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기의 AI 시대 교육법⑮] 생성AI 시대 학교교육 방향(1)
[박남기의 AI 시대 교육법⑮] 생성AI 시대 학교교육 방향(1)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3.02.19 07: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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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Nathan Ong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컴퓨터학과)/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Nathan Ong 미 피츠버그대 컴퓨터학과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Nathan Ong 미 피츠버그대 컴퓨터학과

1. 들어가며

1980년대 후반 내가 공부하던 미국 대학에 컴퓨터실이 만들어지고, 컴퓨터 사용법에 대한 야간 강좌가 열렸다. 

수업 시간도 컴퓨터가 만들어낼 미래 세계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당시 한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 중에 앞으로는 전기가 나가거나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으면 직장인들이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세상이 멈출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정말 그러한 세상이 되었다.

스마트 폰이 세상에 나왔을 때에도 바뀔 세상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봇물처럼 쏟아졌고, 그 이후의 세상은 그 예상보다 더 빠르고 더 급격하게 변했다. 이번 챗GPT 출현은 스마트 폰 출시보다 우리 삶과 세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2월, 군인들을 가르치는 교관을 대상으로 하는 교수법 강연을 하는데 참으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억지로 학습에 참여하는 군인들이다 보니 조는 사람, 배우는 내용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 수업 중에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일반 학교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다양한 문제 행동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질문이 쏟아져 몇 가지 답을 한 후에 챗GPT를 소개하고, 가입시킨 후, 사용법도 일러주었다.

교관들이 던진 질문을 챗GPT에게 답하게 하니, 때로는 내가 생각지 못했던 처방까지 포함시켜 답을 내주었다. 답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이야기해주었다. “저보다 훨씬 더 뛰어난 현자를 여러분 곁에 두고 갑니다. 뭐든 궁금하면 그에게 물어보세요.”

23년 2월 모 대학 교양교육센터가 주관한 ‘디지털 시대, 교양교육의 방향’에 대한 세미나에서 기조강연 요청을 받았다. 교양교육은 내 연구분야가 아니었지만, 그동안 해왔던 디지털 시대 교육 새 패러다임 연구를 바탕으로 발표를 준비했다.

그리하다 궁금증이 일어 “디지털 시대, 교양교육의 방향에 대해 대학 교수들에게 강연을 해야 하는데, 강연 전체 구성 및 관련 내용을 제시해달라”는 질문을 챗GPT에게 던졌다.

그랬더니 교양교육 정책결정 구조부터 시작해서 교수자에 이르기까지 포함시켜야 할 내용을 열거해주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 들어 있어서 그것까지 포함시켜 강연을 했다.

강연 말미에 “오늘 제시한 교양교육 새패러다임은 제가 해왔던 연구 내용에 챗GPT의 생각을 더하여 만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생성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내가 축적해온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어느 분야 강연 요청이 들어오든 상당한 수준의 강연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성AI 시대가 교육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리 교육은 어떻게 대응하고, 어디로 가야 할까? 교수법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학습법은 또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스치는 많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생생AI의 도움을 받으면서 찾아가 보자.

2. 생성AI 시대, 교육 미래 예측 전략

챗GPT를 비롯한 다양한 생성AI가 병존하는 시대, 교육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 미래 예측은 미래가 되고 나서야 누가 맞았는지를 알 수 있다.

코로나 19 사태를 예측한 사람, 차기 대통령 당선자, 종목별 주가 흐름 등을 알아맞춘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다음에도 그러하리라는 보장을 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쏟아내는 미래 예측을 보면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하다. 수많은 사람 중에서 누군가는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듯이 다양한 미래 예측을 한 사람 중에서 누군가는 맞는 예측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다시 맞는 예측을 하리라 확신하는 것은 로또복권 1등 당첨자가 또 당첨되리라 기대하는 것과 유사하다. 예언력, 예측력이 뛰어나다는 그들을 믿고 행동했다가는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전치형·홍성욱(2019)은 <미래는 오지 않는다>에서 “침팬지가 다트를 던져서 낸 예측이 오히려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나은 경우도 허다함”을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특이점이 온다>로 유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도 예외는 아니다. 1999년 커즈와일은 2009년에 이루어질 기술적 진보 12가지를 예측했지만 2012년 포브스지 분석에 따르면, 그의 예측대로 실현된 건 한 가지뿐이었다.

