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희연 “폭풍우 뚫고 춤추고 싶다”.. 3선 도전 굳혔나?
[기자수첩] 조희연 “폭풍우 뚫고 춤추고 싶다”.. 3선 도전 굳혔나?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7.02 18: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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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최근 심경을 추측케 하는 현수막이 서울시교육청 외벽에 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최근 심경을 추측케 하는 현수막이 서울시교육청 외벽에 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마음을 굳힌 것 같다. 공수처 수사로 잠시 주춤한 듯했던 3선 도전 행보에 최근 탄력이 붙은 모양새다.

조 교육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라는 미국의 저술가 비비안 그린의 경구를 인용, 심경의 일단을 드러냈다. 이 글은 서울시교육청 건물 외벽에 걸린 현수막에도 그대로 적혀있다.

조 교육감은 “제 자신에게 되뇌이는 것이기도 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학생들이 이런 자신감으로 살아가고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들을 올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개인적 소망과 교육자로서의 바람을 담았다는 고백이다.

이를 두고 교육청 주변에서는 ‘폭풍우’가 해직교사 특별채용 건으로 공수처 수사 1호가 된 자신의 처지를 빗댄 것이라면 춤추고 싶은 마음은 3선 도전에 성공해 명예를 회복하고 싶은 r각오와 소망이 담긴 것 아니냐는 재미있는 해석이 나왔다.

글 후반부에 “7년 차 교육감으로서 온갖 폭풍우를 뚫고 춤추는 법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모든 서울교육공동체와 시민들에게 감사하다”고 적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먼저 7년 이란 단어를 언급함으로써 연속성을 강조하고 “춤추는 법을 알아갈 수 있게 됐다”는 말로 공수처 수사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교육감은 지난 30일 서울시의회에서도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에 대한 공수처 수사 관련 질문에 “절차적으로 부족해도 큰 시대정신의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가 이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로 돌아가면 해직교사 복직을 다시 할 것이며 절차는 좀 더 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감사원 감사를 정치감사로, 공수처 수사를 흠집내기식 표적 수사로 규정한 그는 자신에게 닥친 난관을 ‘정치적 해법’으로 헤쳐 나가고 있다.

특히 보수성향 정치집단의 희생양이란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다른 한편으로 전교조 등 진보진영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주는데 주력한다. 한때 전교조와 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중도 외연을 넓히는 데 힘을 쏟았으나 위기가 닥치자 ‘회군(回軍)’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이날 시의회에서 내로남불 단어도 꺼냈다. 그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자녀들을 외국어고에 보낸 것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눈여겨볼 점은 그날 시의원 누구도 외고와 자사고 문제를 직접 질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전에 작심하지 않고서는 시의회에서 이처럼 민감한 발언을 할 가능성이 낮다.

3선 도전의 가장 큰 약점이 될 수 있는 ‘공정’과 ‘내로남불’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산된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보수진영의 예봉을 둔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 교육감은 오는 6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갖는다. 그는 이날 중장기 서울교육 비전과 구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3선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주변 여건은 녹록하지 않다. 공수처 수사는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핵심 측은은 이틀이 멀다 하고 공수처가 있는 과천을 들락거렸다. 주변 인사들도 속속 공수처에 불려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계좌추적은 물론 이메일까지 들여다본다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수사가 단순히 해직교사 특별채용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의 공모 인사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7년 켜켜이 쌓인 베일이 한꺼풀씩 벗겨질 때마다 무엇이 튀어나올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습한 기운을 머금은 폭풍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를 위해 만파식적(萬波息笛)을 불어줄 이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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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서울시민 2021-07-05 15:59:29
3선 도전? 서울교육을 얼마나 더 망치려고 3선 도전을 합니까! 자사고 폐지소송 비용 조희연이 내는거 맞죠? 자기 자식 특목고 보내 로스쿨 나왔다면서 왜 남의 자식은 학교 선택권도 박탈하려고 하는지...공수처는 당장 구속하고 교육감직 박탈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