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권에 올인한 정성국 .. 오직 선생님만 보고 뛰었다”
[인터뷰] “교권에 올인한 정성국 .. 오직 선생님만 보고 뛰었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3.06.19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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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초등 평교사 출신 교총 회장 "교육계 신선한 충격"

생활지도권 입법 큰 성과 .. 가짜 아동학대 신고 차단
정성국 회장은 교총 75년 사상 첫 초등 평교사 출신 회장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교총회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정 회장은 오직 선생님만 보고 뛰었다고 1년 소회를 밝혔다.
정성국 회장은 교총 75년 사상 첫 초등 평교사 출신 회장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교총회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정 회장은 오직 선생님만 보고 뛰었다고 1년 소회를 밝혔다.

[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오직 선생님만 보고 달려왔다.” 20일 당선 1주년을 맞는 정성국 교총 회장의 소회는 간단명료했다.

그는 교총 75년 역사에서 최초의 초등 평교사 출신 회장이다. 교총 회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평교사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아 지난해 6월 20일 38대 회장에 당선돼 교육계 안팎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정 회장은 당선 이후 현장 제일주의를 내걸고 교권 회복에 전력투구했다.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라는 슬로건으로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선생님들 곁에서 아픔을 함께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 결과 생활지도권을 보장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이달 28일부터 시행된다. 정당한 교육 활동과 생활지도에 면책권을 주는 법령 개정도 진행 중이다. 속수무책 추락하던 교권에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

이뿐 아니다. 교원연구비 차등지급은 폐지됐고 교육계 비본질적 행정업무 경감과 폐지도 조만간 성과를 낼 전망이다.

담임·보직교사 수당 20만 원 인상과 교원평가 성과급 폐지,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등 숙원 사업 해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육현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교총 잘한다’ ‘역시 교사회장 정성국’ 등 응원 전화와 문자가 교총으로 쏟아졌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은 최근 <에듀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행동이 되는 교총’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총회장이 간다’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애환을 듣고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활동 보호3법’(초‧중등교육법, 아동학대처벌법,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을 반드시 완수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등이 근절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또 지난 5월 15일 스승의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념식에 초청돼 윤 대통령과 만난 일화도 공개했다.

연로한 은사들을 초청해 세심하게 배려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특히 "선생님이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실 때 교원의 한사람으로서 뿌듯했다고 술회했다. 

- 20일이면 당선 1년이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제38대 회장 취임식에서 ‘교원이 소신 갖고 열정으로 가르칠 교육환경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이 엊그제 같다. 현장이 염원하는 7대 교육현안을 내걸고 오직 선생님만 바라보며 하나하나 해결하기 위해 1년을 달려왔다.”

- 교총 역사상 최초의 초등 평교사 출신 회장인데.

“교총의 변화를 갈망하는 요구의 분출이었다고 확신한다. 당선 직전까지 학교 현장을 지켜온 저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지지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제게 주어진 책무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행동이 되는 교총’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다고 믿고 지금까지 학교를 찾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교총회장이 간다!’ 학교 방문 정책 간담은 그 일환이다.”

생활지도권 보장으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받는 교사들을 위한 방호막이 생겼다. 교육계는 면책권까지 요구하고 있고 법령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생활지도권 보장으로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받는 교사들을 위한 방호막이 생겼다. 교육계는 면책권까지 요구하고 있고 법령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교사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아이들 싸우는 거 말렸는데 아동학대, 급우를 계속 괴롭혀 지도했더니 아동학대, 소리 내고 돌아다니며 수업을 방해해 제지했는데 아동학대, 수업 중 잠자는 거 깨웠더니 아동학대 신고받는 게 지금 우리 교실의 민낯이다. 젊은 선생님들조차 벌써 열정을 잃고 무력감, 자괴감에 빠져있다. 아동학대 조사‧수사로 모욕감을 안은 채 교단에 서는 심정을 그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생활지도권이 무너지면 가장 큰 피해는 문제학생 때문에 학습권을 빼앗기는 다수 학생들이다. 교권은 교사의 권위만 높이는 게 아니라 결국 아이들의 인성,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이다.”

“선생님 목소리가 행동이 되는 교총 만들 것”

- 다행히 생활지도권을 보장하는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이달 28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어떤 의미가 있나.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보장하고, 그 구체적 내용이 법령에 명시된다면 교원의 지도방식을 문제 삼고 꼬투리 잡는 학부모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과 이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도 예방될 것이다. 교원들이 아동학대 굴레를 뒤집어쓰는 일도 점차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 하지만 생활지도 면책권에 대해 학부모 단체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도 나오는데.

