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생은 ~씨/~님, 교육공무직엔 ㅇㅇㅇ선생님 .. 교육계 또 호칭 논란
[단독] 학생은 ~씨/~님, 교육공무직엔 ㅇㅇㅇ선생님 .. 교육계 또 호칭 논란
  • 장재훈 기자
  • 승인 2021.06.13 06: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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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성평등 캠페인 하면서 학생에게 ~양/군 호칭 사용 말라
서울시교육청, 교육공무직 자존감 하락 우려 ㅇㅇㅇ 선생님 호칭
전교조 홈페이지 캡쳐
전교조 홈페이지 캡쳐

[에듀프레스 장재훈기자] 교육계가 또 호칭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육공무직의 자존감 하락을 이유로 'ㅇㅇㅇ 선생님'으로 불러줄것을 주문했다. 전교조는 교사가 학생을 부를 때 ~씨 또는 ~님으로 호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 대한 예의지키기 캠페인은 벌이고 있다. 

앞서 2019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사들의 호칭을 선생님 대신 ‘프로 또는 쌤’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가 ‘코미디 같은 발상’이라는 교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흐지부지된 뒤 2년만에 호칭을 둘러싼 논쟁이 교육계를 달구고 있다.

전교조는 6월을 맞아 성평등 실천 캠페인을 펼치면서 교사가 어린 학생을 부를 때 ~친구, ~양/군으로 부르는 대신 ~씨, ~님으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이 캠페인은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 진행하는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을 이어받은 것으로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 지키기 운동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교조는 캠페인에서 어린이나 청소년 등 나이 어린 사람에게 반말이나 하대하지 말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씨, ~님을 사용하자고 밝혔다.

또 친한 사이가 아닌 어린 사람에게 친구라고 부르지 말고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캠페인 실천을 다짐하는 의미로 인증샷을 찍어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리는 거나 학교 또는 사무실 등에 출력해서 포스터로 붙여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거들었다.

전교조는 지난 5월 ‘정상가족은 없다’ 캠페인에서도 정상가족을 전제로 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학부모’ 대신 ‘양육자’나 ‘보호자’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교실에서 학생을 부를 때 ~씨, ~님 하자는 주장에 대해 교사들 반응은 엇갈렸다.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의미에서 ~님으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고 학교폭력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상당수 교사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내놨다. 교사커뮤니티 등에는 교실에서 학생을 ~친구라고 부르는 것이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초등학생들에게조차 ~씨, ~님으로 부르자는 주장은 어처구니없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폭언과 욕설 등으로 상 받는 교사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제는 ~씨, ~님하면서 상전으로 모시고 살라는 말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학생들로 인한 교권침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심지어 딥페이크와 같은 사이버 성희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을 내놓은 전교조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공무직을 둘러싼 호칭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급식조리사나 돌봄전담사, 행정실무사 등 교육공무직을 부를 때 000선생님으로 호칭하도록 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시내 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노동인권과 노동이 존중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 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면서 학교에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의 호칭을 000선생님으로 부르도록 권장했다.

지난 2018년부터 이 같은 호칭 변경을 학교에 요청한바 있으나 여전히 000여사님, 000실무사님, 000강사님으로 불리는 바람에 교육공무직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거듭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실무사, ~강사, ~조리사라고 부르는 것이 왜 공무직들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교사커뮤니에서는 “교육공무직분들을 모두 선생님으로 호칭하면 교사는 교사님으로 불러야 하느냐”며 “이런 논리라면 병원에서는 사무의사님, 청소의사님 하고 법원은 청소판사, 조리판사, 사무판사로 불러야 할 판”이라고 꼬집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교사는 “예의를 지키는 의미에서 어르신을 높여 부를 때 ‘선생님’이란 단어를 사용하지만 일터에서는 직무에 맞는 호칭을 부르는 게 기본 아니냐”고 반문했다.

호칭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서울시 교육청이 최근 내놓은 조직문화를 위한 혁신방안 가운데 수평적 호칭제 도입이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 교육청의 수평적 호칭제는 내부 구성원 간 호칭을 직급이나 선생님 대신 '님' '쌤' '프로' 혹은 영어이름·별칭 등으로 바꾸자는 내용이다. 조 교육감을 예로 들면 '희연님', '희연쌤', '조프로' 등으로 부르자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현장에서는 코미디 같은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 은어 사용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학생 간 호칭도 '쌤'이나 '님'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결국 제대로 시행도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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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D 2023-09-18 20:24:32
황당... 도대체 이런 신박한 발상은 누구 머리에서 나왔니?

기술사 2021-06-23 08:56:30
시데가 바꼇다지만 회사도 아니거 지도 하는 어른한테 프로 씨가 머냐 이건 너무 나가는거 가튼데

1234 2021-06-20 12:50:37
정말로 너무하네요 아이들에게 나중에 선생님 호칭까지 붙이겠어요.. "선생님, 숙제 왜 안 했죠?!"