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만큼 참았다” .. 학교 업무분장 놓고 교원-행정직 정면충돌
“참을 만큼 참았다” .. 학교 업무분장 놓고 교원-행정직 정면충돌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11.22 18:16
  • 댓글 3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원업무경감을 둘러싸고 교원과 행정직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8시간 전일제 쟁취를 위한 초등보육전담사 결의대회'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교원업무경감을 둘러싸고 교원과 행정직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8시간 전일제 쟁취를 위한 초등보육전담사 결의대회'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원업무경감을 둘러싸고 교원과 교육행정직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교원들이 담당했던 업무를 학교 행정실에 이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촉즉발 상황이 됐다.

최근 공개된 경기도교육청 조직혁신 TF의 교원업무경감 시범운영 대상 사무 리스트에 따르면 그동안 교원들이 맡아왔던 업무 31개 항목을 적시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행정인력이 이를 담당하도록 했다.

리스트에 오른 교원업무경감 사무는 ▲회계업무 ▲강사채용 ▲학교운영위원회 ▲초등돌봄 ▲방과후학교 ▲교육홍보 ▲저소득층 학생지원 ▲계약제 교원인사 ▲학생 학적관리 ▲교과서업무 ▲스마트원격교육 ▲학업성적관리 ▲수업관리 ▲수석교사제 ▲교육공무원 연수 ▲시스템 권한 부여 ▲정보보호▲ 방송실 운영 ▲각종 안전훈련 ▲시설보호 ▲학생시상관리 ▲봉사활동관리 ▲환경관리 ▲유아학비 ▲유아원아모집 ▲유치원 방과후전담사 급여 ▲CCTV 관리 ▲각종 위원회 총괄 ▲특별실 관리 ▲수업시간표 작성 ▲학생증 발급 등이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교사들을 수업에 전념할 수 있게 행정업무는 행정직이 담당해야 한다다며 환영했다. 전교조는 이참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교사들이 행정업무를 담당하지 않도록 명문화 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한발 더 나갔다.

전교조 관계자는 22일 “유치원에선 교사가 회계 출납업무를 담당하고 초중학교 교사는 컴퓨터 등 정보기기 관리까지 맡고 있다. 게다가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필요한 인력채용업무도 교사 몫”이라며 “행정업무 부담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학교에서 ‘교육이 아닌 행정’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에게 부과되는 행정업무는 해마다 늘어 교사가 맡고있는 행정업무는 이미 포화상태”라고 강조했다.

반면 행정직들은 교원의 고유 업무까지 자신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며 분통을 터드렸다.

경기도교육청 자유게시판에는 조직혁신 TF안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박 모씨는 “교원업무 정상화가 목적이라면 교육행정직 업무는 비정상이 돼도 좋다는 말이냐”며 반박했다. 그는 “행정직원은 교사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교사를 보조한다는 생각에 업무를 마구잡이로 넘겨도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모씨도 “교원업무경감한다면서 ‘다과 접대’를 ‘행정직’이 수행해야 할 ‘업무’로 지정해놓은 것은 시대착오적 인권침해”라며 “이것이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원들의 머릿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개탄했다.

 

경기도교육청발 교원-교육행정직 갈등이 시간이 지나도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전국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전형준 서울시교육청 일반직노조위원장은 “경기도교육청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교원 업무를 행정직에게 떠 넘긴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수 없다”면서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전국단위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확정되지 않는 안이 외부로 유출돼 오해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교사 업무를 하교 행정실로 이관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진화에 나섰다.

한 관계자는 “전체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20개 학교를 시범 운영하는 것이고 이마저고 별도의 인력을 충원해 업무를 맡기는 것”이라며 “행정실로 이관하는 것은 오해”라고 잘라 말했다. 또 “31개 업무 중 현장 검증과정에서 ‘부동의’ 의견이 많은 10여개는 삭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양측이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기 보다 원만한 타협을 통해 새로운 선례가 만들어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조학규 서울교대 초빙교수는 “교원이 수업에만 전념토록 하는 것은 교사들의 오랜 꿈이고 너무 당연한 일”이라면서 “경기도교육청이 치우침 없는 행정력을 발휘, 교육현장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선례가 됐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 조직혁신 노력이 노노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오랜기간 논의된 사안이니 만큼 시범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교육행정전담교사제 신설이나 기간제교사들을 채용, 교사들이 맡았던 행정업무를 전담하게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0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 2021-11-22 21:00:42
과연 이런 업무이관이 학생들을 위한것인지 양심을 가지고 추진하였으면 합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정시퇴근하며 방학중 해외여행과 취미생활을 충분히할수있는 여건에서 일합니다 업무를 이관하면서 방학중 무노동무보수도 추진하면 인정하겠습니다

각자역할합시다 2021-11-22 20:55:18
학교 현장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밀어붙이는 말도 안되는 정책들. 역차별도 적당히 하세요. 교사라는 집단에 대해 호봉시작부터 방학때 말도 안되는 41조 연수까지 정말 할말 많지만 다 필요없고, 제발 더 떠넘길 생각 좀 그만하세요. 교사만 시험보고 들어온 공무원입니까? 제발 각자 자기 역할들은 합시다. 봉급 받는 만큼은 하자구요.

팩트 2021-11-22 20:12:57
업무이관목록 업무는 학교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50-70명의 교사가 나눠서 하는 업무입니다. 즉 1인당 1개정도가 되겠네요. 이 업무를 3-4명 있는 행정실에 이관한다는 내용이 빠졌네요. 제대로된 인원증원없는 이관은 잘못된거죠

지친다 2021-11-22 20:05:12
일년에 3개월을 방학이라는 이유로 근로없이 월급받는 조직이 교사입니다.
그런데 늘 피해자인척, 본인들은 열심히 하고 싶은데 세상이 본인들을 도와주지 않아 교육에 전념할 수 없다고 하시네요..

이익집단 전교조 타도 2021-11-23 03:27:40
허울좋은 교원업무경감
초등학교는 수업 끝나면 오후시간 조퇴, 육아시간, 병조퇴가 엄청나다. 규정상 복무 달수 있겠지.
본인들이 담당하는 교무행정업무가 업무량이 많다면서 교사 복무는 엉망인걸..
방학때 41조 연수달고 쉬면서 월급 따박따박 받으면서
그나마 방학기간내내 1~2일 출근하는것도 안하겠다고 하는 집단이다.
방학기간내내 교육청에서 날아오는 공문과 담당업무는 내던지고 있으면서
본인 업무가 과중하다고????
그런 교원업무를 경감해주겠다고 ???
일부 부장교사 업무과중한 건 인정.
하지만 일반교사들이 업무를 고르게 나눠 담당하지 않기때문에 그런거지
강사처럼 수업만하고 학생관리 안하겠다는게 교사 마인드라니..
학부모로서 공교육미래가 걱정된다 진심
이런사람들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