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인의 교육 樂書]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

2020-07-20     김민정 기자
신호현

코로나 19는 역사 이래 학교교육을 파행시켰다. 우리나라는 학생들의 교육과 질병관리를 슬기롭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에게 "코로나 19 때문에 힘들지?"라고 물으면 "힘들어 죽겠다."고 울상을 짓는다. 마스크를 썼다고 울상 짓는 모습이 안 보이는 것이 아니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도 읊는데 교직생활 3년이면 학생들의 눈빛만 봐도 힘든 표정이 역력하다. 툭 건드리면 울음이 막 터질 것 같은 표정들이다.

도대체 꺼질 줄 모르는 코로나의 불씨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지치게 한다.

    그럼 "뭐가 그리 힘들게 하니?"라고 또 물으면, 학생들은 대개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마스크 쓰고 등교해서 하루 종일 공부하는 것이요, 둘째는 친구들과 가까이 할 수 없어 친구 사귀기가 힘들단다.

셋째는 수련회나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없어서 즐겁지 않기에 힘들다는 것이다. 다시 정리해 보면,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압축된다. 첫째는 성적, 둘째는 인간관계, 셋째는 특기적성이다. 

    첫째 성적은 학교와 학생이 만나는 이유가 된다. 교과 성적을 향상시켜서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에 가는 것이 학교교육의 목표이다.

둘째는 친구를 사귀고 선생님과의 관계를 통해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어떤 학생은 성적보다 인간관계를 우선하여 매일 친구들과 놀다보면 공부를 게을리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셋째는 방과후학교나 동아리 활동, 축제나 수련활동을 통해 특기적성을 길러나가는 일이다. 이처럼 학교교육의 3요소를 통해 학생들이 성공과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못하니 위 3요소를 이뤄나가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고 그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다.

    아하! 그렇다면 당연히 해야 할 것을 잘 못하게 하는 코로나의 상황이 학생들을 힘들게 했다는 것인가? 혹시 어린 학생들에게 주위에서 '힘들지?', '힘들지?',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 라고 주문을 걸어서 학생들이 힘든 것은 아닐까?

감기에 걸렸거나 감기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마스크쯤을 쓰고 다녀야 하고, 손 씻기 어려울 때는 소독용 물휴지로 손을 닦거나 손소독제를 바르는 일은 그리 힘든 일은 아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만나 아기자기 떠드는 맛도 있지만 조용히 혼자 책을 읽는 것을 즐길 수도 있다. 수련회나 동아리 활동을 못해도 집에서 늦잠도 자고 학교도 안 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요즘 학교에 우편함에는 시인들의 시집이 많이 배달되어 온다. 퇴근 후 집에 가도 시집이 배달되어 있다. 단체 대화방에서는 어느 시인이 시집을 냈다고 축하하고, 어느 작가가 소설집을 냈다고 축하 메시지가 뜬다. 작가들은 코로나 6개월만에 집에 들어앉아 시를 쓰고 소설을 썼던 것이다.

한국문인협회 추천 시집으로 나온 "코로나? 코리아!"는 한국문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모여 코로나를 극복하는 주술 같은 시를 써서 화제다. 어쩌면 코로나로 작가들은 책을 쓰고 독자들은 책을 읽는 독서 분위기가 살아날지도 모른다. 진정 꿈이 있어 깨어 있는 사람들은 어려운 시기에 더욱 강하다. 

    우리 민족은 일제 36년을 견디고 6.25 전쟁을 겪으면서 바닥을 딛고서야 강해졌는지도 모른다. 훌륭했던 지도자를 중심으로 '하면 된다'는 신념 아래 똘똘 뭉쳐 이제는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에 올라왔다.

IMF 경제 위기도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으로 단합하여 극복해낸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이제 우리에게 닥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 내야 할 차례다. 이런 위기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온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질병관리본부에서 요구하는 방역대책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 학생들은 힘들어도 충실히 지시를 따르고 있다. 힘들 때일수록 불평불만하지 말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학교에 오가는 시간을 아꼈으니 늦잠을 자지 말고 독서의 시간을 마련하고, 학원이나 사교육보다는 인강이나 독서실 공부로 영어, 수학을 정복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봉사활동도 자제하라고 시수를 산정하지 않기로 했다. 체험활동, 동아리 활동도 자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진들이 코로나와 싸우듯 작가들이 밤새워 글을 쓰듯 학생들이 열심히 꿈을 키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먹고 자는 기본 본능으로부터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위기가 기회다. 

     그러니 우리 어른들은 대한민국의 학생들에게 자꾸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라고 묻지 말자. 대한민국 학생들이여! 우리 이제 '힘들다', '어렵다', '죽겠다' 라는 말을 아끼자. 옆에서 그런 말을 하면 '이 정도 시련은 우리가 합심하여 이겨낼 수 있어요.' 라고 대답하자.

우리 학생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 더 즐겁고, 더 편리하고, 더 신기한 것들도 많을 것이기에 희망적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더 큰 바이러스가 떠돌지도 모르고, 더 큰 재해가 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그러기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이다.   

    혹시 학생들에게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 라고 위로하는 대신에 '코로나의 위기에 너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니?' 코로나를 이겨낼 너의 노력이 무엇이니?' 라고 물어보자.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진 문구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코로나가 지나가면 우리 학생들은 '코로나 때문에 독서왕 되었어!', '코로나 때문에 영수를 정복했네.', '코로나 때문에 악기를 배웠네.'라는 즐거운 추억담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도 코로나의 하루는 지고 있다. 방학이 곧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