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업무정상화 풍선효과? .. 학교 구성원 직종 갈등 불렀나
교원업무정상화 풍선효과? .. 학교 구성원 직종 갈등 불렀나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2.01.0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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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직원 분류. 출처 서울교육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교육갈등관리 기초연구 보고서
학교 교직원 분류. 출처 서울교육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교육갈등관리 기초연구 보고서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교장과 교사, 교원과 행정직, 행정직과 공무직 등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조직원들간 갈등이 심해지는 원인으로 교원 업무정상화가 꼽혔다.

교원들의 업무를 경감하기 위해 추진된 이 사업이 타 직종의 업무 증가로 이어지면서 학교내 직종 간 갈등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교육당국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의뢰로 한국갈등해결연구원(연구책임 강영진)이 작성한 ‘서울교육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교육갈등관리 기초연구’에서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학교 교직원 직종이 매우 세분화하고 확대돼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 양상도 매우 다양하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교사들은 교장의 학교경영방식을 두고 갈등하고, 교원들 간에는 업무분장 갈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교사들은 행정실이 교육활동 지원을 잘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으며 반대로 행정실은 교사들이 회계처리 등 행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리한 요구만 한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교육공무직도 마찬가지. 교원과 행정직이 교육공무직을 무시한다고 여기고 있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과 불만도 크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특히 교원과 행정직, 공무직간 칸막이가 존재하고 직종간 책임소재가 모호해 언제든 갈등이 폭발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교원은 행정업무를 잡무라고 여기고, 행정실은 업무가 과중하다고 여기고 있으며 공무직은 역할이 불분명한 업무는 모두 자신들에게 떠넘긴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점 때문에 노사문제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학교를 일컬어 노사문제의 백화점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현재 학교조직에 근무하는 직종은 34개. 교장, 교감을 비롯 수석교사, 영양-사서-상담교사 기간제 교사 등 교원 직종은 모두 14개이다.

행정직은 행정직과 기술직 등 2개이고 교육공무직은 돌봄전담사를 포함 16개 직종에 이른다. 기타 직종으로는 학교보안관, 방과후 코디네이터, 다문화언어강사 등이 있다.

이외에 시간강사, 명예 교사, 방과 후 강사, 학습상담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학생 교육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각 직종은 하는 일, 근무 형태, 복지제도, 임금 체계, 계약 조건, 노조 가입 여부 등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서 그만큼 직종 간에 갈등 발생의 소지도 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학교 구성원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 업무분장 시 교육활동 중심의 ‘교사 업무정상화’ 차원이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나 교육 공무직까지 포괄하는 ‘학교 업무정상화’ 차원에서 학교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직원평의원회 제도를 모델로 삼아 개선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직원평의원회는 학교장과 협의하여 직장 내 근로조건 등의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법적 기구다.

연구진은 학교 내 교원, 공무원, 직원의 노동조합의 교섭권 부재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적 장치로서 교원만의 노동자 대변 기구가 아닌 학교 전체 종사자의 대표 기구라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직원평의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구성돼 노노(勞勞)갈등을 해결하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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