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경영] 신규 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학급경영] 신규 교사에게 보내는 편지
  • 김민지기자
  • 승인 2017.03.29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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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우리 반 아이들을 처음 만나는 날, 어떤 생각이 들까? 평소 꿈꿔왔던 이상적인 학급의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고 우리 반 아이들은, 특별히,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잘 따라 와줄 거라는 희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아이들은 신규교사라고 봐주는 것이 없다. 아이들에게 잘 해주고 좋은 선생님으로 인정받고 싶은 신규의 열정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아이들에게 이리저리 치이면서 상처받고 식어가게 된다. 학생들의 문제 행동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낮은 자존감과 소속감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함께 생활하는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서로 인정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면 자존감과 소속감이 향상되어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줄어들 것이다. 그런 학급을 만들어갈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본론

 

1.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방법
우리나라와 같은 학력중심사회에서 학생들은 성적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되고 인정받는 것에 대해 많은 패배감을 느낀다. 공부 이외의 것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지 않는 한 자존감이 올라가는 일은 쉽지 않다. 스스로가 공부와는 관련 없다고 단정지은 학생들은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속에 분노를 간직할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를 인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1) 칭찬하기

교실에서 다른 친구들과 지내다보면 분명히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배려해야 할 일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일이 있다. 어떤 학생들은 인사를 매우 잘 하는 학생들이 있고, 또 친구들을 잘 도와주는 학생들이 있다. 그리고 평소에는 매우 어려워하는 과목이지만 한 번 해보려고 시도하는 학생들이 있다. 교사는 이런 것을 눈여겨보다가 아이들의 소소하지만, 긍정적인 행동을 목격한다면 바로 칭찬하는 것이다. 이때 칭찬은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OO가 오늘 조회 시간에 수업 준비 집중해서 하고 있는 모습 담임이 보았어. 참 보기 좋더라.’라는 구체적인 칭찬 속에는 학생의 노력을 인정하기 때문에 다른 미사여구가 많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교사의 섬세한 관찰을 통한 칭찬 한마디가 학생의 자존감을 키우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2) 학부모에게 칭찬문자 보내기

학교에서 보인 학생의 긍정적인 행동은 바로 학부모에게 칭찬문자를 통해 전달한다. 위의 학생의 경우 “어머니, OO가 오늘 조회시간에 수업 준비를 집중해서 하고 있었네요. 아침부터 수업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칭찬해주세요^^.”라고 칭찬문자를 보낼 수 있겠다. 학부모는 학교에서 아이가 얼마나 잘 생활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하고 아이의 상황에 대해 목이 말라 있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사춘기를 지나면서 학교생활에 대해 부모에게 잘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학부모가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담임교사가 학부모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아이의 칭찬을 한다면 학부모가 안심할 것이고 나아가 배려해주는 담임교사에 대해서 고마움과 신뢰가 생기게 될 것이다. 학부모와 평소에 쌓아둔 신뢰 관계는 나중에 큰 힘이 된다.

 

3) 학급 칭찬스티커 붙이기

학급에서 칭찬스티커 제도를 운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칭찬스티커는 학급의 모든 학생들을 반의 중요한 일원으로 인정하고 공동체 의식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제도(cafe.naver.com/etson에서 칭찬스티커 검색 추천)이다. 칭찬스티커 결산 시간은 종례 시간에 하면 좋은데 그날그날 있었던 긍정적인 일들을 확인하면서 서로 칭찬하고 박수쳐준다면 교실에는 따듯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반 친구의 작은, 긍정적인 행동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득이 된다면 그 친구를 미워할 필요도 없고 괴롭힐 필요도 없어진다. 친구의 한 마디에 울고 웃는 청소년 시기에 친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던가.

