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의 차이나통신] 숙제 없고 사교육 없고, 중국 쌍감정책 배경은?
[김현진의 차이나통신] 숙제 없고 사교육 없고, 중국 쌍감정책 배경은?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9.10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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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중국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김현진 대련한국국제학교 교사

[에듀프레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개방 정책을 펴왔으며 오랫동안 한 자녀 정책을 펼쳐 왔다. 부모는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좋은 대학을 보내려 하고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과도하게 사교육을 시킨다. 이는 중국의 과도하고 치열한 입시 제도를 가능하게 한다.

중국의 학교나 학원가 인근에 가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열혈 학부모들이 많다. 중국 정부에서는 최근 과도한 사교육의 폐해로 출산율이 떨어지고 교육 불평등 문제가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9월 1일 새로운 학기에 맞춰 사교육 금지조치인 '쌍감(双减)정책’을 발표하였다.

코로나 가운데서도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고, 교육 불평등 문제가 중국의 번영과 사회 안정에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근거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이러한 빈부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부유(共同富裕)론까지 내세우기도 한다. 분명 공산주의 국가이면서 경제 등은 시장경제를 택하고 있는 중국이 요즘 많은 통제 정치를 실현시키고 있다.

쌍감조치는 초중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 교습금지(예체능 제외), 사교육기관 신규개업 금지, 교육업체에 대한 인수합병 및 가맹점 방식 투자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다.

중국 교육부 홈페이지에 안내된 학생들의 과제 부담과 교외 교육 부담에 대한 의견

중국 교육부 홈페이지에 안내된 학생들의 과제 부담과 교외 교육 부담에 대한 의견

사회주의의 특성상 이러한 정책은 탑다운식으로 천편일률적으로 전파되고 실행이 된다. 중국의 언론과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가족의 재정적 부담과 부모의 정신적 부담을 줄인다고 말하며 정부의 정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쌍감정책의 목적으로는 의무 교육 단계에서 학생들의 학습과 과제의 부담을 줄이고 학교의 방과 후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학교 밖 교육 행동을 표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학교교육을 충실하게 되고 사교육비가 경감되는 등 가시적인 부분에서 들어나기에 많은 학부모들은 지지를 표명한다.

중국의 교육전문가들은 이 정책의 긍정적인 면을 이야기하며 학생들에게 그 효과가 매우 높을 것이라 말한다. 학교 밖 교육 기관에 대한 엄격한 감독은 모든 학교 밖 교육 기관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 밖 교육 기관이 법에 따라 운영되어야하며, 규정 된 운영 시간 내에 운영되어야하고, 조기 교육, 사전 교육 및 교육 기관의 비 과목 교육을 자유화 시킬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말하고 있다.

쌍감 정책에 찬성하는 학부모들의 댓글

쌍감 정책에 찬성하는 학부모들의 댓글

학교 교사들 역시 쌍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가정에서 사교육으로 매년 지출되는 상황들을 보면 결혼을 하려는 사람들은 아이를 갖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한다. 덧붙여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사회구조 변화로 인해 교육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쌍감정책이 교육 및 교육산업을 불안하게 만드는 점도 있다고 말한다. 학교교육에서 근본적으로 진학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교육 및 교육산업 이전에 국가가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교육 전문가들은 학교 밖 과외가 정책적으로 중단되었을 때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 것인가? 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한다.

첫째, 홈 스쿨과의 긴밀한 접촉을 말한다. 학부모가 학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사와 적극적으로 의사 소통하고, 학생들의 학습과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이해하고, 홈 스쿨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조화로운 가정 학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육아의 개념을 갱신하는 것이라 말한다.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의 법칙을 이해하고, 가정 교육 등 자녀의 미래 발전 방향을 합리적으로 계획하고, 맹목적으로 자녀를 학교 밖 교육에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셋째, 조화로운 가족 분위기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녀의 친구가 되고, 좋은 의사소통과 상호 작용 모드를 형성하고,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넷째, 학생들이 집에서 시간을 합리적으로 사용하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자녀가 제 시간에 잠자리에 들도록 격려하라는 것이다. 가사 노동을 적절히 준비하고, 신체 활동을 실시하는 것이다.

다섯째, 아이들의 습관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한다. 독서 습관, 운동 습관, 노동 습관, 가족생활에 참여하는 습관은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국제학교에도 어릴 때부터 중국에서 자라오거나 부모 중 한 분이 중국인인 경우가 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중국 교육 환경 속에 중국 사교육을 계속해서 받아 왔다. 제도권 내에 있는 학교나 교육 관계자들은 공산주의 특성상 공식적 채널로는 정부 정책에 대해 대놓고 비판할 수가 없다.

정치적 논리의 일괄적 규제가 자유 시장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누구나 알고 있다. 경제적 논리로 판단할 수 없는 교육에 있어서도 그나마 적은 사교육비로 보낼 수 있는 학원 등의 시설을 규제하는 것이 또 다른 불평등을 낳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서 정작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 제도를 제한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가정이 대부분 맞벌이 상황에서 그나마 보육의 개념까지 포함되었던 사교육의 부재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 학교 밖 교육을 규제했을 때 그것이 오롯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대책이 있는가? 생각해야할 부분이다. 건전한 비판이 사회적 장치로 작동이 될 때 그 사회가 발전할 수가 있다.

중국의 쌍감정책은 분명 사교육 경감 및 공교육 정상화 부분에 있어서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하지만 통제와 규제의 정책은 역사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설을 보면 불이 꺼 있고 닫혀 있지만 그 내면에는 암암리에 학생들과 연락을 하며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학원의 모습들, 당장 학원이 운영을 하지 않아 집에서 혼자 있게된 아이들을 걱정해야 하는 학부모들... .

교육의 나아가야 할 모습은 무엇일까? 그리고 학교 교육은 제도권 밖의 것들을 얼마나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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