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종 교육시론]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1년’을 마무리 하며
[박은종 교육시론]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1년’을 마무리 하며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0.12.14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박은종 공주대 겸임교수
박은종 공주대겸임교수
박은종 공주대겸임교수

[에듀프레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의 환자수가 일 평균 전국적으로 1000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3단계 격상을 논의 중이다. 방역과 교육의 균형이 어려워진 현실이다.

최근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따라 수도권의 모든 학교가 12월 15일부터 전면 온라인·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 울산 등 일부 시·도도 격상을 논의 중이다. 감염병 대란으로 교육과 학교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물론 초등학교 등에서 긴급 돌봄교실은 운영되지만 감염 우려에 불안한 맞벌이 부부들은 연말에 닥친 돌봄대란에 또 다시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긴급 돌봄교실의 수용 인원이 20-30명이나 되는 등 일반 학급 학생수보다 많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계인 점도 문제다.

특히 더욱이 상당수 초·중·고교가 2학기 기말고사 기간이라 사실상 등교를 하는 곳이 많아 원격수업 전환이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해 학교가 슈퍼전파지가 될 우려가 없지 않은 실정이다.

올해 교육 대부분이 온라인·원격교육으로 이뤄져 평가 방법과 평가 공정성 등에 대한 우려도 난무하고 있다. 사회 일각의 지적처럼 2020학년도 우리 교육이 ‘단군 이래 최저의 학력 결손의 해’라는 함의가 가슴으로 다가오는 지경이다. 이 학력 결손과 학력 격차 문제는 다른 나라의 교육도 대동소이(大同小異)한 실태다.

수도권 모든 학교의 갑작스런 원격수업 전환에 초·중·고 학생 및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수긍하면서도 코로나19 대란으로 허망하게 1년을 보냈다는 회한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최근 2학기 기말고사 등 학생 평가를 위한 등교수업이 학교장 재량으로 원격수업 기간에도 필요한 만큼 등교 날짜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기말고사 기간 시험을 보러 가는 곳이 많은 만큼, 코로나19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엄중하다면서 그 대책은 전무하다고 불만을 야기하고 있다. 여하튼 현행 교육과정 체제에서는 한 학년을 마무리하면서 교육평가 등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일이 많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올해 학사일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원격수업으로 1년이 마무리되는 것이냐며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극심한 돌봄대란을 겪은 맞벌이 부부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돌봄교실에 보낼 수는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불안한데다 인원도 많아 보내기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1년 간 지속된 코로나19 대란과 돌봄대란으로 학부모들은 대부분 연차 등 자녀들을 돌볼 시간을 거의 소모한 형편이다.

방역·의료 전문가들은 더욱이 내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근무 여건을 걱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경단녀’ 양산 등 경력 단절의 노사 사회적 문제도 야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대란은 내년에도 별다르게 호전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견되는 점도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기업 안정(연차 등 돌봄 지원)과 교육 안정(정상적 학교 교육)이 연계되지 않고는 학부모들이 편안하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생업에 종사하기 어렵다.

사실 전국의 대부분 유·초·중·고교 및 대학 등이 한결같이 입학식도 못 치르고 1년을 보냈다. 사회화의 단계인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올해 경우 한 달 정도 매일 등교를 했는데, 연말에 갑자기 또 원격수업으로 전환된다고 하여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 학교에 들어간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친구도 제대로 못 사귀고 2학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는 교육의 질 저하 문제가 교육의 화두인 것이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2020년 경자년 끝자락이다. 코로나19 대란으로 세계의 모든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그중에서도 교육과 학교의 피해는 결정적이다. 모든 것이 얽히고설킨 교육, 헝클어진 학교가 코로나19 대란으로 점철된 2020학년도 세계의 학교 민낯이다.

이제 어려움 속에서도 각급 학교들은 한 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에 들어갈 것이다. 각급 학교에서는 학기말 평가와 각종 평가 기록 등에 한 치의 차질도 없이 학기말 제반 학사와 교육과정을 엄정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여건이 허용되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학년말을 맞아 형편을 탓하기 보다는 ‘궁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여건에 적합하게 충실한 운영이 지금은 최선인 때이다. 코로나19 대란에 즈음한 교수평(교육과정-수업-교육평가) 일체화도 올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가능한 한 적정하게 관리돼야 할 것이다.

각급 학교별로 학기말·학년말 마무리를 제대로 하고 겨울방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