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는 수능, 수험생에겐 불수능”
“킬러문항 없는 수능, 수험생에겐 불수능”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3.11.16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능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렵게 출제
쉬운 수능 예상했던 수험생들 당혹
n수생 늘어 난이도 높여 .. 입시지도 쉬울수도

수능이 치러진 16일 한 수험생이 고사장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출제 당국은 웃었을지 모르지만 수험생들은 울고 싶었을 것입니다.”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날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나자 한 입시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EBS 현장교사단은 올해 수능이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다며,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국어 지문은 EBS 연계도를 높이면서도 정교한 선지로 난이도를 높였고, 수학은 계산량을 줄이면서도 종합적인 개념 이해가 필요한 문제가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영어도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EBS는 문제풀이 기술보다는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항을 다수 배치해 전체적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난이도가 지난해 수능보다 높아지면서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불수능에 가까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부가 킬러문항 배제 원칙을 천명하면서 수능이 쉬울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시험장에 들어선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 입시 관계자는 "출제 당국에서는 킬러문항 없이도 변별력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둬 만족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킬러문항 배제, 변별력 확보라는 미션 수행을 위해 출제진이 많은 고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잡한 계산식에 배배꼬아 만든 문항을 없었다 하더라도 수험생들이 어려워 할 만한 고난도 문항은 제법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학 22번의 경우 사실상 킬러문항에 해당한다는 지적들도 많다.

또 다른 입시 관계자는 "킬러문항 배제라는 레토릭은 살렸을지 몰라도 개운치 않은 성공"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정성적 용어인 킬러문항은 없었다 하더라고 수능 난이도가 높았다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쉬운 수능 기대감에 n수생이 크게 늘어나자 부담을 느낀 출제 당국이 문제를 어렵게 출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학생들을 한줄로 세우는 데는 용이해 입시 지도가 의외로 쉬울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윤석열 대통령 표 수능인 킬러문항 없이 치러진 이번 수능의 성패여부는 채점결과에 따라 가늠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024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교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며 "대학 교육에 필요한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 주어진 상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추리하며 분석하고 탐구하는 사고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출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