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지쳤다, 가르칠 제자가 없다” .. 현직 의대교수 사직원 공개
“너무 지쳤다, 가르칠 제자가 없다” .. 현직 의대교수 사직원 공개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4.03.21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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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의과대학 교수가 공개한 사직원
서울지역 의과대학 교수가 공개한 사직원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을 발표한 다음날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교수가 “너무 지쳤다”며 쓴 사직원을 공개했다.

해당 교수는 21일 의사 커뮤니티에 “사직서를 제출합니다”라는 짤막한 제목의 글과 함께 친필로 쓴 사직원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글에서 “계속 환자를 진료하고 싶으나 도움의 손길이 없습니다. 너무 지쳤습니다”라며 절박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가르칠 제자가 없습니다. 연구를 할 수 없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전공의는 물론 학생들마저 휴학 신청을 내고 떠나버린 의료 현실을 개탄했다.

그러면서 사직 사유를 ‘번 아웃’(BURN OUT)이라는 단 한마디만 적었다.

한편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강행에 맞서 단체 사직서 제출과 진료 축소를 시사하고 나섰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달 25일부터 외래·수술·진료를 주 52시간 이내로 유지하고 다음 달 1일부터 외래 진료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주요 대학병원의 진료 축소로 이어지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교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25일부터 주 52시간 이내에 외래·수술·입원 진료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4월 1일부터는 응급 및 중증 환자의 안정적인 진료를 위해 외래 진료를 최소화하기로 결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게 모두 생명을 담보로 일하는 사람들이 그 생명이 다칠까 봐 그 우려에서 선택한 일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중앙대 의대교수들도 입장문을 내고 사직서 제출 의사를 천명했다. 이들은 ‘사직의 변’이라는 글을 통해 “오랜 기간 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중대사인 교육 계획을 밀실에서 원칙 없이 획책하고 서둘러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이것이 의료개혁이라 주장하지만 이것은 개혁이 아닌 개악이다. 한 명 더함도, 빠짐도 없이 똑 떨어지는 2000명을 고집하는 것은 근거도 없고, 실현도 불가능하며, 의료를 파국으로 몰고갈 만한 미신적인 정책 오류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폭압적 독선을 저지하기 위해 저희 중앙대학교 의료원 교수 일동은 어쩔 수 없이 3월 25일 개별적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며 이는 교수 개개인의 안위를 위함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는 정부를 향한 몸짓”이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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