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프레스 눈] 조희연의 n번방 발언은 경솔했다

글 장효진 서울하늘숲초등학교 교사

2020-03-29     장재훈 기자
장효진

조희연 교육감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립니다. 이번에 하신 발언에서 교사 중 n번방 직위해제 발언은 경솔했습니다.

만약 ‘교육감이 n번방에 들어갔다면 직위해제 해야’ 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교육감님은 어떠시겠습니까.

‘학생이나 교육청 관료 중 n번방 관련자 있다면 강경 조치할 예정’ 이런 말씀은 안하셨지요. 이런 말들은 사안 발생시 후속조치에 따라 처리하면 될 문제로서, 불필요한 경거망동입니다.

한 학급을 운영한다고 합시다. 다수의 학생들에게 절도, 폭력 등이 우려된다고 하여 담임교사가 학급 학생들을 상대로 예방, 교육이 아닌 협박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폭력을 저지른 학생이 있으면 엄벌에 처해야’라고 담임교사가 학급의 학생들을 잠정적인 범죄자 취급하면 학급 운영이 어떻겠습니까?

순리에 맞는 말처럼 들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학급 학생들이 교사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예방 조치로서 인간의 존엄, 감정 다스리기,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수업과 생활에서 가르치면 됩니다. 학생에 대한 협박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교육감님, 국민청원에 한 딸아이의 엄마이자 중등교사인 분이 학생에게 몇 년간 지속적인 협박, 스토킹에 시달렸다는 기사를 보셨는지요? 저는 이 교사 분이 어느 교육청 소속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직까지 교사인 이 분을 적극 보호해야 한다는 교육당국의 공식발표를 들은 적이 없습니다.

차라리 조교육감님께서 이 문제에 대하여 적극 언급하셨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교육계의 성평등 문제에는 교육주체의 신분을 떠나 교육환경과 인권, 교육권을 위함이라고 강조해 주셨으면 참 좋았겠으나 이것이 반드시 교육감님 혼자만의 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감님께서 생각하시는 성평등 문제의 가해자는 교사만 존재하는지요? 학자, 그리고 서울 교육의 수장으로서 집단을 일반화하지 마시고 행위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너희 (혹은 그들)’의 프레임으로 대척점을 만들면, 선동과 혐오라는 강력한 힘의 에너지를 모으기는 쉽습니다.

하지만 교육감님, 저는 교육감님께서 진정 서울의 교육 수장으로서 서울 교육을 위해 애써 주시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이번 언론 보도와 발언에 대하여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양치기 목동이 마을 사람들에게 ‘늑대가 왔다’라고 거짓말 했을 때,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을 한 번 용서하였습니다. 목동의 두번 째 거짓말에도 마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을 믿고 찾아 왔습니다. 세번 째 목동의 거짓말에는 마을 사람들이 등을 돌렸지요.

코로나 시국에 교육 문제로 머리와 마음이 답답하실 줄 압니다. 교육주체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에 노이즈 마케팅은 자제하는게 교육적이라고 감히 말씀 올립니다. 교육감님,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서울교육을 위해 힘써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