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평-조금세] 사학의 자율성은 보장되어야 한다
[교육시평-조금세] 사학의 자율성은 보장되어야 한다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9.10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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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금세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회장
조금세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회장
조금세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회장

[에듀프레스] 1880년대 개화기에 설립된 사학은 민족정신 고취, 민주주의 사상과 인권신장, 근대교육과 신문화의 수용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아펜젤러’의 배제, ‘언더우더’의 경신, ‘스크랜턴’의 이화, ‘베어드’의 숭실학교 등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와, 도산 안창호의 대성, 인촌 김성수의 보성, 남강 이승훈의 오산, 규암 김약연의 명동 등 민족주의 지도자들이 세운 학교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사학들은 이후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여 항일운동에 앞장섰고, 서양 근대교육의 보급 및 민족의 개화, 계몽운동에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설립한 평양 대성학교 교육이념을 보면 건전한 인격의 함양과 애국정신이 투철한 민족운동가 양성, 실력을 구비한 인재의 양성 및 건강한 체력의 훈련을 교육방침으로 삼았다.

해방이후 정부는 교육입국이라는 기치 아래 공공교육의 확대에 힘을 쏟았으며 일반대중의 교육 역시 급속도로 팽창하였다. 그리하여 국가의 국민교육기능은 재정적 한계를 겪게 되었고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게 되자 뜻있는 선각자들이 자기의 사재를 털어 전국 방방곡곡에 사립학교를 설립하였다.

자원과 기술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만일 사학재단 설립자의 애국정신이 없었다면 오늘과 같은 민주주의와 경제부국으로의 도약은 불가능하였다. 어쨌든 국가가 추진하기 힘든 보통교육과 고등교육의 상당 부분을 사학이 담당하여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 및 공급에 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은 우리 국민의 축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1974년 고교평준화 정책이 후 사학은 국가의 중등교육 확대 정책에 부응하여 사학의 비중이 크게 증대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학으로서 독자성보다는 국가의 공공적 성격이 지나치게 강조된 나머지 그 특수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준 공립학교로 취급되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학의 고유한 건학이념과 가치는 무시되고 자율성과 개방성이 존중되는 교육, 교육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교육방식과 학교 운영방식에 따른 적응력이 제한되었다.

1. 현재 보통교육과 고등교육의 사학이 차지하는 비중

전국 중학교의 경우 국·공립 2579개교, 사립 635개교로 전체 19.8%를 차지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국·공립 1412개교, 사립 946개교로 40.1%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등사립학교 수는 총 1581개교로 전체 중등학교의 28.4%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국·공립 9개교, 사립 128개교로 전체 93.4%, 4년제 대학은 국·공립 35개교, 사립 156개교로 전체 81.7%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립학교 비율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비중이 높다. 특히 고등학교는 전체 40.1%로 매우 높고,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은 80% 이상으로 고등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 사학발전을 위해서는 자율성과 건학이념이 구현되어야 한다.

사학이 안고 있는 문제의 상당 부분은 사학을 획일적인 틀 속에 묶어 둠으로써 경쟁 없는 사회로 바꾸어 버리는 바람에 발생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영리 기업체에서 돈을 받고 사람을 채용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학의 생명인 학생선발권, 교육과정 편성권, 수업료 책정권을 사학에 돌려 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사학 간에 선의의 경쟁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유도해야한다. 나아가 사학의 설립, 경영의 권리 주체를 분명이 함과 동시에 사학의 자주성과 특수성을 최대한 신장시켜 사학을 사학답게 살리는 쪽으로 교육개혁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이 나라교육이 살고 나라가 융성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학의 건학이념이 구현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600년 전에 세워진 영국 최고의 명문 사학 이튼칼리지는 지금까지 총 20명의 영국 총리를 배출하였고 이 학교 학생들은 1, 2차 세계대전에 무려 2000명이나 사망하였다.

이 학교의 교훈은 ‘남의 약점을 이용하지 마라. 비굴한 사람이 되지 마라. 약자를 깔보지 마라.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라. 잘난 체 하지마라. 공적인 일에는 용기 있게 나서라‘이다.

이튼칼리지 학생들이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는 글은 약자를 위해,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마음이다. 우리도 명문 이튼칼리지의 건학이념을 거울삼아 한국의 이튼칼리지가 출현할 수 있도록 건전한 사학을 육성하는 교육정책을 추진하여야 한다.

3. 공·사립 교육환경 격차 해소 및 자율형 사립고 건전한 육성

지금은 공·사립학교 간 교육환경 격차가 많이 해소되었으나 아직도 열악한 사립학교가 많이 산재하고 있다. 특히 중·소도시와 농어촌지역은 그 정도가 심하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도교육청은 열악한 사립학교에 예산을 충당하여 전폭적인 지원을 하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좌파 교육감들은 서로 경쟁적으로 자율형 사립고를 폐지하기 위하여 혈안이 되고 있다. 교육은 평등교육도 중요하지만 수월성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양성은 국가의 운명과 직결된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교육인적자원부는 경쟁력 있는 자율형 사립학교를 보호 육성하여야 한다.

4. 사학의 학급감축 및 폐교 시 교원의 신분보장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 및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로 인하여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학생 수 감소와 학급감축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사학들은 폐교 위기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폐교 위기에 처한 교사들은 신분에 대한 불안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물론 교원지위법에는 사립학교 폐교와 학급감축 시 교원의 신분은 보장한다고 되어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교육 당국은 부득이 학생 미달로 폐교 및 학급감축으로 발생하는 과원 교사는 신분을 100% 보장하는 것이 교단의 안정과 사학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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