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서 수능 출제하겠다” 공표 지적 잇따라
“EBS서 수능 출제하겠다” 공표 지적 잇따라
  • 에듀프레스
  • 승인 2015.11.21 2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단초로 내세운 한국교육방송(EBS)이 수학능력시험 출제에 연계되면서 본래 취지에 벗어나는 등 이에 따른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근래에 들면서 EBS는 성취도에 따른 수요자의 만족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명분으로 강의 내용을 대폭 늘려왔다. 거기에 수능이라는 화두에 맞춰 시기별, 난이도별로 방송내용을 편성해 수요자의 입맛에 맞게 선택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강화했다. EBS 활용만 잘해도 수능 준비는 문제없다는 말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나돌았을 정도다.

여기에 강의가 늘어나면서 교재 수도 불어나 시중의 서점들은 EBS 교재만 모아놓은 코너를 신설해 수험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그러나 비대해진 교육방송과 교재 때문에 수험생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수험생이 부담해야 하는 교재비만 해도 만만치 않게 된 것. 실제로 언어영역 교재만 하더라도 1년에 20개가 넘는다. 여기에 수리, 외국어, 선택영역까지 구입하는 수험생의 경우 1년에 총 100여권의 교재를 구입하게 된다. 아무리 값 싸다고 이름난 EBS 교재라도 수십 권 구입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거기에 한국교육과정원이 공공연하게 교육방송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공포하자 수험생들은 너도나도 EBS를 찾기 시작했다. 고3 교실에서는 교사가 교과서를 제쳐놓고 교육방송 교재를 가지고 수업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출제기관이 수능 출제 방침에 교육방송 내용을 담겠다는 출제 비밀을 공공연하게 말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에도 일부 수험생은 수업 후 하루 종일 교육방송 시청에 매달린다며 하소연이 이어졌다.

대대적으로 방송과 교재로 물량공세를 펼친 EBS는 고유가, 환율, 소비심리 둔화가 겹쳐 경제가 어려울 때도 교재 수입으로 이윤을 남겼다. 방송과 수능 시험을 연계한 정책이 시행된 2004년 한해에는 382억 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게다가 정부가 수능시험이 EBS 강의에서 70% 이상 출제됐다는 사실을 공표하면서 방송사 수익은 상한가를 치기 시작했다. 교재 물량공세에 따른 비대해진 EBS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란 지적이다.

안산 초지고등학교 윤재열 교사는 “학교 교육과정에서 수능을 출제하겠다는 방침이 자주 보도되어야 하는데 학교보다 EBS 우선시되고 있다”며 “교육방송이 저렴하고 질 좋은 교육 제공으로 사교육 병폐를 해소하겠다는 애초의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방송의 현재와 같은 기능이 이어지면 학교에서 수업은 점점 실효성이 없어진다”며 “학교 교육 보완보다 국민의 평생교육을 돕는 본래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