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증가에 수능 초비상..교육계 사실상 총동원령
확진자 증가에 수능 초비상..교육계 사실상 총동원령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0.12.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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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별도시험실 감독관 충원.. 수능날 교문앞 응원 금지

부산, 유초중고 모두 원격수업 전환 .. 광주, 비상 교통대책 훈련

교원들 “미장원도, 마트도 안가” .. 수능 가림막 민원나올까 우려

별도시험실 감독관 기피 현상 .. "수능 이후 배려 방안 마련해야"
1일 공개된 서울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 확진자 병원 시험장 모습
1일 공개된 서울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 확진자 병원 시험장 모습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수능을 이틀 앞둔 1일, 전국적으로 코로나 19 확산이 이어지면서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를 비롯 교육당국은 비상근무속에 사실상 총동원령이 내려진 상태다.

1일 현재 교육부에 따르면 순차적 등교가 시작된 5월 20일부터 이날 0시까지 코로나19 학생 확진자는 누적 1천34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인 지난달 30일과 비교해 하루 새 34명이 늘었다.

여기에다 지난달 29일 확진자 6명이 뒤늦게 반영된 사례까지 포함하면 총 40명이 늘어난 것이다. 교직원 확진자는 누적 258명으로, 8명 늘었다.

특히 확산세가 두드러진 서울 등 수도권은 자가격리 수험생이 늘면서 별도시험실 감독관 충원이 진행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감독관 예비후보에 들어있던 교사들이 감독관으로 차출되고 있고 교육청 장학사 등 전문직은 물론 일반 행정직들도 예비 감독관으로 대기 상태다. 수능 당일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갑작스레 별도시험실 감독관 선발을 놓고 교사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기피 하는 바람에 일부 학교에서는 대상자 선정에 애를 먹기도 했다.

손기서 서울 화원중 교장은 "별도 시험장에서 방호복을 입고 수능감독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교원도 있다"면서 "감염 위험을 무릎쓰고 감독에 나선 이들에게 수능 직후 적절한 보상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맞아 시험장 앞 응원 행사를 금지한다. 수능 당일인 3일은 물론 그 전날인 2일에도 응원을 금지키로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학부모들에게도 시험장인 학교의 교문 앞에서 대기하거나 모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부산 모든 유·초·중·고·특수학교가 2일부터 4일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1일 오후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며칠 사이 부산지역 학교 내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무증상 감염에 의한 n차 전파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는 오는 3일 광주 지역 40개 시험장에서 1만 6천378명의 수험생이 응시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지원하기 위해 수송 지원과 특별 교통관리 대책을 시행한다.

광주경찰청은 이번 수능 교통 대책에는 경찰관·모범운전자회 등 401명과 순찰차·경찰 오토바이 등 79대 차량이 동원된다고 1일 밝혔다.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이날 수능 관련 입장문을 내고 "안전하고 건강한 수능은 도민 여러분의 참여로 완성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주고, 일상을 잠시 멈춰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 교육감은 "도민들이 수험생을 지키는 백신이 돼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방역상황 점검을 위해 서울시내 한 입시학원을 찾은 박백범교육부차관이 학원 관계자로 부터 체온 체크를 받고있다.
방역상황 점검을 위해 서울시내 한 입시학원을 찾은 박백범교육부차관이 학원 관계자로 부터 체온 체크를 받고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강원도 소양고등학교를 찾아 수능 대책을 점검했다. 유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 시험장을 113개소 운영하고,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병원·생활치료센터, 일반 시험장 내에도 혹시 있을지 모를 유증상 수험생을 위한 별도 시험실을 마련해 철저한 방역 하에 시험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 시험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수능 시험을 마친 후 대학별 평가 일정을 고려했을 때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12월에 시행되는 만큼 폭설이나 날씨 등의 문제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사상 초유의 코로나 수능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고등학교 교장은 “일주일째 이발소를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혹시 모를 만일의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집과 학교이외에는 문밖 출입을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고등학교 여교사는 “주말에도 배달음식으로 해결하고 마트에 가서 장보는 것도 수능날까지 모두 중단했다”며 “동료 교사들 모두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장 교사들은 이번 수능에서 코로나 감염 확산 예방을 목적으로 설치한 가림막이 학생들 시험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고등학교 교감은 “추운 날씨 탓에 난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책상앞에 가림막을 둔다고 한들 예방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수능 시험 중 가림막 판이 떨어지거나 하는 일로 민원이 제기될 경우 학교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어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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