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3대 실언과 ‘공수처(空手處)' 기자회견
조희연 3대 실언과 ‘공수처(空手處)' 기자회견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7.0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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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6일 열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취임 3주년 기자회견. 조 교육감의 연이은 실언들이 도마에 올랐다.

먼저 내로남불.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시의회에서 자신이 두 아들은 외고에 보내면서 자사고를 폐지하고 나선 것에 대해 스스로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악재는 미리 털고 가자는 계산된 발언이지만 결과적으로 ‘내로남불 교육감’이 되고 말았다.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랐다. “(내로남불이라 자인했으니) 다시 돌아가 자녀가 고교 진학을 앞둔 시기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존재인 조희연 교육감이 자사고 개혁을 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자녀를 자사고에 보내는 학부모의 마음 이해 한다. 죄송한 마음으로 (내로남불 비판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 직후 한 일간지에 기고한 추도사에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서는 성 인식의 이중성이 지적됐다.

성평등을 강조하는 교육감이 성추행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조 교육감은 “당시엔 피해자와 피해호소인이란 표현이 혼용되고 있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질문이 이어졌다. “당시 피해호소인으로 표현했던 여권 핵심 인사들은 줄줄이 옷을 벗었다. 이제라도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할 의향은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조 교육감은 “그분이 정상적인 활동을 하시도록 소망한다. 상처가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엔 정규직 교직원들을 가리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고 표현해 공개 사과하는 곤욕을 치렀다.

 자신의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추가 개학 연기의 필요성에 관한 의견을 시민들과 나누던 중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는데 후자에 대해선 개학이 추가로 연기된다면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잇단 실언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조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미래교육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 교육을 낡은 시대정신 위에 세울 수는 없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모든 서울교육공동체가 함께 나가자고 동참을 호소했다.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교육감이 4년 후 교육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3선 도전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 교육감은 “3선은 적절한 시점에 말씀드리겠다. 장애물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장애물은 가정에서부터 있다.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나중에 적절한 시점에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기자회견문은 무려 A4 용지 31쪽에 달한다. 너무 내용이 길어 교육청 직원들이 요약본까지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방대한 분량의 2025 미래교육체제 16대 정책 중 감염병 위협으로부터 학생들을 지켜내는 학교 보건과 방역에 관한 내용은 한 줄도 없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5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고 전국적으로 1천명이 넘었다.

올들어 최고치다. 어린 자녀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은 가슴이 철렁했고 교사들은 알콜 티슈로 학생들의 책상을 닦고 또 닦았다.

2021년 7월 6일, 서울시민이 원하는 것은 4년 후가 아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교육위기를 극복하는 실질적인 대책이다. 담론이 아니라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존재하나 실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허업(虛業)이다. 장미빛 그림만 그리다 빈손으로 돌아갈까 걱정이 앞선 기자회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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