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태무 이사장, “진정성 있는 리더 육성이 대한민국 미래 원동력이죠”
선태무 이사장, “진정성 있는 리더 육성이 대한민국 미래 원동력이죠”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04.22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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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지도자육성장학재단 선태무 이사장에게 듣는다

[에듀프레스=장재훈 기자] 지난 1971년 설립된 한국지도자육성장학재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가 세운 장학재단이다. 경제적 빈곤으로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도모, 국가 발전의 초석이 될 유능한 인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교육부 전신인 문교부가 설립을 주도했고 설립위원장은 백두진 당시 국무총리가 맡을 정도로 국가적 사업이었다. 그로부터 47년 이 흐른 지금, 한국지도자육성장학재단(이하 재단)은 연인원 4만 5천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명실 공히 국내 최고의 장학재단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지난해 22대 이사장에 취임한 선태무 이사장은 <에듀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속의 한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지도자들이 자신이 속한 조직과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 역시 공동체 발전을 위해 헌신과 봉사하는 진정한 지도자를 얼마나 육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지도자들에게 보다 많은 장학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장학기금 확충하고 다양한 장학 사업을 활성화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선이사장과 일문일답.

- 어느 시대건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재단이 추구하는 지도자 상은 무엇인가요?

“훌륭한 지도자는 주어진 여건에서 자신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정확한 상황 판단과 자아인식의 바탕 위에 정직하고 개방적인 인간관계로 사회와 조직의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 어떤 학생이 장학생으로 뽑히나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육성한다는 취지에 맞게 확고한 인생의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학생, 우리 사회와 국가가 직면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는 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 재단 장학생이 되기 위해서는 까다롭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재단의 장학생 선발은 매우 신중하고 공정하게 진행됩니다.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중에서 대학에서 추천한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고요, 자기소개서와 성적표를 제출하면 서류전형과 면접 두 단계 심사를 거쳐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작년까지는 학업성적과 경제사정을 보고 장학생을 선발했으나 올해부터는 고교나 대학에서 학생회장을 경험했거나 학술연구대회에서 입상한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어 선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재단이 차세대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하는 만큼 리더십을 갖춘 학생들을 적극 지원, 장학금의 성과를 높이려는 것입니다.(재단이 밝힌 가산점 대상자는 ▲학생회장·부회장 ▲대학 방송사·학보사 국장 ▲동아리 회장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자 또는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자 ▲각종 학술논문공모전 입상자 ▲전국 규모 웅변대회 입상자 ▲선·효행 봉사상 수상자 ▲학교나 지역사회 명예를 드높인 학생 등이다.)

- 재단 장학금이 다른 장학재단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지도자육성장학재단이란 명칭에 걸맞게 리더십을 경험한 학생이나 뛰어난 창의력으로 실력을 입증한 학생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실제로 장학금액도 수업료(등록금) 전액과 매년 200만 원의 학업보조비를 추가로 지급, 학생들이 마음 놓고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죠.“

- 그동안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어느 정도 되나요?

” 재단 설립 이후 지금까지 연인원 4만 5천여 명에게 총 55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수혜자 중에는 정계, 금융계, 교육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성적위주 선발이어서 대학교수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추세가 좀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 김연아 선수도 재단 장학생 출신이라면서요.

”김연아 선수뿐 아니에요. 수영의 박태환, 배드민턴 이용대 등 스포츠 스타들이 우리 재단 출신이죠. 또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 김한길 전 의원, 김춘진 의원, 박영선 의원, 박철 전 한국외대 총장. 김중현 전 교과부차관 등이 재단 장학금으로 공부하신 분들입니다.“

-재단은 매년 14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장학금에 대한 철학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아시다시피 장학금이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기본이죠. 하지만 부수적으로는 장학금 받는 학생이 국가와 사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선순환인 것이죠. 저도 고교시절 수업료를 면제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어 지금도 매년 100만 원씩을 모교에 기부하고 있고요. 지금은 국가장학금도 있고 각종 장학재단에서 지원하는 게 많아 돈 없어 대학 못 간다는 말은 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도움에 감사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보답하려는 마음만은 변치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장학금 선순환의 대표적 사례가 한국지도자육성재단이라고 들었습니다.

“ 고맙게도 많은 재단 동문들이 후원해 주고 있습니다. 매년 6천만 원 가량의 기금을 찬조해 주고 있어 재단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관광대학 재학 시절 장학금을 받았던 한 동문께서 이름이나 연락처 등을 일체 밝히지 않은 채 300만 원이란 큰돈을 후배들을 위해 선뜻 기부해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동문들의 보이지 않는 후원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장학금뿐 아니라 장학사업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던데요. 올해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요.

“장학금만 지급하던 시대는 지났어요. 이제는 정신적 장학금, 즉 장학사업도 중요한 과제가 됐습니다. 우리 재단의 경우 학생들의 리더십 함양을 위해 멘토링 활동, 장학생 연수교육, 장학생 동문 간담회 등을 통해 장학생 사후관리에 보다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 각계각층에 진출해 있는 동문 선배들을 멘토로 활용, 후배 장학생인 멘티들에게 다양한 성공 경험과 지혜를 전수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자 합니다. 연간 1회 실시하던 장학생 연수교육도 올해부터는 하계 연수를 추가,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연수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장학금 지급과 장학 사업을 수행하려면 기금 확보가 제일 중요한데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장학기금은 주로 부동산 매각 대금 300억 원의 현금 기금 운용수익 및 임대수익 등 연간 15억 원을 조성,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저금리 시대를 맞아 기금 운용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일정 부분 수익형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 재단 운영하다 보면 어려움도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크게 두 가지에요. 하나는 저금리입니다. 대부분 장학재단들이 이자수익으로 장학금을 주고 있는데 금리가 낮다 보니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아요. 또 한 가지는 지나친 규제입니다. ‘공익법인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 등 각종 법규에 따른 규제가 너무 심해요. 예컨대 채권은 안전한 종목에만 투자가 가능하고 주식 등 고수익 상품에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원칙적으로 투자가 불가능합니다. 기부금에 대한 세제 혜택도 법정기부단체는 개인 100%, 법인 50%로 설정돼 있지만 우리 같은 일반 장학법인은 개인 30%, 법인 10%로 차별하고 있습니다. 저는 장학재단들의 기부금 모금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 경기 침체로 많은 젊은이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높은 실업률과 치열한 경쟁 등 우리 대학생들은 참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1980년대 이후 청년들이 취업하기 쉬웠던 해는 거의 없었습니다. 현재의 기성세대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부단한 노력으로 직장을 잡고 대한민국을 건설했다는 사실을 인정해 줬으면 합니다. 학창시절 꿈을 크게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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