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소리] 영양교사 배치 늘려야 한다
[현장의 소리] 영양교사 배치 늘려야 한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4.02.10 23:2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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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급식 및 영양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

미각은 뇌와 연결된 감각이다. 맛과 관련된 분자가 혀와 코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면 전기신호로 변해 뇌로 전달되고, 기록․저장된다. 아직 자극적인 맛을 느껴본 적 없는 아이들은 마치 백지와 같은 상태이다. 여기에 이른 시기부터 자극적인 맛을 알게 되면 그 맛을 기억하고 더 원하게 된다. 문제는 어린이들이 어른보다 자극적인 음식 맛에 쉽게 중독돼, 먹기 전 식생활로 되돌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어린이는 자극적인 맛에 열성적으로 반응해 계속해서 자극적인 음식만 찾으려는 미각 중독이 나타나기 쉽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전체 연령에서 3~5세 유아와 12~18세 청소년만 평균 당류 섭취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10%)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일일 섭취량도 과량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적 자극적인 맛에 노출되면 비만은 물론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식습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극적인 음식은 자극적인 입맛을 불러 맵고, 짜고, 단 음식만 찾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단맛을 내는 탄수화물은 뇌에서 유일하게 사용하는 에너지원이라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섭취할 때마다 쾌락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비되고, 뇌는 단 것을 맛보며 느꼈던 쾌락을 반복해 느끼고 싶어 한다.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지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남은 탄수화물이 체지방으로 쌓여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점점 살찌고 있다. 지난 15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시기를 지나며 학생 5명 중 1명이 비만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5.1%였던 학생 비만비율은 19%로 늘었다. 학생들의 식습관 변화도 나타났다. 2019년 대비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햄버거, 피자, 튀김 등) 섭취율’은 높아졌지만 ‘채소 매일 섭취율’은 낮아졌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패스트푸드 섭취율(▲2.89%)’이 눈에 띄게 늘었고 이들의 ‘채소 매일 섭취율(▼1.3%)’은 줄었다.

이렇게 우리 학생들은 지금 비만과 각종 질환 발병의 높은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학교급식은 더 이상 학생들의 끼니를 채우는 곳이 아니다. 학교급식과 영양․식생활 교육은 학생들의 평생 건강을 책임질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해주는 교육의 일환으로 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 영양교사 직무분석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고려대학교 조대연 교수는 전국 초․중․고 영양교사 3,565명을 대상으로 직무분석에 관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직무분석을 위해 과업별 수행여부 및 수행빈도와 시간을 설문조사로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직무분석 결과에 따르면, 영양교사의 일 평균 근무시간은 11.14시간으로 산출되었다. 지역에 따른 근무시간은 대도시>중소도시, 도서벽지>읍면지역 순으로 많았으며, 학급수에 따른 근무시간은 36학급 이상>8~35학급>7학급 이하 순으로 많았다. 학생 규모에 따른 근무시간은 751명 이상>151~750명>150명 이하 순으로 많았다.

영양교사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 11.14시간 중 영양관리는 5.17시간(55.38%), 행정업무는 3.46시간(31.04%), 교육 및 상담 부분은 1.51시간(13.59%)을 차지하였다. 가장 자주 수행하는 과업으로 식단작성(1.077시간)과 배식관리(0.916시간)가 있었으며, 가장 적게 수행하는 과업으로는 전문성 개발하기(0.15시간), 영양상담하기(0.07시간)이 있었다. 영양교사의 고유 업무인 영양관리 및 식생활교육을 위해서는 영양관리와 행정업무의 부담을 줄이고, 영양교육 및 상담시간 확보를 위해 영양교사 추가배치 및 업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 영양․식생활 교육을 실시함에 있어 어려운 점

1. 교육 시간 확보의 어려움

현재 A학교는 급식인원 총 846명(학생766명, 교직원80명)에 40학급으로 식당배식 형태로 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식당배식의 경우 약 1시간 40분 동안 배식이 진행되며, 조리종사원과 배식 인력은 총 22명이다. B학교는 급식인원 총1,865명(학생1,742, 교직원123명)에 57학급으로 식당배식 형태로 급식을 운영한다. 식당배식의 경우 약 1시간 40분 동안 배식이 진행되며, 조리종사원과 배식 인력은 총 28명이다.

