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평- 임운영] 반복되는 현장실습 학생의 죽음을 애도하며
[교육시평- 임운영] 반복되는 현장실습 학생의 죽음을 애도하며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10.13 2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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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운영 경기경일관광경영고등학교 교사/ 한국교총 부회장
임운영 경일관광고 교사

임운영 경일관광고 교사/한국교총 부회장

[에듀프레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 거의 매년 반복되어 일어난다. 사건이 터지면 무엇이 문제인지 살핀다. 그러나 다음 해에도 그리고 다음 해에도 또 일어난다. 특성화고 현장실습생들의 사고를 말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제주의 한 생수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이모 군이 압착기기에 눌려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교육부는 학습중심 현장실습이라는 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보완책을 마련하였다. 시도교육청은 현장실습 운영매뉴얼을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학교는 매뉴얼에 맞추어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진행했다.

현장실습 학생을 둔 고3 담임교사는 학생 한 명 취업시키는데 최대 5번에서 최소 3번 이상의 출장을 나갔다. 10명의 학생을 취업시키는데 최소 30번 이상의 출장을 나가야 했다. 수업을 하는 교사에게 약 2~3개월 동안 30번의 출장을 나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는 매뉴얼에 충실하게 업무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사고는 또 터졌다. 문제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경기도교육청의 2021년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매뉴얼을 살펴보자.

운영매뉴얼은 제1부 직업계고 현장실습 제도의 이해에서 현장실습의 정의 및 유형, 운영 근거, 현장실습생의 안전ㆍ권익보호 등 현장실습관련 법령 및 관련 근거 등을 기술하고 있다. 제2부와 3부 현장실습 운영 절차 및 방법(산업체 채용약정형/연계교육형)에는 현장실습 기본계획 수립부터 현장실습에 이르기까지 절차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 외에도 현장실습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운영 절차 및 방법이 제4부~5부까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매뉴얼을 자세히 보면 현장실습 운영절차[아래 표 참조]는 학생의 현장실습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렇다면 왜 위와 같은 사고가 발생을 한 것일까? 문제는 현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수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살펴보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업체는 지난달 27일부터 홍 군을 취업 연계형 실습생으로 받아들여 실습 협약에 없는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사고 당일 홍 군은 회사의 지시를 받고 잠수에 나섰다가 헐거워진 잠수 장비를 재착용하는 과정에서 12㎏의 납 벨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아 의식을 잃고 숨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18세 미만 수중작업 금지, 수중작업 2인 1조 시행 등 관련법이 정한 사항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잠수를 금지한 현장실습표준계약서를 무시하고 안전관리도 없이 잠수 업무를 시켜 발생한 전형적인 안전 불감증에 따른 인재임을 지적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현장실습업체가 법과 제도를 준수한 상태에서 현장실습계약대로 실습을 이행하고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인재이다. 따라서 현장실습업체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책임지는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교육청 별로 활동하고 있는 학교전담 노무사제도를 강화하여 1교 1노무사를 지정해야 한다. 근로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교사가 현장실사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근로 현장에 대한 전문가인 노무사를 1교 1노무사로 지정하여 현장실사 시 현장의 문제 및 근로조건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취업전담교사 또는 취업지원관 확충을 통해 안정된 취업처를 발굴하고 취업관련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시도교육청별로 취업전담교사 또는 취업지원관의 채용 및 운영에 차이가 많다.

취업전담교사를 채용하지 못한 학교도 있을 뿐아니라 취업전담교사가 수업과 업체 발굴 등 취업 업무 전반을 처리하는 과중한 업무로 인해 지원을 꺼리는 현상도 있다. 취업전담교사는 취업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장실습의 안전과 관리를 강화하면 실습기업의 참여가 줄고, 다시 제도를 완화하면 사고가 발생하는 문제가 되풀이 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실습업체가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특성화고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학생의 요구와 기업의 이해를 절충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과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손해를 보면서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지원할 기업은 없다.

현장실습이 학생들이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적용하고 실습을 통해 전문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현장실습이 될 수 있도록 하려면 기업에도 일정 정도의 이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현장실습업체는 현장실습생을 학생이 아닌 값싼 노동력쯤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하는 것은 배움의 한 부분이다. 기업의 현장실습생 관리자는 학생들의 현장교사라는 입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업무를 숙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현장실습이란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경험하고 적용함으로써, 진로와 관련하여 취업 및 직무수행에 필요한 지식ㆍ기술ㆍ태도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다양한 직업 체험 및 일을 통한 학습”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실습을 위탁받고 있는 기업체는 현장실습의 정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까? 현장실습이 “학교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일을 통한 학습”이라고 생각한다면 일을 가르치고 함께하는 현장 직원은 교사인 셈이다.

한 명의 아이가 성장하고 사회의 훌륭한 일원으로 성장시키는 일이 단지 학교의 교사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닐 것이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하나가 되어 학생을 가르치고 키우는 일에 함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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