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탐방] “우린 취업 걱정 안해요”... 배움이 즐거운 한국골프대학교
[대학 탐방] “우린 취업 걱정 안해요”... 배움이 즐거운 한국골프대학교
  • 장재훈 기자
  • 승인 2018.07.26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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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시간 30분, 탁 트인 중부와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횡성 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 한 폭의 그림 같은 대학 건물이 보인다. 7월 햇살이 유난히 파란 잔디와 어우러진 한국골프대학교.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한국 골프계를 받치고 있는 알찬 대학이다.

골프선수들만 다니는 대학으로 생각하면 오산. 실제로는 골프 산업의 모든 것을 다루는 국내 유일의 골프 특성화 대학이다. 프로 골프선수 양성부터 골프장 조경, 관리, 골프 재활치료 등 골프의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골프 전문가를 꿈꾸는 인재들의 요람, 한국골프대학교는 전문학사 학위과정으로 ▲골프경기지도과 ▲골프경영과▲골프코스조경과 ▲골프재활과를 두고 있다. 학사학위를 받는 전공심화 과정으로는 골프학과가 개설돼 있다.

이 중 골프코스조경과는 교육부에서 인가받은 국내 유일의 골프장 코스 조경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이다. 골프코스조경과에 입학하게 되면, 1학년 과정에서 골프, 교양, 전공 분야에서 기초 교과목을 학습하며, 2학년 때에는 골프 실기와 코스조경 전문 이론과 실기를 배운다.

3학년 과정에서는 골프장 설계, 코스관리, 장비, 조경 등 보다 전문적인 실습 위주의 교육과 현장학습을 통해 예비 사회인으로서의 준비를 마치게 된다.

◆ 국내 유일 골프 특성화 대학으로 우뚝 = 3년 동안 120학점 이상을 이수하고 학업에 뜻이 있을 경우 심화과정인 골프학과 골프코스조경 전공의 4학년 과정에 진학하면 된다. 심화과정을 졸업하게 되면 학사 학위를 취득하므로 대학원 진학도 가능하다.

이론보다는 실기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현장에 꼭 필요한 실무 능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는 것도 이 대학만의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반드시 골프 실기 수업을 받아야 한다. 골프를 직접 해봐야 골프에 필요한 시설을 관리하고 운영하는데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교육과정의 30%가 골프실기로 편성돼 있어 졸업생 대부분이 수준급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귀띔이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의 취업은 어떨까?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이 10.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골프대 출신들과는 거리가 만 얘기다. 골프코스조경과 학과장을 맡고 있는 장석원 교수는 “공식 취업률은 83%이지만 프로 선수로 전향한 학생들까지 포함하면 실제 취업률은 100%에 이른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실제로 졸업생들은 전국에 위치한 골프장의 코스관리팀과 경기운영팀 등에 취직하여 학부에서 배운 기량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 대기업, 공기업, 골프 전문 중견기업 등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이 그들의 첫 직장이다. 현업에 근무하고 있는 많은 졸업생들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실무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성화된 전공 교육도 한몫했지만 잘 갖춰진 인성과 사회성 덕분인 것으로 학과 교수들은 분석한다.

지금도 각 기업체 인사팀에서는 골프코스조경과 학생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하여 한국골프대학교 취업팀 전화번호를 누르고 있다. 그래서 골프코스조경과에서는 고등학교 성적보다 인성과 사회성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울러 골프인구 500만 명, 골프장 500개소 등 국내 골프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취업 전망을 밝게 한다. 각 골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골프코스 관리 전문가는 최소 7,500명 이상이며, 지방자치단체나 학교의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운동장 관리를 포함한다면 그 수요는 훨씬 많다. 장 교수는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산업에서 파생된 잔디·비료·농약 등 각종 자재 시장도 골프코스조경과 학생들이 갈 수 있는 주요 진로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받는 연봉도 두둑한 편이다. 웬만한 골프장에 취업하면 초봉 3000만 원은 족히 받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는 졸업생들이 늘고 있다. 미국, 중국과 동남아 등 유명 골프장 코스 조경 담당으로 취업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측도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중국 업계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학생들의 진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골프코스조경과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잔디와 나무 등 자연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있으면 좋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업무 특성상 인성과 사회성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끈기 있는 도전정신을 갖춘 학생이라면 환영받기에 충분하다.

가족처럼 포근한 학풍... 장학금 혜택도 넉넉 = 학생들은 골프코스조경과의 가장 큰 장점으로 따뜻하게 배려하는 학과 분위기를 꼽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인성과 사회성을 갖게 된다는 것. 친교 골프를 통해 선후배가 더욱 끈끈해지고, 졸업 후에도 학교와 학과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

졸업생 중에는 이미 매년 기부금을 쾌척하는 이도 있다. 학교에서는 그 기부금을 매년 재학생 3명의 반액 장학금(학생당 400만 원)으로 지급하고 있다. 재학생들이 가성비 높은 캐디나 골프대회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이미 선배들과의 끈끈한 소통 때문이다.

이런 학풍은 신입생 모집 때 더 두드러진다. 국내 유명 골프장에서 경기 운영을 맡고 있는 졸업생 김 모 씨는 자신의 친동생에게 입학을 권유, 동문이 됐다. 이상은 과장(교학처)은 “가족들의 추천으로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면서 “형제나 남매가 같이 대학을 다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서로를 배려하고 감싸주는 대학 분위기와 실무중심의 내실 있는 교육, 안정되고 넓은 취업 전망 등이 학생들의 경험을 통해 사실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지만 확실하게 강한 대학, 배우는 즐거움이 있는 대학, 한국골프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설립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1세기형 스포츠인재 육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창조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송충석 총장은 “글로벌 골프인재 양성을 통해 아시아 골프허브를 구축하고 2020년에는 최고의 골프대학, 골프 명품대학으로 우뚝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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