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은미 교수, “델타변이 학교 안전지대 아냐 .. 9월 전면 등교 어렵다”
[인터뷰] 천은미 교수, “델타변이 학교 안전지대 아냐 .. 9월 전면 등교 어렵다”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7.07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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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학원 감염이 관건.. 에어컨 자주 청소 등 철저한 방역 필요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델타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보다 두배 이상 감염력이 높습니다. 학교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발열체크도 사실상 무의미하고요, 종전의 방역 시스템으론 한계가 있어요. 자가검사키트를 학교와 가정에 비치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1212명을 기록한 지난 7월 6일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2학기 전면 등교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델타변이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백신 접종률이 50%는 넘어야 하는데 지금 확보된 물량으로는 9월까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신 백신접종과 확진자 추이를 봐가며 1/2, 2/3, 3/4 등교, 전면 등교 등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말쯤 돼야 마음 놓고 전면 등교를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교수는 또 “교육부가 전면 등교를 서두르고 있지만 델타변이의 위험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여름방학 기간동안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면서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천 교수는 이날 <에듀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전면 등교를 추진할 때에는 델타변이 확산 이전 상황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상황이 완전히 달리진 만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방식으로 방역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했다간 낭패를 볼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표적으로 학교마다 설치된 발열체크기가 델타변이에서는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했다. 델타변이는 코감기나 비염과 흡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어 자칫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며 이 바람에 주변에 감염을 확산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천 교수는 “기존 코로나는 기침과 발열 증상이 먼저 왔다면 델타변이는 두통이 제일 많고 이어 인후통, 콧물, 재치기 순으로 온다. 발열 증상은 8번째쯤에 나타나는 등 이미 감염이 깊숙이 전개된 후에 보이는 이상 반응이어서 오히려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또 델타변이는 코를 통해 주로 감염돼 상기도 쪽에서 바이러스 복제량이 굉장히 많고 호흡기로 배출돼 전파력이 높다는 게 천 교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밀폐된 공간이 델타변이에 가장 위험하다면서 마스크로 입만 가린 일명 ‘코스크’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내 에어컨도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바이러스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적어도 2~3일에 한 번꼴로 반드시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접종 연령을 고1,2학년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천 교수는 외국에서도 아직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접종을 서두르기 보다는 백신 물량이 충분히 확보된 뒤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밝혔다. 고교생보다는 20대 백신 접종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라는 말도 했다.

천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어린 학생들까지 백신 접종을 검토하는 것은 성인들이 접종을 거부하는 바람에 물량이 남아 추진되고 있다”며 “여건이 다른데도 정부가 무작정 외국을 따라 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오는 11월 18일 치러지는 수능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천 교수는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치르는 데다 대부분 백신을 접종한 상태여서 코로나로 수능을 연기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수능 이후 해방감에 들뜬 학생들이 뒤풀이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교육당국의 각별한 지도를 주문했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천 교수는 우선 백신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을 가장 큰 패착으로 꼽았다. 백신만 제대로 확보됐다면 아마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가 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쇼 백신을 맞기위해 노력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는 천 교수는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위험성을 무릅쓰고 백신을 맞는 국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정부가 좀 더 서둘렀어야 한다”고 했다.

또 방역 단계를 올릴 때는 빨리, 내릴 때는 가능한 천천히 해야 하는데 정부는 정반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백신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맞는 방법도 제시했다. 우선 접종을 앞두고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올 경우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심장이나 몸의 세포가 튼튼해야 이길 수 있다.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의 경우 이 기능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며 “백신이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인터뷰를 마칠 무렵 학교방역에 애써온 교사들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동안 학교가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교사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델타변이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2학기를 대비해 올 여름 방학만이라도 교사들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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