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의 눈] 교육공무직은 비정규직인가?
[에듀프레스의 눈] 교육공무직은 비정규직인가?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9.07.01 10: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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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희정 서울실천교사모임대표
한희정 서울실천교사대표
한희정 서울실천교사대표

아니, 더 정확하게 묻자. ‘교육공무직은 비정규직 보호법의 대상이 되는가?’ 다음백과사전에 따르면 비정규직 보호법은 “기간제 노동자나 단시간 근로자와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노동위원회법”이 대표적인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법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 단시간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라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그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에 비하여 짧은 근로자”이다. 같은 법 제4조는 기간제근로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사업 완료 기간을 미리 정한 경우, 휴직이나 파견으로 결원을 복귀시까지 대체하는 경우, 학업이나 직업훈련으로 인한 대체로 기간이 정해진 경우,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라 고령자를 채용하는 경우, 전문직인 지식이나 기술 활용이 필요한 경우나 정부의 복지정책 및 실업 대책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해 채용하는 경우,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를 예외로 정하고 있다.

전국의 학교에 있는 교육공무직이 비정규직 보호법의 대상인가, 2018년 하반기 서울시 모교육지원청의 교육공무직 채용 공고를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1] A교육지원청 2018년 하반기 교육공무직 응시조건
[그림1] A교육지원청 2018년 하반기 교육공무직 응시조건

서울의 한 지역교육청의 공무직채용공고를 보면 우선 공무직의 대상이 되는 직종이 많다는 것에 놀란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의 조례에 따르면 구 학부모회직원, 교육실무사(교무,과학실험,실습,사서,전산), 교무행정지원사, 유치원교육실무사, 중학교 사서, 사무행정실무사, 프로젝트조정자, 지역사회교육전문가, 유아교육복지전문가, 유치원에듀케어강사, 유아교육사,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초등돌봄전담사, 특수교육실무사, 특수에듀케어강사, 특수교육지원센터전담인력, 전문상담사, 학부모상담사, 수련지도사 무려 25개 직종이나 된다.

물론 모든 학교에 25종의 실무사가 다 근무하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를 기준으로 한다면 교육실무사 4인(교무, 사서, 전산, 과학실험), 교무행정지원사, 조리원, 초등돌봄전담사, 특수교육실무사 등 최소 8개 직종이 있다. 왜 그리고 언제부터 학교에는 이런 직종이 많아졌을까? 이들의 노동조건은 어떨까? 명칭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정부의 교육시책과 함께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과학실이 보급되면서, 돌봄교실이 들어오면서, 방과후 프로그램이 들어오면서, 특수교육 지원이 확대되면서, 학교급식이 시작되면서 대체로 그렇다. 단기간에, 적은 비용으로 급조하며 만들어졌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교육공무직의 채용조건은 어떤가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2] A교육지원청 2018년 하반기 교육공무직 보수 및 근로조건
[그림2] A교육지원청 2018년 하반기 교육공무직 보수 및 근로조건

일단 계약기간은 채용부터 만60세 정년까지 보장되어 있으니 비정규직보호법의 대상이 아니다. 근무일수와 보수는 매년 교육공무직 처우개선 계획에 따라 달라지지만, 주당 40시간 근무를 기본으로(시간제는 20시간) 월 기본급이 명시되어 있으며, 가족수당, 교통보조비, 근속수당, 정액급식비, 명절휴가비 등이 지급되며, 직종에 따라 위험수당 등도 지급되고 있다. 교육공무직이 사용하는 연가, 병가 등을 위해 대체인력으로 들어오는 단시간 노동자 역시 비정규직 보호법의 대상이 아니다.

영어회화전문강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오렌지 영어교육을 하겠다고 만들어낸 직종이다. 초중등교육법 제22조 산학겸임교사, 명예교사, 강사 등에 대한 조항에 대해 대통령령만 고쳐서 영어회화전문강사라는 희대의 직종을 만들어냈다. ‘전문성’을 이유로 학교에 들어오는 여러 강사들 중에 유일하게 단독 수업권과 학생 평가권을 갖고 있으니 이들 역시 비정규직보호법의 대상이 아니다. 초기에는 1년 단위 계약이었지만, 2년에서 4년으로 계약기간을 명시해 놓았으니 이 역시도 비정규직보호법의 대상이 아니다.

'학교체육진흥법'으로 들어온 스포츠강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 직종을 만들어낸 정부는 처음에는 특별교부금을 교부해서 마치 그냥 주는 것처럼 생색을 내다가 점차 시․도 교육청으로 비용 부담을 전가하여 현재는 시․도 교육청이 부담하는 비용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의 방과후 강사는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이들이다. 산학겸임교사는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기업이나 산업현장 근무 경력이 있는 경우 채용되는 교사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수업과 관련된 직종은 교육계의 희망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탁상공론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언론들이 팩트 확인도 하지 않고 이들을 통칭하여 “학교비정규직”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당한 것인가? 법률이 명시하는 “비정규직”과 시민이 인식하는 “비정규직”은 같은가, 다른가? 물론 모든 노동자는 처우를 바꾸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공무직들이, 각종 교․강사들이 현재의 비정규직 보호법은 비정규직을 위한 법이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법이라고 주장하고, 호봉제와 정규직화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정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팩트는 분명하게 하자.

소위 진보교육감이 시․도 교육청의 수장이 되면서 지난 10여년간 교육공무직들의 처우는 많이 개선되었다. 물론 직종에 따라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인정한다. 문재인 정부 역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공무직 응시자격과 채용 및 근무 조건을 볼 때 대표적인 공공부문인 학교와 시․도 교육청의 교육공무직과 각종 교․강사가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얼마전 MBC에서 서울의 모 중학교 조리원이 교사들 회식하는데 안주를 만들라고 했다는 교사들의 갑질 내용을 보도했다. 필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40분 넘는 인터뷰에 그 일화는 옛날에 겪었던 일을 짧게 언급한 것이었는데 그 부분만 보도가 되어 당사자가 힘들어하고 있으며, 정정보도를 요청했단다. 이쯤 되면 우리는 도대체 누구를 의심해야 하는가? 정규직 교사가 교육공무직들의 투쟁 대상인가? 특종을 노리는 언론이라고 하기에도 씁쓸하다.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언론은 “교육”문제를 갖고 이렇게 갈라치기를 하거나 왜곡, 확대해서는 안된다.

7월 3일 파업을 앞두고 있는 인천의 모 초등학교 급식실에 학부모들이 찾아가 파업에 대해 항의를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 역시 부풀리기인지 팩트 체크가 필요하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시대가 암울하다. 노동자들의 파업은 기본권이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파업을 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정말 팩트에 기반한 것이냐, 누군가의 어떤 의도가 들어있느냐를 읽고 찾아내고 비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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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2019-07-02 10:13:12
구구절절 옳은 말씀.
무기계약직을 비정규직이라고 일반화 하여 사실을 왜곡하는 보도는 자제해야 합니다.
사실을 정확히 알고 보도해야지.. 언론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