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사랑의 매'가 사라진 교실
[교단일기] '사랑의 매'가 사라진 교실
  • 김민지기자
  • 승인 2017.02.20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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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선하 서울면목고 교사

신규로 발령받았을 때의 일이다. 학교의 선생님들이 모두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플라스틱 칼 같은 것을 들고 다니시는 것이었다. 이름하야 규정매. 그제서야 임용고사를 준비하면서 체벌을 할 수 있는 매의 길이와 굵기, 체벌 가능 부위 등을 본 기억이 났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 체벌은 거의 모든 교사가 가지고 있는 효율적 학생 통제 수단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학생인권조례가 발표되고, 체벌이 금지되었다. 어떻게 학생들을 다루어야 할지 걱정 어린 목소리들이 교무실을 채웠다. 변화된 제도에 발맞추지 못하는 교사들의 소식이 이어졌고, 그 소식이 줄어든다 싶을 때부터 교권침해 소식은 이어지더니 교권보호위원회가 학교마다 설치되었다. 교사들의 고민이 현실화된 것이다.

드레이커스(R. Dreikurs, 1992)는 모든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고 ‘소속감’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다고 본다.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처음에는 사회가 바라는 긍정적인 행동을 하지만 그 행동으로 소속감을 얻지 못하면 부정적인 행동을 해서라도 소속감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행동들이 갖는 잘못된 목표를 드레이커스는 ‘관심끌기, 힘의 과시, 보복하기, 무능함보이기’의 4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관심끌기’는 학생문제행동의 80%가 추구하는 목표로, 때로는 긍정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은 긍정적인 행동으로 관심끌기에 실패하면 부정적인 행동을 통해서라도 상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에게 무관심은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관심끌기 행동에 대응하는 첫 번째 원칙은 바로 ‘의도적 무시’이다.

교사들은 문제행동을 보면 반사적으로 반응하게 되는데, 이것이 교사들이 하고 있는 첫 번째 실수다. 단, 문제행동을 지적하고 싶은 욕구를 꾹 참고 철저히 무시하는 대신, 바람직한 행동을 하는 학생에게는 관심을 갖고 반응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또한 문제행동을 하던 학생이 그 행동을 그치고 긍정적인 행동으로 변화했을 때,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교사가 알아차림을 표현하고 긍정적인 행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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