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교단춘추] 원격교육을 넘어 홈스쿨링으로의 진화를 꿈꾸며....
[전재학의 교단춘추] 원격교육을 넘어 홈스쿨링으로의 진화를 꿈꾸며....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9.27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 세원고 교감

[에듀프레스] 요즘 우리는 상상 밖의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시대를 살면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변화가 예정된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보편적인 현상으로 떠오른다. 그래서 혹자는 인류의 역사는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로 구분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 변화의 와중에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2020년~2021년 두 해에 걸쳐서 유·초·중·고·대학에서 가정의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교육 시스템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제도이기는 이미 선진국에서 실행하고 있는 제도이기에 현실적인 면에서 실효성이 점차 높아져 간다고 볼 수 있다. 이름하여 ‘홈스쿨링’ 제도다.

이 제도는 미국에서 정착된 제도이다. 즉,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직접 교육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5∼17세 어린이와 청소년 중에 학교에 전혀 다니지 않고 집에서만 교육을 받는 경우, 그리고 학교에 가더라도 일주일에 25시간 미만의 수업에만 참석하고 나머지는 부모의 가르침을 받는 경우를 포함하여 홈스쿨링이라 지칭하고 있다. 이 제도는 학교 교육에서 자유롭다는 뜻에서 언스쿨링(Un-Schooling)이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는 홈스쿨링을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교육을 생각하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이와 유사한 제도를 연상한다. 즉, 현재의 보편화된 공교육인 일반 학교와는 다른 체제로 비교적 자유롭게 운영되는 학교 시스템이라 믿기 때문이다. 바로 공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학습자 중심의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만들어진 대안학교(Alternative School, 代案學校)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대안교육은 홈스쿨링처럼 제도교육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넘어서 대안적 사회를 구성하면서 새로운 교육을 모색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는 유사하나 홈스쿨링과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런데 대안학교 역시 문제가 있다. 먼저 학력이 인정되는 대안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다. 학교에 따라 특성이나 조건이 크게 달라지므로 학력을 인정해 주는 인가형 학교와 비인가형 학교로 나누어 구분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인가형 대안학교는 지나친 학비 부담(연 2000만원 이상)을 초래하여 오히려 귀족학교라는 오명을 쓰는 곳도 있다. 이는 일반인에게 ‘그림의 떡’과 같은 존재가 되어 존재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가 꾸준하게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경제적 부담이 적으면서 가족 내에서 효율적으로 지속가능하게 이루어지는 홈스쿨링이 그 대안으로 새롭게 관심을 끄는 이유가 된다. 특히나 이번처럼 장기간에 걸친 감염병의 위기는 학교 교육에도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켜 온라인 수업의 병행과 함께 그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하이테크(high tech) 및 하이터치(high touch)의 개념을 추구하고자 하고 있다. 즉, 교육의 상승효과를 얻고자 그동안 원격교육에 축적한 기술적, 정서적인 영역을 더욱 심층적으로 발전을 꾀하여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검정고시 제도와 병행하여 장차 홈스쿨링의 제도적 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 교육은 온라인 수업만으로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배움을 모두 충족시켜주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온라인 수업을 홈스쿨링화하여 재미있고 신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정에서의 원격수업은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더라도, 홈스쿨링이 필요한 순간들이 많다.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어도, 학교와 분리된 특별 장소를 찾지 않아도, 바로 우리 집을 편안하고 신명나고 자유로운 배움의 놀이터로 만드는 것은 생각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믿는다.

이런 고민 끝에 그 해답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미국의 소설가 올컷(Louisa May Alcott)이 1868년 발표한 장편소설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에 관심이 펼쳐진다. 이 소설은 홈스쿨링이라는 화두와 연계하여 읽으면 최고의 교육학 백과사전으로 손색이 없다. 개성이 강한 네 자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부모의 자녀에 대한 존중심과 지극한 사랑이 있고 자녀의 내면을 살피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어느 공교육보다도 충실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행히 정여울 작가는 이 책을 홈스쿨링과 연계하여 다음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밝혔다. 첫째, 홈스쿨링에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위계관계가 없다. 그 대신 조건 없는 사랑, 서로를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가족 사랑이 있다. 둘째, 배움이 노동이 아니라 놀이가 된다. 공부도 어려운데, 어떻게 공부를 놀이하듯 즐겁게 할 수 있을까. 홈스쿨링에서는 시험을 없애고, 아이들을 더 많이 놀게 할 수 있다. 결국 놀 줄 아는 아이들이 사랑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아는 아이들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꾸게 됨을 우리는 역사적 교훈으로 알 수 있다. 셋째, 아무도 입시를 강요하지 않는다. 오직 ‘지혜롭고 다정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있을 뿐이다.

이제 온라인 수업의 병행과 함께 교육의 역할은 일정 부분이 학교에서 가정으로 넘어갔다. 일찍이 자녀에게 ‘최초의 훌륭한 스승은 부모’라 하였듯이 온라인 수업을 가정에서 어떻게 잘 활용하여 교육적 효과를 얻고 이를 통해 자녀에게 어떻게 좋은 가정교육으로 연계하느냐의 문제가 남았다. 여기엔 온라인 수업을 자녀가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전담시키거나 나아가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결코 부모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요즘 학교는 예년에 비해 자퇴생이 증가하고 있다. 혼자서도 충분히 공부하여 검정고시를 응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이는 말처럼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학교 교육이 무한 경쟁에만 치중하여 인성교육은 뒷전이고 입시 교육에 몰입하는 바, 가정에서 저마다의 대안을 찾아 자녀의 시간표를 챙기고 체계적인 학습이 실행되도록 알뜰살뜰하게 관리하는 것도 숙고해 볼 사항이다. 이는 곧 부모의 자녀에 대한 무한 사랑의 표출이며 <작은 아씨들>의 가정처럼 화목한 가정에서의 교육을 실천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 변화의 시대에 사고의 획기적인 변화 또한 필요한 시대다. 또한 미래의 교육은 즐겁게 배우고 또 배움이 행복한 삶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의 원격교육을 넘어 홈스쿨링을 제도화 하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이를 지원하여 새롭게 도전하는 청소년들이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학교 밖 청소년으로 낙오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제는 우리 교육이 포용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