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평-김희성] 초등교육 중심은 담임 .. 비교과 승진 제한 이유있다
[교육시평-김희성] 초등교육 중심은 담임 .. 비교과 승진 제한 이유있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9.06 09:46
  • 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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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희성 전국초등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비교과 교사의 승진 차이는 다름의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

 담임 경력을 바탕으로 하는 승진 체제 구축을 위한 고민이 필요
김희성 전국초등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김희성 전국초등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에듀프레스] 1. 학교에서 ‘교감’ 그리고 ‘교장’의 역할은 무엇인가? 승진은 좋은 것이 아닌 책임의 영역이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에 따르면 교장의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교장은 교무를 총괄하고, 소속 교직원을 지도ㆍ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

② 교감은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를 관리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 다만, 교감이 없는 학교에서는 교장이 미리 지명한 교사(수석교사를 포함한다)가 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 <개정 2021. 3. 23.>

교장에게는 교무(학교사무)를 총괄해야 하며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해야할 뿐만 아니라 학생을 교육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교감에게도 교장을 보좌하여 교무 관리 및 학생 교육에 대한 직무가 주어집니다.

교무를 총괄·관리하기 위해서는 학교 내 다양한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갖추어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초등학교의 교무, 학사 및 행정 업무를 총괄하고 교직원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되려면 초등교육전문가여야 하며 그리고 그 최소한의 자격은 초등학교 1급 정교사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초등 교육현장에서 대부분의 교사가 담임교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담임 업무에 포함된 모든 업무와 더불어 기타 행정 업무를 함께 담당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비교과교사는 해당 영역의 단일 업무만 수행합니다(최근 각 교원노조에서 비교과교사는 해당 업무만 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맺고 있는 추세입니다).

무릇 학교의 관리자는 학교와 교육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 전체를 끌어나가야 합니다. 초등학교 교무 총괄 및 관리에 포함되는 교감, 교장의 대표적인 업무는 바로 학교교육과정 설계와 수업장학이며 이는 모두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니다. 사소하게는 교감과 교장에게는 교사가 자리를 비웠을 때 보결수업에 대한 의무도 있습니다.

게다가 교장과 교감은 학생 교육에 대한 의무와 동시에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원들에 대한 지도·감독의 책임도 가지고 있습니다. 비교과교사들도 수업을 일부 담당하며 해당 업무들은 분명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서 중요합니다.

그러나 초등교육현장의 중심은 감히 ‘담임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등교육현장에서는 업무 특성상 비교과교사들이 담임을 할 수 없고 그에 수반된 다양한 업무에 대한 경험도 전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현 제도 하에서 관리자에게 법적으로 요구되는 학생지도와 관련된 역량을 쌓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즉, 업무의 종류, 수업 여부, 담임 여부 등을 모두 고려하였을 때 현 제도 하에서 법률에서 요구하고 있는 관리자의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보건교사의 승진이 가능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비교과교사 중 보건교사만 관리자 승진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 법률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현행 법률에서는 전문상담교사, 사서교사, 영양교사 등 비교과교사의 경우 교감 자격 기준에서 제외되어 있으나 보건교사만이 포함됩니다.

타 비교과와 다르게 보건만이 교과 지정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교감 자격에 포함되는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 그 배경입니다.

그러나 보통 초등교사는 평균적으로 주당 21시수 이상 수업하는 반면 비교과 교사의 경우 9시간 이상의 시수를 수업하는 비율이 전문상담교사 1%, 사서교사 3%, 영양교사 0.4%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 교감 승진 자격에 포함되는 보건교사의 경우 그 비율이 0.3%라고 합니다(통계 출처: 교육통계연보 2019, 초등학교 현황).

보건교사가 승진이 가능해진 것은 핵심이 '수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일부 보건교사들은 ‘보건실 지키기 운동’을 한다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1]

3. 초등학교에서 담임의 의미는 어떠한가? 역량과 업무 분야의 차이를 인정하자.

초등학교의 존재 이유는 교육이며, 초등교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수업입니다. 즉, 학생교육의 핵심은 수업이며 그와 함께 생활 지도와 학생 상담이 모두 포함됩니다. 초등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학생교육을 책임지는 것은 바로 학급의 ‘담임교사’입니다.

초등학생은 대부분의 시간을 담임과 함께 보내며 출결을 시작으로 담임업무에는 크고 작은 학생교육과 관련된 모든 업무가 포함됩니다. 학교의 일부 행정업무는 담당 업무 교사가 전담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담임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초등학교에서 담임의 손을 거치지 않는 업무는 정말 찾기 어렵습니다. 즉, 초등에서 담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말은 학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학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 학교를 운영하고 책임지는 관리자 역할을 하기는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쉽지 않습니다. 담임이 수업을 하고, 담임이 생활지도를 하고, 담임이 학급운영을 합니다.

그러나 비교과 교사는 조금 다릅니다. 비교과 교사는 학교에 수업이 아닌 다른 업무를 위해 임용되었습니다. 비교과 교사의 관리자 승진 대상 해당 없음은 승진 기회의 차별이라기보다 역량과 업무 분야 차이에 의한 다름의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선발과정에서 초등교육전공자들과 분리된다는 것은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서로 다른 필요에 의해 선발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같은 공간에서 직무를 수행하더라도 그 성격의 차이가 확연하고 양성과정의 내용이 매우 상이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비교과교사들은 중등 임용고시를 통해 선발되며 이후 초등학교에도 배치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선발 과정과 발령 구조에 있어 초등 교원과는 명백하게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초등교육 현장에서는 현행 승진 체제에서조차 관리자들의 담임 경력이 충분하지 않아 업무추진에 있어 학급 운영 및 상황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본 조합에서 실시한 <승진 규정에 담임 경력 포함 설문(기간: 2021.06.16(수) - 2021.06.22(화), 응답자: 920명)>에 따르면 응답자의 95.9%가 승진 요건에 담임 경력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담임교사 경력이 필수 조건이 된다면 적합한 기간으로는 12년 이상이 47.5%, 10년 이상이 40.1%로 10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초등교육의 특성상 담임 업무가 근간이 되기에 담임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 관리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비교과교사는 본연의 업무 수행이 주가 되어야 하므로 초등 현장에서 담임 업무를 함께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 경기도를 제외한 16개시도에는 초등에 담임교사 경력점수가 없으며 그 이유는 초등 현장에서 대부분의 교사는 담임 경력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비교과교사의 승진을 허용하는 것은 현장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점진적으로 담임 경력을 바탕으로 한 승진 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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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2023-12-01 08:39:39
"초등교사는 평균적으로 주당 21시수 이상 수업하는 반면" 이건 통계 오류입니다. 인간적으로 외부강사 수업 시수는 제발 뺍시다. 임장한다구요? 학년 연구실에 계시잖아요.

학부모 2021-11-25 21:58:55
동의합니다. 학교라는 같은 공간에 있다하여 모두 같은 것은 아니지요.

쇼샤룽 2021-11-25 20:52:49
당연한 말씀입니다. 동의합니다.

해피빙 2021-11-25 12:27:53
동의합니다, 교육부 장관도 현장 경험이 있는 분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해인 2021-11-25 09:26:39
비교과 승진 제한... 당연히 이유 있죠. 좋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