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청년들의 도전과 열정을 위한 단상
[교육칼럼] 청년들의 도전과 열정을 위한 단상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05.31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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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2015년 개봉한 한국 영화이다. 스포츠신문 연예부 수습기자(도라희, 박보영분)의 전쟁터 같은 첫 직장생활, 사회생활 특히 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다. 킬링타임용 영화로 가볍게 보기에 좋은 영화다.

우리사회는 언제부터인가 3포세대(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 세대), 5포세대(3포세대+내 집 마련, 인간관계), 7포세대(5포세대+꿈, 희망)를 넘어 포기한 게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는 ‘n포 세대’에 이르고 있고, ‘헬(Hell) 조선’, ‘인구론’, ‘열정 페이’, 'NEET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흙수저 금수저’ 논란 등 젊은 세대의 좌절과 절망, 체념과 자조를 상징하는 신조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관련된 사회경제적 지표들도 하나같이 암울한 것이 많다. 이와 같은 세태와 분위기 속에서 젊은 세대의 ‘꿈과 희망, 도전과 열정’은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라는 영화 제목처럼 거론하기조차 어려운 분위기다.

하지만 청년실업 문제를 포함하여 많은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청년들이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잘 하는 분야에 도전하고 투신하는 것 이상의 근본적인 해법도 없다. 아무리 현실이 팍팍하고 어렵더라도 ‘꿈과 희망’이 있는 한 미래가 있고 창조가 이루어지며, 이는 청년들의 취업 문제를 넘어 우리의 삶을 영위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화두이다. 인간의 여러 기본적인 욕구중 최상위 단계라고 하는 자아실현(self- actualization)을 이루는 과정에서도 그 관건이 된다. ‘꿈과 희망, 도전과 열정’은 성공한 삶, 책임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가장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기실 인간의 사회생활, 직장생활에서 힘들지 않고 어렵지 아니한 노동과 직업은 얼마나 있겠으며, 도전과 열정, 창의와 혁신 없이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분야는 또 얼마나 있겠는가?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는 전국 유일의 국립 전문대학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2002년) 설립된 국립대학이기도 하다. 장애학생이 전체 재학생의 1/3을 차지하는 이른바 고등교육단계 장애인통합교육을 취지로 설립된, 경기도 평택시 소재 조그마한 대학이다. 필자의 직업상 내지 직책상(?) 청년들의 ‘꿈과 희망’ ‘도전과 열정’은 필자가 학생, 교직원들에게 자주 강조하는 말이다. 이 말을 할 때 마다 떠오르는 생각 또한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라는 영화 제목이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사회 기성세대들은 청년들의 꿈과 희망, 도전과 열정을 북돋우기 위하여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문(自問)하게 되고 자괴감(自愧感)이 들기도 한다.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꾸고, 도전하기 어려운 현 세태는 물론 지극히 구조적이고 사회문화적인 현상이다. 경제·산업 및 노동·고용의 구조적 과제는 차치하더라도 학벌과 인문숭상 풍토, 직업에 대한 편견이 아직도 여전하고, 사회적 상승이동의 동력이 많이 떨어진 작금의 우리 사회에서 간편한 해결방안을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회문화 현상이 항상 고정적이지는 않다. 우리나라는 해방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이미 압축적인 변화를 경험한 바 있다. 짧은 기간에 전형적인 농업국가, 농촌사회에서 세계적인 통상국가로 변화하였다. 가족, 결혼, 출산, 의례, 직업 등에 관한 우리사회의 문화와 풍토, 인식과 가치관도 많이 변하였다. 우리사회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보다 선진적인 정치·경제체제 실현과 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교육체제, 보다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사회문화 풍토 조성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기성세대의 중요한 임무와 책임 중 하나는 청년들의 인식과 행태를 탓하고 질책하기보다 이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고 노력할 수 있도록 여건, 환경을 조성하고, 실질적인 대안과 경로를 끊임없이 제시하고 도와주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혁신의 상징인 Silicon Valley에서도 벤처 창업의 성공률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한다. 도전에 불가피 따르는 실패가 지금 우리사회처럼 인생의 족쇄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자산이 될 수 있는 시스템과 사회문화 풍토를 조성하는 일도 기성세대가 해야 할 중요한 몫이다. 그 과정에서 교육의 역할 특히 대다수 청년학생들을 포용하고 있는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문명사적 전환과 변혁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다가오는 불확실성의 시대, 변화의 시대는 한편으로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기회는 대부분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찾아온다. 국가적 역량을 함께 모아야 할 때이다.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변하지 않는 덕목이 하나 있다면 ‘꿈과 희망, 도전과 열정’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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