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이원희의 명암
정치인 이원희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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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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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이원희의 명암
이원희 교총 회장이 교원평가를 조건 없이 수용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북 제천에서 열린 조직대표자회의를 마친 직후 한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친북좌파 교사, 성희롱하는 교사, 성적 조작하는 교사, 아이들로부터 인정 받지 못하는 무능한 교사들과는 같이 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제 거를 사람은 걸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수용 배경을 밝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이해찬 전 장관이 교단에서 부적격 교사를 퇴출시켜야 한다며 교육계를 몰아쳤던 그때와 꼭 같은 논리를 폈다.

당시 교총은 이해찬 장관을 향해 교사 집단을 매도하고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며 격렬한 비난과 함께 퇴진 운동을 전개한바 있다.

교원평가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참여정부때 부터. 정부가 교원평가를 도입하려하자 교총과 전교조 등 교직단체는 교원구조조정 수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교원평가 저지는 교장공모제 등과 함께 교총의 단골 메뉴였다.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동력을 얻는데에는 교원평가만큼 ‘약발’ 좋은게 없었기 때문이다. 인사와 보수에 연계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해명을 교총은 속임수라며 일축하기 일쑤였다.

참여정부의 교원평가제와 이명박 정부의 교원평가제는 실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승진이나 보수와의 연계가능성은 지금 정부의 것이 더 농후하다.

그럼에도 불구, 참여정부에서는 죽어도 수용할 수 없다던 교원평가제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조건 없는 수용으로 180도 자세를 바꾼것은 미스터리가 아닐수 없다.

교원평가를 교총이 수용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2일, 교과부는 어정쩡한 표정이 역력했다. 교총이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은 고맙지만 교과부가 교총 뒤치다꺼리를 하는 모양새가 된 것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특히 이 달초 안 장관의 지시에 따라 교원평가 전면 실시 방안을 사실상 확정 지은 교과부는 우주 로켓 ‘나로호’ 발사 이후로 발표 시점을 잡았으나 이 회장이 전격 수용으로 치고 나오자 '정보가 미리 샌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올정도다.
  
교육현장은 둘로 쪼개졌다. 이 회장을 지지하는 교사와 학부모 단체들의 성명이 나오는가 하면 교총 게시판에는 비난하는 글이 도배를 이루다시피 했다. 교총 사무국에도 교사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교총의 교원평가 수용을 이 회장의 정치적 포석으로 해석하는 교사들도 상당수였다. 내년이면 임기가 끝나는 이 회장이 다음 행보를 염두에 두고 현 정부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교원평가를 끌어 안았다는 것이다.
  
유력한 서울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그 이기에 이번 교원 평가수용 결단을 선거용으로 보는 시각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교육계 내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정면 돌파를 선택, 일찌감치 유명세를 선점하고 정부 여당에는 보수성향의 젊고 결단력 있는 리더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교원평가 무조건 수용'이라는 그의 결단이 순수한 교육적 충정이기보다는 지극히 정치적인, 표퓰리즘으로 평가절하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때문이다.

학생 운동권에서 대표적 보수단체의 수장으로 성공한 파란의 이력이 말해주듯 이 회장의 초감각적 행보는 교원평가 수용에서 역시 명불허전임을 보여줬다.

교사에서 정치인 이원희로 변신을 거듭하는 그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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