 

4)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기

학생들의 긍정적인 행동은 단순히 칭찬과 칭찬스티커로 끝나지 않고, 학생들의 생활기록부에 기록된다. 위에서 언급한 학생 같은 경우 ‘(수업준비성) 아침 자습시간에 그날 배울 내용을 미리 준비하는 준비성을 보였음’이라고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겠다. 생활기록부는 법적인 문서로서 기록된 내용은 50년 동안 보관된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교육한다면 학생들의 긍정적인 행동을 더 이끌어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입시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생활기록부인데 학생들의 일상생활이 그대로 생활기록부로 녹아들어간다면 생활기록부만 봐도 그 학생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입시때 여타의 미사여구 없이도 학생의 인성을 잘 보여줄 수 있겠다. 생활기록부에 기록했다는 것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알린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겠다.

 

2. 소속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

 

언론이나 조사자들이 불량집단 멤버들과 면담을 해보면, 한 가지 주제가 나타난다. 불량집단에 있다는 것은 일종의 관계를 맺는 방법이다. “불량집단은 내 가족이에요”, “저는 아무도 저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거기 들어간 겁니다,” “그 곳이 내가 정말로 소속되어 있는 유일한 곳이에요” 그들이 표현하는 것은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이다. 다시 말하면 학급에서 소속감을 얻을 수 있다면 굳이 문제행동을 벌여서 소속감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친구들의 인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청소년 시기에 학급에서 역할을 맡는 것과 여러 활동을 함께 하면서 학급 구성원의 일원이 되는 것이 소속감을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1) 학급 1인1역

 

학급의 학생들은 반에 소속되었다는 기분은 언제 느낄 수 있을까? 바로 학급에서 존재감이 있을 때가 아닐까? 학급에서 존재감이 생길 수 있는 방법은 학급에서 할 일이 있을 때라고 생각한다. 1인1역은 학급에서 해야 할 일들을 나눠서 학생들에게 하나씩 역할을 주는 것이다. 학급에는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출석부 정리, 결석계 수합, 가정통신문 정리, 환경 미화, 유인물 배부, 중요 사항 전달, 봉사활동 내용 정리, 출결 체크 등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담임교사가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해주려 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이들이 교사의 그러한 행동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 모습에 담임교사는 상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학급의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이면서 자존감을 얻고 소속감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일들을 학생들에게 한 가지씩 나눠줘서 역할을 주고 이를 통해 소속감을 키울 수 있는 것이 1인1역이다. 학생들은 맡은 일을 수행하고 교사는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도와주고 잘 진행되는지 같이 점검하면서 학생들과 소통거리를 갖게 된다. 학생들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긍정적인 모습에 대해 또 칭찬하고, 학부모에게 칭찬하고 학급 칭찬스티커를 부여한다면 학생의 소속감과 자존감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겠다. 1인1역 활동한 내용을 생활기록부에 적어준다면 학생이 얼마나 다른 친구들을 위해 애썼는지 어떤 인성의 소유자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겠다. (cafe.naver.com/etson에서 1인1역으로 검색 추천)

 

2) 학급 행사

 

담임교사로서 학급 학생들과 활동하면서 소속감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학생들과 학급단합대회를 하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학급단합대회는 작게는 반 친구들끼리 밥을 같이 해먹는 것(비빔밥 파티, 삼겹살 파티)부터 각종 활동을 곁들이는 학급야영까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학급행사를 계획할 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역할을 맡아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학급야영을 실시하고자 할 때 학급 학생들 중 야영추진준비위원회, 이하 ‘야추위 위원’을 위촉하여 임명장까지 수여하고 진행한다. 학생들이 어떤 프로그램을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서로 토의해가면서 정하고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소속감이 생기게 된다. 교사는 학생들이 준비하는 학급단합대회가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어려운 점이 없는지 확인하는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을 수행한다. 준비위원들은 스스로 준비한 학급활동을 실행하면서 학급에 대한 소속감이 생기고 뿌듯함과 함께 해냈다는 성취감은 보너스로 얻게 된다. 나머지 학생들은 학급행사를 위해 수고해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함께 해서 좋다는 마음을 갖게 되어 소속감을 더욱 다지게 된다.

 

나가면서

신규교사로 학교 현장에 처음 나가게 되면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기 때문에 처음에는 적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멀리 내다보고 현재 상황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조금 더 느긋한 마음을 갖고 생활한다면 하나 둘씩 경험을 쌓으면서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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