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진로교과서가 워크북 구매 유도
부실 진로교과서가 워크북 구매 유도
  • 에듀프레스
  • 승인 2015.11.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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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고등학교에서 재학생들에게 ‘진로와 직업’ 수업시간에 활용하겠다며 별도의 워크북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부실한 진로교과서를 지적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입학사정관제와 자기주도학습이 입시에서 전면 부상하면서 진로교육이 탄력적으로 이뤄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진로교과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일선 고교에서 별도의 워크북을 제작하거나 구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S고등학교는 지난 8일 1~3학년 학생들에게 ‘진로 적성에 맞는 진학지도와 대학 진학을 위한 진로설정 워크북 구입’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면서 특별히 1학년은 진로와 직업 교과시간에 활용할 계획이니 구매할 것을 공지했다. 이 학교가 구입하겠다고 밝힌 워크북은 16,000원이다.

S고등학교 진학지도 담당교사는 “진로와 직업 교과서가 지식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데다 학생들이 진로를 설정하는데 토론하거나 조사를 유도하는 질문이나 활동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워크북을 구입하도록 결정했다”며 “입학사정관제 대비용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선택과목인 ‘진로와 직업’은 총 5종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만 교과서로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불만을 받는다. 각 교과의 단원과 관련된 직업 안내가 부수적인 사항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쳐 학생들의 진로탐색에 크게 도움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K출판사가 내놓은 진로와 직업 교과서는 2단원 자기이해에서 자기이해와 진로를 살펴보는 물음으로 “자기이해를 통해 나에게 맞는 직업 분야 실태를 살펴보자”며 관련 직업을 찾아볼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 그 환경으로 가기 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생생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진로교과서에서 자기이해 주요 도구로 활용되는 심리검사도 논란의 대상이다. 자기이해 중심의 진로지도가 안이한 심리검사로 이어질 뿐 그 결과를 교육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경우가 드문데다 약식으로 기재된 심리검사는 신뢰도와 활용도를 확보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개인의 특성을 제한된 시간과 상황에서 치러지는 심리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는 가정과 결과에 의해 찾아진 특성에 맞는 직업이 있다는 과신이 심각한 오류를 범할 수 있어 진로교육에서 심리검사의 과신이 문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검사를 통한 자기이해는 학교현장에서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되는 상황이다. 학생 대부분이 한 번 보고 검사 결과표를 어디 뒀는지 모를 만큼 무심한 반면 교사들은 나름대로 객관적 자료로 쓰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임언 연구위원은 “직업에서 요구하는 직업인의 특성이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거나 개인의 특성과 맞는 직업을 찾기만 하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맹신이 심리검사의 한계”라며 “진로교육에서 자기이해는 중요한 목표이므로 피상적인 자기이해가 아니라 지속적인 자아탐구가 될 수 있도록 심리검사에서 진화된 안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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