“무조건 면책권을 부여해 달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법령과 학칙에 따른, 정당한 생활지도는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의를 왜곡하면서 아동학대를 조장할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교원을 또한번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 교총이 담임·보직교사수당, 교장직급보조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기대를 걸어도 될까.

“지난 4월 학교비정규직은 파업, 천막농성 끝에 ‘연봉 100만원 인상’ 임금교섭을 타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교원들은 실질임금 삭감 수준인 1.7% 보수 인상에 그쳤고 교장선생님들은 그나마도 동결됐다. 교원들은 파업, 천막농성을 안 해서 홀대하는 건가. 지난 20년 간 보직수당은 동결됐고 담임수당은 겨우 2만원 올랐다. 오죽하면 젊은 교사들이 고물가, 1%대 보수인상률, 연금 불안, 수당 동결 등을 견디다 못해 규탄 기자회견까지 열었겠는가.”

- 회장 당선 직후 행정업무 경감, 교원평가와 성과급 폐지 등 7대 교육현안 서명 운동을 전개해 단기간에 전국에서 12만명이 참여하는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교원의 비본질적 행정업무 폐지도 임기 중 반드시 실현할 것이다. 교육부 장관과의 첫 독대에서 ‘수업혁신을 위해서는 선생님의 눈이 행정업무와 서류가 아닌 아이들의 눈과 교과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교사가 맡아서는 안 되는 행정업무의 과감한 이관을 제안했고 장관도 크게 공감했다. 이에대한 정책연구를 현재 교총이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구체적인 방안을 함께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 돌봄‧방과후학교, 교원평가,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문제 등의 과제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현장과 소통하며 대안을 만들고 실현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성국 회장이 취임 하자마자 교원 평가 폐지 등을 담은 7개 개혁 요구 서명운동을 전개, 전국에서 12만명이 동참했다.
정성국 회장이 취임 하자마자 교원평가 폐지 등을 담은 7개 개혁 요구 서명운동을 전개, 전국에서 12만명이 동참했다.

- 공무원 연금개혁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공무원연금은 이미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대타협을 통해 ‘더 내고’(14%→18%), ‘덜 받고’(1.9%→1.7%), ‘오래 내고’(33년→36년), ‘늦게 받는’(60세→65세) 등 4대 고통 분담을 감내한 상황이다. 더구나 공무원은 퇴직금도 최대 39%만 지급 받고 있고, 기초연금에서도 제외돼 있으며, 인사정책 상 영리 및 겸직 금지, 퇴직 후 취업 제한 등 각종 제약을 받는다. 이 같은 부분을 정부와 국민, 국회를 대상으로 꾸준히 알리면서 공무원연금이 더 이상 개악되지 않도록 전방위 활동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 2030 교사들을 위한 정책개발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 현재 2030 청년위원회를 전국적으로 활성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현장에서 실제로 무엇이 문제인지, 젊은 교원들이 교직에 들어왔을 때 품었던 이상과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자발적 활동을 지원하는 형태로 방향을 잡고 있다. 교원 자율연수비 차등 지원 해소 및 교육 외적인 과도한 의무연수 축소‧폐지, 공직자안보교육의 중복문제, 육아휴직 및 병역휴직 기간의 산정 불이익 요소 해소 등 젊은 교원들이 체감하는 차별과 잘못된 제도를 적극 발굴해 정책적 개선 활동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지난 스승의날 교원단체 대표로는 유일하게 대통령실 초청 행사에 참석했다. 분위기는 어땠나.

“윤석열 대통령께서 연로하신 은사님들을 잊지 않고 초청해 세심히 착석까지 돕고 즐겁게 식사를 하며 감사의 말씀을 전한 그 모든 장면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저 역시 불현듯 제자들 생각이 떠올라 가슴 한켠이 촉촉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더라. 특히 대통령께서 ‘선생님이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까지 하셨다. 교육자로서 정말 뿌듯했던 시간이었다.”

- 남은 임기 2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교육활동 보호3법’(초‧중등교육법, 아동학대처벌법,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 개정을 반드시 완수해 교원이 소신을 갖고 열정으로 가르치는 교육환경을 만들고 싶다. 무엇보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등이 근절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최근 교육대학에서 자퇴 학생이 점점 늘고 있다고한다. 교원 명예퇴직은 지난 16년 간 7.5배나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러한 ‘교단 기피’ 현상은 교육력 저하로,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이 볼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의 미래, 국가의 미래를 위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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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2023-06-22 08:38:12
담임,부장수당 현실화 교육부가 발표했습니다. 현장교원과 교총의 주장이 실현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