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형의 에듀토크] 스우파로 보는 자기 표현의 힘
[김남형의 에듀토크] 스우파로 보는 자기 표현의 힘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12.26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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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남형 경기 여주 송촌초 교사
김남형 여주송촌초 교사

김남형 여주송촌초 교사

올 한해 많은 화제를 불러온 예능 프로그램으로 Mnet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있다. 프로그램의 흥행으로 출연진은 토크쇼와 광고 등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우파의 성공 요인은 댄서들의 멋진 퍼포먼스에 있었다. 하지만 이전에도 춤과 퍼포먼스는 매체를 통해 빈번히 소개되었다는 점에서(물론 전문 댄서들의 춤은 비교 불가였지만) 스우파는 그 이상의 매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우리 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과 연결지어 관심있게 볼 스우파의 성공 요인은 바로 자기 표현에 있다.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한 크루의 리더는 할 말을 하고파서 춤을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댄서들도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춤을 통해 승화시킨 점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동하게 한 비결이 아니었을까. 비록 경연이었음에도 상대 팀을 바라보는 댄서들의 눈에 존경이 묻어났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개인의 표현은 동류로 구성된 집단(크루) 안에서 새롭게 융합되었다. 다수의 댄서들은 개개인이 개성 강한 캐릭터였지만, 하나의 크루 안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시너지를 일으키곤 했다. 이점이야말로 획일화의 늪에 빠져있던 학교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아닐까?

학교는 개개인을 표현할 장(場)을 마련해야 한다. 단체 생활을 하는 곳이기에 다수가 중심이 되고 소수가 배제되는 현상이 빈번히 발생한다. 오랜 기간 시스템에 소속된 학생과 교사가 스스로를 표현하는데 소극적으로 변모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자신을 표현할 창구를 활성화해야 오래전부터 우리를 둘러싼 획일화를 벗어 던질 수 있다. 가수나 아이돌 위주의 프로그램이 아닌 댄서의 세계라는 숨은 보석을 발견한 스우파처럼 말이다.

더불어 그 소수의 생각과 의견, 꿈이 결집할 집단이 필요하다. 스타일과 추구하는 방향이 공통된 댄서들끼리 크루를 만들어 거대한 바람을 일으킨 것처럼 말이다.

개개인의 바람은 동류의 사람들과 결집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여러 가치가 자립하면 우리는 다름을 더이상 틀림으로 보지 않는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말은 쉽다. 각자의 꿈과 성향을 표현하고 또 결집해 서로 소통하도록 하는 것은 이상적 공상일 뿐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코로나를 극복하며 활성화된(실은 그 이전부터 있었지만 이제는 보편화된) 여러 네트워킹 시스템이 있다.

시스템의 구체적인 방향은 다양한 크라우드 펀딩 체제에서 배울 수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체에서나 가능했던 프로젝트를 개인이 제안하고, 거기에 동감하는 사람들이 힘을 실어주는 시스템들인데 이러한 체제가 우리 교육에도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이 가치롭게 여기며, 함께 실현하고자 하는 방향을 자유롭게 제안하고, 거기에 동감한 사람들이 모일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한다. 누구든, 그 어떤 프로젝트이든, 쉽게 제시하고 모일 수 있어야 한다. 학교 단위가 아니면 지역 단위로, 더 나아가 네트워킹으로 전국 단위의 집단을 형성할 장(場)을 교육 당국이 발 빠르게 마련하길 바란다.

그렇게 구성되어 각자의 꿈을 실현해보고 다른 이들에게 공유하는 곳 안에서 소수는 혼자가 아닌 상태로 자립할 힘을 얻는다. 더불어 우리는 각각의 소수를 더이상 이상(異常)한 존재로 보지 않는 이상(理想)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짧게 줄여 다양성이라 부르는 그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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