급식이 생산되는 과정은 크게 식단작성-검수-전처리-조리-배식-세척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생수가 많은 과대, 과밀학교의 경우에는 식재료의 양도 자연스레 많아지며 이에 따라 급식 생산 전 과정을 관리하는 소요 시간이 증가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그 이유는 급식은 영양교사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많은 급식 관련 종사자의 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재료 배송을 위한 배송업체부터 검수, 전처리, 조리, 세척을 실행하는 조리종사원, 맛있고 건강하게 조리된 음식을 배식하는 배식 인력이 필요하다. 이렇다보니 다양한 구성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를 잘 수행하는지 관리하는 것이 급식이 생산되는데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급식 생산에는 위생과 안전이라는 중요한 관리 요소가 있기 때문에 생산 과정 중 한 과정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급식 제공에 차질이 생긴다. 식재료에 문제가 있을 경우, 또는 아무리 좋은 식재료가 들어올지언정 그것이 제대로 조리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제대로 배식 되지 않는다면, 또한 먹는 장소나 기구가 위생적이지 못한다면... 이렇게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이를 관리하는데 행정적인 업무가 수반되어 교육 시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잘못된 신체상과 식습관으로 학생들의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 초․중학교보다 아무래도 대입체제로의 교육이 우선이다보니 영양․식생활 교육 시간 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 아닐까? 안타깝게도 밥 한끼 먹는 것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여기지만, 영양․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은 크게 여기지 않는 듯 하다. 하지만 남녀노소 불문 건강이 중요하지 않은 연령대가 있을까? 학교급식은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은 물론이요, 영양․식생활 교육을 통해 자신의 생애주기에 맞게 건강을 관리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중요한 교육과정 요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2. 표준화된 영양교육 프로그램 부재

현재 각 시․도 교육청, 대한영양사협회, 식품의약품안전처, 학교보건진흥원 등에서 영양․식생활 교육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영양․식생활 자료는 부족한 현실이다. 그 이유는 표준화된 영양교육 프로그램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교육 주제부터 교육자료 제작까지 영양교사 혼자 모두 해야 한다면 부담감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 학교 영양․식생활 교육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

1. 과대학교 및 2식 이상 학교 영양교사 추가 배치

영양교사는 3식 기숙사 학교를 제외하고는 학생 수와 상관없이 학교당 1인 배치되어 있다. 현재 보건교사는 학생 수 증가에 따른 업무량 증가를 인식하고, 36학급 이상의 학교에 2명 이상의 보건교사를 배치하도록 하는「학교보건법 시행령」이 개정・시행되었다. 영양교사 역시 학생수 증가에 따른 업무량 증가로 교육 시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건강한 급식 제공도 중요하지만 영양․식생활 교육이 수반되지 않는 단순한 급식 제공은 학생들의 식생활 교육에 한계가 있으므로 과대학교에 영양교사 추가 배치가 필요하다.

2. 표준화된 영양교육 프로그램 개발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맞게 영양교육도 체계적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표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르치는 주제, 내용, 활동, 자료 제작에 대한 업무 부담이 줄어들어 영양․식생활 교육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일관된 교육을 받을 수 있어 건강관리 능력이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초-중-고등 과정이 연계된 영양․식생활 교육과정을 정비하고 이에 따른 표준화된 영양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3. 교육환경 개선

학교급식은 영양․식생활 교육과 연계할 때 효과가 배가 된다. 예를 들면, 시금치무침을 학교급식으로 제공하기 전에 시금치의 영양적 효능에 대해 학습한다면 학생들의 시금치무침 섭취율은 상승한다. 또 내가 직접 시금치무침을 만들어서 먹는다면, 이 역시 시금치무침 섭취율은 상승한다. 매일 급식에 나오는 식재료의 정보, 영양적 효능을 식생활교육관(식당)에서 지속적으로 노출 시켜 준다면, 학생들에게 교육적 효과는 매우 클 것이라 기대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학교 정보 인프라 사업에 포함하여 무선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고, 영상 장비(대형 스크린, 전자게시판, 빔 프로젝트 등)를 설치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더불어 활동 중심 영양․식생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영양교육실 설치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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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혁 2024-04-04 00:08:11
영양교사 늘이는 것에 찬성합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수업도 중요하지만, 영양학 적으로 균형 잡힌 식습관을 길러 건강한 삶을 살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건강한 삶에 올바른 식습관이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짜증난다 2024-02-20 08:49:29
영양교사는 무슨....영양사지
영양사로 직종 변경하라

김희라 2024-02-18 11:07:47
비교과교사란 수업이 주된업무가 아닌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는 교사란다.

네모네모 2024-02-16 01:00:34
비교과 교사분들은 증원을 말하실거면 규정화된 수업 시수부터 요구하고 말하세요. 보건 제외하면 규정화된 수업 시수도 없어서 어느 학교는 수업 하나도 안 하고 교사 월급 받아가잖아요. 본인들끼리 협의해서 수업 시수 확실히 한 다음 증원 요청을 하셔야지 누구는 수업 하고 누구는 수업 안 하는 상황에 무작정 증원만 요구하시면 어떡합니까

비교과아웃 2024-02-15 13:05:40
수업을 해야 교사지요.. 수당이랑 온갖 이익은 누리려고 하면서 왜 학교 업무, 교사본질업무인 수업은 외면합니까? 이러니 영양교사가 아니라 영양사를 뽑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