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형의 에듀토크] 교육의 다양성을 말한다 ① - 다름에 달음
[김남형의 에듀토크] 교육의 다양성을 말한다 ① - 다름에 달음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9.20 1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김남형 경기 여주송촌초교사
김남형 여주송촌초교사
김남형 여주송촌초교사

[에듀프레스] 19세기 중반 아일랜드에는 대기근이 발생한다. 사료마다 차이가 있지만 100만이 넘는 인구가 사망하고, 다른 100만 이상이 떠났는데 당시 아일랜드 인구가 800만이라는 점에서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그려진다. 여러 요인 중 하나는 감자잎마름병으로 주식인 감자가 전멸한 것이다.

어떤 질병으로 생물종(감자)이 이 정도 타격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데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당시 아일랜드에서는 단일 품종의 감자가 재배되었다. 그런데 이 품종에는 감자잎마름병을 이겨낼 유전자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외부요인에 순식간에 무너지는 일을 초래했다.

유전자의 다양성은 종의 존속을 돕는다. 여러 유전 형질을 가진 생물종은 생식을 통해 매번 유전자가 섞이고, 감수분열 과정에서 때론 변이를 만든다. 이렇게 생긴 수많은 유전적 경우의 수가 외부요인을 무력화시킬 힘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유전자적 관점에서 생물종이 건강한 상태라고 해석해본다.

생물학 뿐 아니라 사회학적으로도 건강한 사회를 구분하는 척도가 다양성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자세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자유로운 발상과 태동이 가능케 해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우리 교육이 건강하기 위해서도 역시 다양성이 필요하다. 사회에 발을 딛기 전, 자신과는 다른 존재들과 꾸준히 접하는 것이 학생들을 더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요인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성장 포인트로 말할 수 있다.

첫째, 다름에 대한 포용력 강화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태도 뿐 아니라 사소한 견해 차이까지, 우리 사회는 다름을 끌어안을 힘이 턱없이 부족하다. 다름과 틀림을 동일시하여 발생하는 오류를 방지하는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사회는 자주 학교에 인성 교육 강화를 요구한다. 인성, 다시 말해 사람의 됨됨이는 단순히 예의범절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다양성와 연결됨을 이해할 수 있다.

둘째, 다채로운 발상으로 인한 창의성 계발이다. 홍익대 건축과 유현준 교수는 그의 저서 ‘어디서 살 것인가?(을유문화사)’에서 현대 유명한 천재들이 미국에서 많이 생기는 이유로 미국 사회가 품은 다양성을 꼽았다.

색다른 생각을 가지고 몰입하는 것을 보호해주는 구조, 괴짜가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는 체제, 공무원 시험이나 대기업 입사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갈 길이 많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학교를, 우리는 만들 수 없을까?

셋째, 협업 능력 형성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더욱 중요시되는 협업 능력. 협업은 단순한 협동 뿐 아니라 분야와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시너지를 일으키는 공동 작업을 말한다.

서로의 장단점이 융합되는 공동 작업으로서의 협업은 다름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다양성을 품는 것이 협업 능력으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현대 사회의 요구에 맞춰 학교가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은 다양성에 있다. 이번 연재는 ‘학교와 다양성’을 주제로 구성하였다. 본 1부에서는 다양성이 우리 교육에 필요한 이유를 살폈고, 2부에서는 다양성이 결핍된 우리 교육의 현실을, 3부는 학교 안 다양성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