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의 교단춘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전재학의 교단춘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 김민정 기자
  • 승인 2021.07.10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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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에듀프레스] 우리 인간은 때때로 욕망의 덩어리 같아 보인다. 작금에 이르러 가끔씩 사람에 대한 혐오가 생길 때는 바로 그런 생각이 엄습해 올 때다. 이를 잘 파악한 심리학자 메슬로우는 ‘욕구 5단계설’로 인간의 복잡다단한 욕구를 잘 정리했다.

그런데 이 다섯 가지 욕구는 마치 계단을 오르듯 낮은 차원의 욕구에서 점차 높은 차원의 욕구를 향해 상승하게 된다. 즉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과 수면욕과 같은 생리 욕구가 충족되면, 그 다음은 위험으로 부터 벗어나 편안한 생활을 하고 싶은 안전의 욕구가 생겨나고, 그 다음은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 욕구의 최고점에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 이는 자기 삶의 완성과 보람을 추구하는 단계로써 인간의 인간됨과 관계되는 고상한 욕구라 할 수 있다.

필자에겐 이러한 욕구 이론에 늘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하는 큰 충격을 준 학자가 있다. 바로 그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인 빅터 프랭클이다. 그는 나치 치하의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 갇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겪은 4년의 삶을 『죽음의 수용소에서』란 책으로 실감나게 드러냈다.

결국 그는 삶의 의미를 잃지 않는 한 어떠한 역경도 극복할 수 있음을 직접 체험으로써 증명했다. 그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잊으면 잊을수록 그는 더 인간다워지며, 자기 자신을 더 잘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자아실현은 자아초월의 부수적인 결과로만 얻어진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1992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사라예보는 죽음의 도시였다. 먹을 것, 입을 것이 없는 사람들은 약탈자로 변해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었다. 그런데 한 노부부가 폭격에 허물어진 건물 속에서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그를 데려와 키웠다. 자기들도 먹을 것이 없었지만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겨우 얻은 구호품을 나눠 먹었다.

내전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왔을 때 한 기자가 그 노부부를 인터뷰하고 이렇게 썼다. “당시 악몽 같았던 때, 궁핍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아직 한 가지 남아 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사랑’이었다.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사랑은 배고픔과 두려움보다 더 강하다. 그 숭고함은 인간의 자아실현을 가져온다.”

바야흐로 2021학년도 1학기 말이다. 그동안 모든 교사들도 한 학기 동안 저마다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자아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했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커다란 변수 속에서 수업 연구로, 학생 지도 등으로 보다 튼실한 교사로 성장하기 위해 애썼을 것이다.

그런데 메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에서 벗어나, 빅터 프랭클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면 생각이 좀 달라진다. 재론하자면 바로 “자아실현은 자아초월의 부수적인 결과로만 얻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자기 자신의 성취와 실현에 붙들려 있는 한 오히려 자아실현은 어렵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보다는 오히려 자아를 초월할 때 그 부수적인 결과로 자아실현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류 역사상 훌륭한 인물, 영웅들이 그랬다.

예컨대 인도의 영웅 간디를 보자. 그는 영국 식민지배 하에서 비폭력 운동을 주창함으로써 인간의 폭력에의 욕구를 비폭력 운동으로 대체하여 실천함으로써 인류에게 위대한 평화적 비폭력 저항으로써 폭력과 투쟁의 역사를 새로 쓰지 않았던가.

곧 자기의 폭력 욕구를 초월하여 위대한 비폭력의 자기실현을 이루어낸 것이다. 이것이 보다 교육적으로 발전하고 채택됨으로써 오늘날의 ‘비폭력 대화법’이란 회복적 생활지도론으로 정착된 것이라 믿는다.

이제 다시금 빅터 프랭클은 오늘날의 교사들에게 이렇게 외치는 것 같다. “교사들이여, 당신 개개인의 문제에서 벗어나 당신이 지도(수업)하는 학생들의 ‘어느 한 개인’에게도 시간을 좀 더 나누어 주고, 정신적인 자원도 좀 더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당신의 자아실현의 첩경입니다.” 이것이 바로 교사가 자아초월을 이룸으로써 자아실현을 구현하는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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