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烹 당했다
교육이 烹 당했다
  • 에듀프레스
  • 승인 2015.11.21 2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과부에서 초중등 교육정책을 총괄해온 이규석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이 전격 교체 됐다. 후임에는 이옥식 한가람고등학교 교장이 내정됐다.

이 본부장은 임기를 1년 2개월이나 남겨둔 시점에서 물러났다. 그는 젊은 후배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 본부장은 교과부 직원들을 상대로 한 다면평가에서 인화 부분 1위를 차지할 만큼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었기에 중도 사퇴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교과부 주변에서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로 그의 중도사퇴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학교자율화 조치를 비롯한 수능시험 개편, 교육과정 개정 등 일련의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실책을 떠넘기는 희생양이 됐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교과부는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교원평가제 법제화에 실패하는가 하면, 입학사정관제와 대학등록금 정책의 혼란, 체벌금지를 둘러싼 교육감들과의 갈등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와 함께 교육정책 추진을 둘러싸고 교육계의 입장을 대변해온 이 본부장에 대해 교과부 핵심 세력들이 껄끄러워 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 본부장은 법적 근거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정책들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또 성급하게 추진되는 것에 대해 속도 조절론으로 맞섰다는 후문이다.

일선 교육현장의 정서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과정에서 미운털이 박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 한 교장은 “교과부가 교육을 팽 한것이나 다름없다”는 말로 그의 경질을 꼬집었다.  

교과부는 이옥식 교장의 영입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기대하는 눈치다. 그가 여성인데다 사립학교 교장을 오래 했고, 개혁적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계와 사학을 겨냥한 이주호 장관의 인위적 물갈이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