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 따로 현실 따로 교육은 그만” .. 송재범 교장 ‘교육과 교육학 사이’ 출간
“이론 따로 현실 따로 교육은 그만” .. 송재범 교장 ‘교육과 교육학 사이’ 출간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3.03.03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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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장재훈 기자] “교수는 이론 중심의 교육학만 가르치고, 교사는 경험 중심의 수업만 하며, 교장(감)은 학교 경영만 하고 행정실은 교육 행정만 한다.

그리고 교육 당국은 지시와 관리만 하며, 일반 국민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교육의 의미를 재단(裁斷)한다. 우리 모두 함께하는 공유지는 없다.”<본문 중에서>

송재범 서울 신서고 교장이 자신의 40년 교직생활의 내공을 책으로 옮긴 ‘교육과 교육학 사이’를 펴냈다.

‘교육과 교육학 사이’란 초‧중‧고 학교 현장의 교육 현실과 대학에서 배우는 강단(講壇) 교육학 사이의 괴리를 말한다는게 저자의 설명.

‘이론과 현실, 따로 교육은 그만합시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깊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했던 지난 3년의 세월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두가 힘들고 학교도 어렵던 시절에 송 교장은 학교의 안과 밖을 넘나들면서 놓쳐서는 안 될 주제들을 넓은 안목과 날카로운 필치로 갈무리하여 묵직한 메시지로 전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장 종속의 교육도 아니고 이론 경도의 교육학도 아닌 그 중간 어디에서 꿈틀대는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늘 그리웠다고 했다.

외줄의 경계선에 위태롭게 올라탄 교육과 교육학이 아니라, 양쪽의 협동 작업을 애타게 기다리는 공동의 영역에서 함께 뛰노는 교육과 교육학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저자는 서점에 화석처럼 전시된 ‘교육학 개론’이 아니라, 통섭의 마음으로 모든 분야를 넘나드는 ‘교육 총론’을 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또 우리 교육을 ‘깨기’와 ‘해체’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교육 깨기’와 ‘교육 해체’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낡고 오래된 건축물을 처리하는 공사에 비유한다면 ‘깨기’는 불필요한 부분을 철거하는 것이고, ‘해체’는 낡고 오래되었지만 계속 필요한 건축물에 대한 복원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최근 우리 사회에 폭풍처럼 등장하고 있는 교육 논쟁들은 ‘해체’보다는 ‘깨기’의 모습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새로운 교육적 의미의 탄생을 꾀하는 해체보다는 기존의 교육적 시스템과 의미를 낡은 적폐로 재단하고 깨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교육적 논의들이 깨기의 문법인 ‘싸울거리’나 ‘부술거리’가 아니라, 해체의 문법인 ‘생각거리’나 ‘만들거리’가 되어야 하는데 이 점이 아쉽다고 했다.

모두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 교육현실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 교육행정가는 물론 교원과 학생 모두에게 유익한 울림을 준다.

구체적으로 ▲교육과 교육학 사이’를 비롯 ▲금치몽자(禁治夢者) 18세 ▲사람 사랑하는 공부 ▲맞춤형 교육에서 주문형으로 ▲관계의 교육학 ▲시간을 파는 교장 ▲새로운 ‘학생론’ ▲환대의 교실 ▲추억을 담은 교실(추담 교실) ▲회복탄력성 리바이벌 ▲교육에 대한 예의 ▲‘남한산성’으로 간 교육 ▲모두를 향한 선택형 맞춤학교 ▲교육의 배신 ▲평가의 변별력과 킬러 ▲메타버스 시대 균형의 교육 등 다양한 의제들이 담겨있다.

조희연 전 성공회대 교수는 추천사에서 “속도전 치르듯 급히 생성된 교육정책의 문제점과 교육의 본질적 가치와 비전에 천착하지 못하고 있는 교육 현실을 비판하면서 다양한 교육적 논의를 건강하고 생산적인 해체의 문법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하는 의미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교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변론으로 받아들여지길 희망한다”면서 “교육을 사랑하는 자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송재범 교장은 서울대 윤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석사와 박사를 모두 서울대에서 마쳤다. 이후 중·고등학교 교사,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서울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장을 역임했다.

서울 구현고와 신서고 교장,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을 맡고 있다. <(플라톤의) 국가-올바름을 향한 끝없는 대화>, <질문하는 십대, 대답하는 인문학>(공저), <IB를 말한다>(공저)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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