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은 고난도의 수학을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증가시키는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어려운 문제를 풀게해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기보다 학습부담을 줄여 수학을 수학답게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 이후 풍선효과로 수능 수학 성적을 통해 변별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는 바람에 고난도 수학 문제가 출제되고 이는 학교 수업만으로 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 수학 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행한 학생이 대다수인 수학 교실은 배움의 기쁨을 잃어버린 지 오래여서 학생들의 수학 실력 양극화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설문에서 교사들인 2022 교육과정에서 행렬을 고1 과정에 포함시키는 것에 반대했다. 설문결과 수학교사 66.3%는 행렬을 선택과목에 포함해야 하며 고1 과정에서 아예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13.4%로 나타났다. 가르쳐야 한다는 응답은 19.4%에 불과했다.

현재 교육부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디지털 산업 사회에서 행렬이 정보를 정렬하고 처리하는 중요한 방식이라는 점을 들어 고1 공통수학에 행렬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특정한 행렬 연산은 계산의 양은 많으나 학습에 있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고1은 9등급 상대평가여서 변별을 요구하는 문항을 출제할 수밖에 없어 고단도 행렬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교사들은 또 수학 수능 시험 범위에서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의 일부 삭제 또는 전면 삭제 등 축소를 주장했다.

설문에서 ‘수능 수학 시험 범위로 적절한 범위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현재처럼 수학1, 수학2를 범위로 하고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를 선택과목으로 하자는 의견이 32.5%로 가장 많았다.

수능시험 범위에서 기하 등 선택과목을 삭제하자는 의견도 과반을 넘었다. 학생들의 불필요한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험 범위 또한 축소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좋은교사운동은 밝혔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수학교육보다는 수학이 어렵고 흥미가 없어 엎드려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수포자 해결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교사는 “모든 학생이 수학의 모든 분야를 공부 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꿈에 맞게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다른 교사는 “어려운 수학 문제로 아이들 기운빼기는 여전하니 평가 방법의 개선이 절실하다”면서 “무얼 넣고 빼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수학을 좋아하고 평가에서 성취감을 얻게 할지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에서는 또 수학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수능 시험을 자격고사화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울러 2022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현장교사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 줄 것을 주문했다. <기사제보 edupress21@naver.com>

장재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