고 막힘이 없었다. 전교조와의 관계를 물었을 때도 “교사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어 다행”이라는 말로 가볍게 넘겼다.

교육계에서는 경기교사노조 급성장의 비결을 강한 소속감에서 찾는다. 조합원들이 스스로 키워간다는 생각이 강한 조직이라고 했다.

노조가 아니라 만들어 가는 노조이다. 가정교사로 출발해 올해 교직 15년차. 마흔살의 평범한 교사는 경기도 최대 교원단체 대표가 됐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년간. 지난 8~10일까지 실시된 위원장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99.58%가 찬성표를 던져 야무진 그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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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2021-12-13 15:17:19
조직혁신 TF는 학교 행정직의 의견은 완전 무시된 채 교원단체와 장학사들만으로 밀어붙였습니다. 팀에 있던 행정직과 행정직 노조가 왜 불참했겠습니까? 소통과 협업이 아니라 불통과 무대포로 강행하는 조직 혁신은 혁신이라 아니라 폭력이죠. 그동안 교원업무경감한다고 교무실무사 엄청 뽑아놓고 공무직 노조 파워가 커지니까 소수이고 약한 교육행정직에게 일감 떠넘기 궁리를 한다는 게 교원들의 혁신이란 겁니까? 교워노조는,같은 교육구성원과 상생하는 방향이 아니라 폭탄만 넘기면 그만이라는 극단적 집단이기주의 집단입니다

선생님 2021-12-13 13:57:01
교무학사전담교사제 연구한데서 좀 정상적인 집단인가 했더니 TF얘기에서 그럼그렇지 하고 갑니다. 그 TF는 어용노조와 시설직 즉 도교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구성된 협의체였으며 정작 현장에 있는 일반행정직들은 15차회의에서야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교도 '유출'이라는 표현을 썼고요. 정상적으로 협의된 사항도 아닐 뿐더러 본인들의 업무경감을 위해 타 부서로 밀어제끼는거 자체가 말이 안되는겁니다...귀가 있으면 일반인들 생각도 좀 들으세요. 사기업 공기업 막론하고 기함하더이다. 방학때 한달씩 사기업 인턴이라도 시켜야겠다며...그렇게 쓸데없는 잡무이고 경감이 필요하면 없애자해야지요?? 넘긴다는 업무 하나하나 왜 교무인지 반박해줄수 있는데?

권미란 2021-12-12 16:52:20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 2021-12-12 15:51:35
힘든 일에 앞장 서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12-12 10:23:12
경기교사노조 늘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