네 가지는 절반 정도만 실현됐고, 나머지 일곱 가지는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전치형·홍성욱, 2019). 2016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이 출간한 ‘2030년 인공지능과 생활(Artificial Intelligence and Life in 2030)’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의거 인공지능이 2030년에 우리 삶에 미칠 영향을 그려주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도 2022년 말에 ChatGPT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은 들어 있지 않다(https://bit.ly/3IaIvrY). 나도 일반인공지능에 가까운 생성AI가 이렇게 빨리 진화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하여 기술변화가 가져올 미래예측이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1970년대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한 천재 공학자 앨런 케이의 말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다. 

미래가 거기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처럼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현존하거나 곧 나타날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가 희망하고, 실현 가능한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다.

최근 뉴욕시,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의 공립학교에서는 표절 및 부정 행위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생성AI 사용을 금지했다.

이에 오픈AI(OpenAI) 회사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미라 머래이티(Mira Murati)는 "챗GPT가 우리의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을 완전히 혁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챗T와 같은 도구를 사용하면,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방식으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생성AI가 교육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여의 하나는 개인 맞춤형 교육이다(https://bit.ly/3Ej5DmY).

한계는 있겠지만 그의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가 했던 이야기와 다음에 살필 챗GPT가 내놓았던 답이 정확히 일치했다.

3. 생성AI 활용 교육을 위한 준비

계산기가 출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교사들이 생성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가르칠 수 있으려면 이에 필요한 연수를 충분히 해야 한다.

생성AI를 수업 중에 사용하고자 한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수업 중 사용 수칙을 구체적으로 만들고, 학생들이 수칙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훈련을 먼저 시켜야 한다.

학생들의 생성AI에 대한 의존성은 줄이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하려면, 생성AI 사용법을 가르치기 전에 해야 할 것이 있다. 학생 자신의 생각과 정보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글쓰기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하기와 달리 글쓰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별도로 길러야 할 중요한 역량이다. 문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언어 구사력이다.

기본 계산 역량을 갖춘 학생에게만 계산기 사용을 허용하듯이, 학교와 부모는 글쓰기 역량을 갖춘 학생에게만 아이디얼 챗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혼자의 힘으로 체계적인 글을 쓸 수 있는 기초 역량을 갖춘 경우에는 생성AI를 활용해서 개요 작성, 가설 작성, 편집 등의 도움을 받도록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생성AI가 제시한 답변을 그대로 제출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수업 중에 계산기 사용을 허용한 경우, 수학 교사는 해답 도출의 모든 단계를 상세히 제시하도록 학생들에게 요청함으로써 고급 수학능력을 기르도록 유도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생성AI 사용을 허용할 경우, 보고서 작성의 전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 작성한 노트를 비롯한 제반 증빙 자료도 함께 제출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단순하게 생성AI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편리한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서 과제를 분석하고, 해결책 탐색하며, 보고서 작성 능력도 기르게 될 것이다.

수업 중에 생성AI를 활용할지 여부 결정권은 당분간 교사에게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교사가 생성AI 사용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 부정적이고, 사용법에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에 접목시켜야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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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2 2023-02-19 13:09:27
담임 희생으로 돌아가는 행정 수레바퀴나 멈추길
교육행정은 행정의 하수조직인 이상

나라 산업을 지탱하는 학교에 근무하는 일병이지.
학교들도 다 학년부에 업무 우겨넣고
선긋기 하는데
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